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121 - 밴쿠버나이츠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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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3 13:37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가지는 모임이군요. 수면제를 먹고도 시차적응도 못한 채 모임에 갔더니 아주 죽을 맛입니다... 친구와 함께 모임에 갔더니 알렉스(상) 와 션(좌상)이 새로 온 두 친구를 데리고 루트를 하고 있네요. 초보자들에게 들이밀기 아주 좋은 게임 중 하나입니다. 규칙도 쉽고, 진행이 아주 빠르며, 운의 요소로 인해 고수와 초보의 실력차이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Free-For-All 류의 난타전 게임이라 정치질이 빠질 수 없습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이기주의가 꽃 피죠.

그 동안 옆에서 1:1 러브레터: 반지의 제왕을 해보았습니다. 일부 카드가 조금 다른 것 빼곤 거의 똑같더군요. 이걸 상술이라고 해야할지 마케팅 전략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시스템만 아주 조금 바꾸어서 재판매하는걸 대단히 좋아하지 않습니다. 팬들을 호구로 보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거든요. 이렇게 다양한 맛의 러브레터를 즐기게 해주고 싶다면, 차라리 평범한 테마를 하나 입히고 유저 입맛에 따라 여러가지 특수 카드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게 더 좋습니다. 회사 입장에선 불만이겠지만요.

그리고 초보자들을 위해 보난자를 함께 돌렸습니다. 초보자들은 처음에 머뭇머뭇 하는가 하더니... 나중엔 "다음에 잘해줄게" 하고 근본없는(?) 약속을 남발하며 콩을 잘 모으더군요 ㅋㅋㅋㅋ 역시 보난자는 웬만해선 실패하지 않는 게임입니다.

아참 의외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고작 카드게임 주제에 자잘한 게임 세팅이 상당히 많은 게임에 속합니다. 인원에 따라 일부 콩을 뺴는건 물론이요. 3번째 밭의 가격이나 게임 종료조건까지 다르죠. 디자이너 입장에선 나름대로 밸런스를 맞추려고 했나봅니다. 그러나 전 별 차이를 못느끼겠어요 -_-;;; 그러다보니 인원 수가 얼마가 되든 그냥 카드는 모두 사용 + 밭은 3원 + 덱은 두바퀴 조건으로 하곤 합니다.

보난자 고수님들, 룰북에 있는 조건대로 하면 뭔가 차이가 있나요?

초보자 2명은 떠나고~ 마지막은 고수(?) 4명이 모여 엘그란데를 해봤습니다. 영향력 게임 쪽으론 최고라는 평을 받는 게임이라죠? 2~3 라운드쯤 되니 그 평이 이해가 가더군요.

텍스트가 좀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쉬운 규칙 + 파워카드 우열에 따른 선잡기 / 카드잡기 전략 + 자연스러운 경쟁유도 + 탑을 통한 일발역전까지...

자원관리 계열 게임 중 카탄이 운+협상+전략이 밸런스 있게 섞여있다면, 영향력 계열 게임에선 엘그란데가 운+협상+전략이 밸런스 있게 섞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카드의 이해도에 따라 실력차이가 갈릴 수는 있겠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초보/중수/고수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좋은 게임이네요. 빅박스가 나올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게 이해가 갑니다. 음음.

꾸준한 스코어링 전략을 통해 혼자 129점을 뽑아내며 압도적인 승리를 따냈습니다.

"엘그란데 구입할거예요?" 한다면 그건 아닌거 같아요. 지도 크기가 큰만큼 사람 수가 적으면 경쟁이 줄어들고 재미도 함께 줄어들 것 같습니다. 이런 게임은 좁은 땅덩어리에서 바글바글거려야 최고의 재미가 나오거든요. 게다가 친구가 이미 가지고 있으니 구태여 제가 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친구에게 구입 추천하시겠어요?" 한다면 그건 또 아닌거 같아요ㅋㅋㅋ. 충분히 잘 만들어진 게임이지만, 시간이 흐른만큼 엘그란데를 더욱 다듬은 좋은 게임들이 있을것 같거든요. 영향력 게임의 팬이 아닌데다 그 쪽으론 지식이 너무 얕아 "OOOO이 훨씬 낫습니다!" 하고 직접적인 추천은 못하지만... 분명 "이거 엘그란데보다 나은데?" 하는 게임이 있겠죠. 고로 엘그란데는 그냥 스쳐가는 게임 중 하나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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