하나비도 전략적으로 할 수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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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0 04:45

최근 하나비에 푹 빠진 여자친구와 함께 2인 하나비를 했습니다. 2인 최고기록을 세웠네요.

하나비는 평소에 별 생각없이 가볍게 하던 기억력 게임인데요.

보드게임 아레나에선 조금 다르더군요. 힌트를 시각적으로 남겨주는 온라인 게임 특성상 기억력 게임보단 좀 더 전략적인 면에 치중 됩니다.

그 특성을 살려 보드게임아레나 사람들이 여러가지 방법으로 암묵의 룰을 써서 즐긴다고 듣기만 했는데...

알토스님의 노하우 글을 보고 요령을 배운 뒤 여자친구와 함께 해보니 하나비의 이면에 숨겨진 깊은 재미가 떠오르더군요.

크게 3가지만 알면 되는데요. 처음에 읽어보시면 이게 뭐야.... 할텐데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겁니다.

1) 카드를 사용할 시 힌트를 준 것 중 가장 왼쪽부터 낸다.

카드를 버릴 시 모르는 것 중 가장 오른쪽부터 낸다.

+ 이 규칙으로 하여금 상대방이 어떤 카드를 버릴지 / 사용할지 예측 가능하게 됩니다.

+ 또한 좌측부터 빨강 1,2,3이 있다면 색깔 힌트 하나로 세가지 힌트를 주는 절약 효과가 발생합니다.

2) 왼쪽부터 카드를 낸다는 1번 규칙을 응용하여, A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카드를 낼 지 알려주는게 아니라,

대신 B가 가진 A의 다음 카드를 알려주어 A에게 간접적으로 가장 왼쪽(내야할 카드)가

어떤 것인지 알려준다.

+ 이 규칙을 쓰게 되면 일반 규칙에선 상상도 못하는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 예 =========

예를 들어 다음 플레이어인 A의 가장 왼쪽 카드가 파랑 1입니다.

저는 그것을 보고 B에게 파랑색 2 카드를 가리키며 숫자 2 인 것을 알려줍니다.

A는 제가 B에게 2를 알려주는 것을 보고,

"어? 파랑색 2를 알려주네? 즉 내 왼쪽 카드(사용해야 하는 카드)가 파랑 1이기 때문이구나!"

정확히 판단하고 힌트 없이도 카드를 내려놓을 수 있는거죠.

B 또한 A가 들고있던 파랑 1이 바닥에 내려온걸 보고

"A가 파란색 1을 사용했구나. 파란색인걸 알고 있었다는건... 너굴너굴이 가르쳐준 2가 파란색이기 때문이겠군."

하고 파란색 2인걸 깨닫게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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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번 규칙을 이용하여 A를 속인다. 즉, A의 가장 왼쪽카드를 내려놓을 수 있는 상황일 때

마치 2번 패턴인 것처럼 A에게 힌트를 주어, A가 속은 채 정답 카드를 내려놓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 예 =========

예를 들어 다음 플레이어인 A의 가장 왼쪽 카드가 노랑 3입니다. 바닥엔 노랑 2가 있고 파란색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는 그것을 보고 A에게 거짓말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B가 가진 파랑색 2 카드를 가리키며 숫자 2 인 것을 알려줍니다.

A는 2번과 같은 패턴으로 생각하죠. 제가 B에게 2를 알려주는 것을 보고,

"어? 파랑색 2를 알려주네? 즉 내 왼쪽 카드(사용해야 하는 카드)가 파랑 1이기 때문이구나!"

판단하고 가장 왼쪽카드를 힌트 없이 내려놓습니다.

그런데 파랑 1이 아니고 노랑 3인걸 보고 A는 "아, 이걸 내게 하려고 날 유도한거구나" 하고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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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간단히 요약하면 이런 개념인데요.

와... 한번 이렇게 플레이 하니까 적절한 힌트를 던지고 무작위로 카드를 버리다 멘탈이 터지는 가벼운 파티게임에서 힌트 하나하나에 3~4단계의 의미가 담긴 전략적 협력 게임으로 바뀌더군요. 덕분에 17~20점에서 오락가락하던 전체적인 평균 점수도 확 올라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