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복귀 소감과 저의 올타임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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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4 13:31

연말되면서 어김 없이 베스트 글이 올라오니 저도 써보고 싶어졌습니다.

갓 태어난 딸과 함께 살다보니 게임 할 시간이 없더군요. 그래도 가끔 이모 찬스를 쓰거나 하면서 예전 보드게임 까페 할 때 모이던 멤버들은 일년에 몇 번 씩 보긴 했지만요.

글룸헤이븐이라는 게임을 너무 하고 싶어서 몸살을 앓으며 지내기도 하고, 그러면서 몇개의 게임은 구매하기도 했어요. 구경만하고 모셔뒀지만요. 그러다 점점 아이가 혼자 노는 시간이 길어지고 영화도 한 편을 끝까지 보기 시작하면서 소소하게 아내와 보드게임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글룸헤이븐도 당연히 구입했구요.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뼈를 깎는 마음으로 정리해왔던 책장의 빈 공간들이 다시 사라져있네요.

잠시 떠나있던 동안 가장 크게 변했다고 느낀 두가지가 있습니다. 한글화와 유튜버.

한글로 적힌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을 넘어 세심해진 현지화의 수준을 보면서 그동안 노력해 온 분들에게 모두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물론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겠지만, 이 동네 고충을 조금은 아는 입장이라 많은 분들의 노력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여전히 자료실을 채워주시는 용자분들, 같이 즐기자는 그 마음이 항상 고맙네요.

요즘 게임하는 시간 외에는 반은 넷플릭스, 반은 보드게임 유튜버분들 영상 봅니다. 유튜브가 수입을 낼 수 있는 곳이라서 광고성으로 보일까 잠깐 고민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채널 이야기 정도 괜찮겠죠? 데굴데굴 스튜디오 영상은 꼭 보고, 로비님 방송 좋아합니다. 뒤늦게 보기 시작했지만 지난 영상들 돌려봅니다. 비슷한 시기에 까페 운영하던 분이라 정이 가는 건지 MTG의 정인 건지...... 아니, 그냥 재밌어서 좋아하나봐요. “차라리 잘 된” 토정님이 없어져서 아쉬워요. 그의 총끝은 항상 빛나고 방아쇠는 심판을 내려야하는데. 건프리님 채널도 좋아합니다. 미국 게임샾 영상으로 처음 봤습니다. 제가 보고 싶은 방향으로 카메라가 계속 비추고 있다고 느꼈던 순간부터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이 친구 찐 게이머네 ㅋ” 이러면서 보게 되었네요. 게임 할 시간도 없는데 영상 찍을 시간이 어딨냐고 주절거릴 것 같은 분.

게임별로 하나하나 소감을 적으면 글이 지나치게 길어질 것 같네요. “지나가는 어떤 이는 저런 게임을 좋아하네?” 정도일 뿐이겠지만 아주 조금은 뭔가가 전해지면 좋을텐데요. 저는 티켓 투 라이드에 거의 만점 가까운 점수를 줍니다. 그런데 노선연결을 할 때 기차를 놓지 않았다면 아주 박한 점수를 줬을겁니다. 인접한 두도시 사이의 노선 색과 같은 색의 기차 카드를 내면서 그 노선을 연결하고, 그런 뒤에, “연결한 노선의 각 칸마다 자기 색깔 기차를 놓는” 부분이 이 게임의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게임 종료 후 한붓 그리기현황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고 해당 점수도 받을 수 있어요. 요즘 아이와 캘리코를 합니다. 세트를 만들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타일을 제자리에 반듯하게 올려놓으려는 모습이 너무 예쁩니다. 얼마전 모 채널에서 윙스팬 플레이 영상을 봤습니다. 재밌게 봤지만, 행동 큐브 놓는 것을 생략하고 그로 인해 몇번의 에러플레이가 있던 부분이 내심 아쉬웠어요.

생애 최고의 게임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그 어떤 게임일 것이고, 제가 가진 게임 중 좋아하지 않는 게임이 없습니다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 제가 가장 사랑하는 10개의 게임입니다.

글룸헤이븐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브라스 버밍엄

제노아의 상인

반지 전쟁

푸에르토 리코

파워 그리드

윙스팬

티켓 투 라이드 유럽

광기의 저택

엘리자베스 하그레이브의 세가지 게임이 각각 꽃, 나비, 새의 주제를 갖고 있더군요. 꽃을 주제로 윙스팬 정도의 게임을 하나 만들어주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