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전 보드게임 잡담 #18

개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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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 오후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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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너무 바빠서 한 달 가까이 모임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 비극의 남자 개굴입니다.

보통 이정도까진 아닌데, 공교롭게도 주말마다 처가행사+학교행사+본가행사 순으로 차례차례 잡히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금욕중이네요.

다행히 오늘은 약간, 아주 약간 잡담을 나눌 시간이 납니다.

사실 지금도 해야 할 일이 있긴 한데, 음...이정도는 제 취미생활 뒤로 살짝 미뤄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 그동안 모아두었던 얘기들 좀 풀어볼까요?

시작전의 짧은 사족 : 지난번 쓴 17번 잡담이 블로그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뭘까요.... 댓글알림을 통해서 들어가면 분명 살아있는데 말이죠.

일전에 그래비트랙스에 대해서 이야기 했던적이 있는거 같은데, 아주 순항중입니다.

직장에서 특수사업 예산을 따내서 스타터 두개에 신규확장 묶음으로 나온 상품을 구매했고 배송까지 왔어요.

▲어릴적 갖지 못했던 과학상자에 대한 갈망이 이런 형태로 발현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조금 직업적인 TMI이긴 하지만 사실 이게 원칙적으로는 수요조사를 해서, 방과후활동의 개설이 확정이 되면 관련된 물품을 구매하는게 맞거든요?

근데 아무래도 언제 내려갈지도 모르는 특가상품인데다가, 그렇지않습니까 사실? 아무리 직장의 돈이라고 해도 완구처럼 생긴 물건을 사는데 과한 돈을 들이기도 조금 눈치보이고요.

그래서 그냥 인원 확정되기 전에 질러버렸어요.

지르고나니까 뒤통수가 쌔한게 "이러다가 이거 강좌 개설 안되면 어떻게 되는거지" 라는 생각이 ㅋㅋㅋㅋ

그래서 아이들에게 부랴부랴 약을 쳐놨습니다. 수업 5분쯤 일찍 끝내고, 칠판에 "공놀이 할사람 모집! 너튜브에 " 라고 써두기만 해서 애들이 직접 검색해보게 만들었어요.

그 후 남학생들의 공돌이 기질을 살살 긁어주면서

"재밌겠지만....너네 돈 주고 이런거 사라그러면 솔직히 어떻다?"

"안사죠"

"하지만 당장 코 앞에 이거 있으면?"

"당연히 갖고놀겠죠"

"좋아. 멍석은 깔아줄게 와서 놀기만 해라"

오히려 너무 많아서 한 세트 더 사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정도로 많이 모였습니다. 지식장사가 아니라 약장사를 해야하는게 아닐까요.

위 이야기의 계속인데, 이 역시 저번에 언뜻 이야기를 했지만 그래비트랙스에는 버티칼 프로 세트가 있습니다.

기존의 그래비트랙스는 횡적인 트랙 위주의 구성인데, 버티칼 세트는 여기에 종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해주죠.

▲ 어딘가에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바보와 연기는 높은 곳을 좋아한다"

전에 11번가 아마존딜에서 저걸 8만원 언저리에 구할 수 있는데 하루 고민하는동안 사라졌다....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저껜가 자기전에 별 생각없이 아마존에 들어가서 검색해봤더니 오잉 35.99달러! 배송비 합쳐도 채 60달러가 안된다고?

어머 이건 사야해!! 라고 하고 막상 결제버튼을 누르....려니까 배송비가 솔직히 아까운겁니다.

그래서 내일 같이 살 만한 게임 검색해보고 같이 주문해야지 홍홍 했는데...

다음날 아침에 가격이 다시 84.99달러로.

아니 이게 말이 됩니까!! 너무한거 아니냐구요!! 사람의 합리적인 소비를 막으면 됩니까? 적어도 생각해 볼 유예는 줘야죠!!

졸지에 혈안이 되어서 하루 종일 아마존을 들락날락 거리고 지나간 나의 옛 행동에 대해 강한 비판을 하고....

그러던 와중에 어제 밤에 다시 35.99로 내려갔길래 대뜸 질러버렸습니다.

.....이거 상술같기도 하고요?

참고로 아직도 35.99입니다. 솔직히 코보게에서 저걸 가져오고, 가격을 잘 맞춘다고 해도 배송비 포함하더라도 지금 구매하시는게 쌀거에요.

