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시즌에 어울리는 게임 하나 (part 2)
바로 루미큐브(Rumikub)이다.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811/rummikub
1부터 13까지의 숫자와 4가지 색상으로 구성된 타일을 가지고, 일정한 규칙에 맞춰서 바닥에 내려놓는 게임이다.
정해진 시간을 두고 턴을 진행하며, 가장 먼저 자신의 타일을 모두 내려놓는 사람이 승리한다.
루미큐브에는 등록이라는 까다로운 규칙이 존재한다. 이를 통과해야 비로소 바닥에 타일을 내려놓을 수 있다.
등록은 내려놓는 타일 숫자의 합이 30을 넘겨야 한다는 규칙이다.
이게 보기보다 꽤 까다로워서, 게임 시작한지 한참이 지나도록 단 한 개의 타일도 내려놓지 못하는 경우도 제법 자주 발생한다.
남들은 십여 개의 타일을 이미 바닥에 내려놓았는데, 자신만 아직 내려놓지 못한 타일이 점점 늘어나는 그 답답함.
아직 사회에 첫 발을 제대로 들여놓지 못하고, 초조해 하는 젊은 세대의 심정과 비슷하지 않은가.
아직 등록을 하지 못했거나, 등록을 했다고 해도, 내려놓아야 할 타일이 많이 있는 이들에게는, 1 턴에 주어지는 모래시계의 압박도 남다르다.
게임이 순조롭게 풀리고 있는 이들은 타일 한 두개만 놓으면서 자신의 턴을 보내기 때문에, 모래 시계로 제공되는 시간이 남아돌게 되지만,
해야 할 일이 많은 이들에게 모래시계가 떨어지는 속도는 그저 야속하기만 하다.
항상 돈이 부족해서 행동에 제약을 받곤 하는 젊은 세대들의 심정을 이 모래시계를 통해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등록에 성공하고, 어느 정도 타일을 바닥에 내려놓고 나면, 한결 여유로울 수 있다.
지금 답답하고 힘들어도, 나중에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으니까, 우리는 루미큐브, 아니 인생이라는 게임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게임 참가자 중 단 한 명이라도 결국 등록을 하지 못한다면, 다른 누구도 승리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다른 참가자가 내려놓는 타일이 있어야만, 내 타일도 바닥에 자리를 잡을 수 있으니까. 결국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며, 모두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져야 승자도 패자도 존재할 수 있다.
기성 세대가 젊은 세대에 대한 배려와 지원을 소홀히 한다면, 그 기성 세대 역시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 보드게임을 통해 깨달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