저 혼자만 당하면 너무 호구같으니까 같이 당해주세요. 츄라이츄라이

(https://www.amazon.com/Gravitrax-Vertial-Starter-Pack-26832-GraviTrax/dp/B084DGQKXD/ref=sr_1_2?crid=1VK8CDU9OSNSM&keywords=gravitrax+vertical+starter+set&qid=1638322357&qsid=146-7072693-3319035&sprefix=gravitrax+vertical%2Caps%2C338&sr=8-2&sres=B084DGQKXD%2CB084DH6CRC%2CB07DP21JWT%2CB07B7HNLMG%2CB07B7MFVZL%2CB0002HWULI%2CB07R92KFZR%2CB094JXQMCS%2CB082QCFBLD%2CB085NN5678%2CB0002HWULS%2CB07N2WHBLT%2CB07NQHLQMR%2CB01BEPHH4Q%2CB082QBZBHQ%2CB00IUAAK2A%2CB085NMRZC3%2CB08YPBBRR5%2CB086D2HKTD%2CB094BYCTD8)

이런 게임을 뭐라 그랬죠? 숫자야구 게임?

클루, 코드777, 셜록13 등의 많은 숫자야구 게임이 있는데, 그 중 단언코 탑이자 정수는 슬루스가 아닐까 합니다.

저런 논리적 구조가 메인이 되는 게임은 사실 다른 시스템을 곁들이면 곁들일수록 번잡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슬루스는 이를 한계까지 정제한 게임입니다. 그야말로 드라이함의 끝.

근데 기초공사가 탄탄하면 드라이한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좋아!! 라는 느낌??

사실 이 게임의 궁극에 다다르면 상대의 질문 의도나, 묻지 않았던 질문에 대한 추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저는 그정도는 아니라서 매번 주어진 정보로만 추리하고, 그것도 심지어 틀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 틀리면 또 답변봇이 된다는게 이 게임의 개그포인트.

암튼 좋은 게임이에요. 조금 순한맛으로 코드 777도 괜찮고요. 솔직히 하나 장만해도 충분히 좋은 게임인데 아직까지도 구매하지 않은 이유가 더 궁금할 정도로 좋은 게임입니다.

바쁘다곤 하지만 그래도 짬짬이 다녔던 게임들의 짧은 후기.

1) 왕국의 수도 프라하 : 다시 해도 재미있었습니다. 압도적으로 꼴찌하긴 했지만 흑흑.....

게임 구조가 참 묘해요. 한두개만 잘 해야 할 것 같은데, 다른걸 아예 도외시하면 또 점수가 안나오고, 점수 루트를 고려할 때 액션 휠도 같이 고려를 해야하는 등 신선하더라고요.

2) 브뤼셀 : 본격 내 오른쪽과 싸우는 게임. 특히 위인트리를 탔는데 오른쪽사람이 첫 액션으로 자꾸 선점해가면 뒷사람은 할 맛 안나겠더라고요.

....참고로 제가 선점해서 좌절시킨 입장이었습니다.

3) 타코캣고트치즈피자 : 고양이발바닥 장갑 끼우고 해야하는 게임. 설명만 들었을 땐 그냥그랬는데, 이런 게임이 으레 그렇듯 분위기 타면 또 얘기가 달라지더라고요.

4) 블리츠 한 단어 : 묘하게 이런 단어 게임에 강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목소리가 커서 그런가 우기다 보면 어느새 승리(...)

플레이했던 날도 <후>로 시작하는 4글자 단어에서 당당하게 "후유증 전문의!!" 를 외치고 승점을 챙겨갔습니다. 나중에 찾아봤는데 그런 전문의는 없더라고요...ㅋㅋㅋ

지난 번 잡담에서 너무 피곤하니 집에서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않겠다. 아내에게 아씨오 물! 이라고 해보겠다...의 후기.

물 뿐만 아니라 하루종일 싸다니느라 부어있는 다리도 주물러줬습니다.

보통은 물 가져온다음에 아내 본인이 마셔버린다거나 하는 식의 응징이 들어오는데 제가 진짜 죽기 일보직전처럼 보였나봐요.

교훈 : 피곤하려면 확실히 피곤해버리자.

원래 서너개쯤 더 쓸 이야기가 있었는데 갑자기 일이 쏟아져내려와서 다음번 글에서 더 얘기해야겠습니다...

여러분 오후도 힘내시고 행복한 퇴근길 보내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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