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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아동센터 1박 2일 후기 (1512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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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1 02:09

아동센터에선 1박 2일 캠프를 열곤 합니다. 일종의 연례 행사죠.

아이들에겐 밤을 샐 수 있는 꿈만 같은 날이지만... 선생님 및 봉사자들에겐 밤을 꼬박 새야하는 지옥의 행군과도 같습니다.... 굉장히 지친 관계로 긴 장문의 후기는 어렵고... 사진+짤막한 설명으로만...

단단히 밤샘을 각오하고 오후 2시경 아동센터에 방문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게임해요~~~" 하고 달려드는 아이들... 시작은 숲속의 음악대였어요.

이 게임은 하도 많이 했던터라, 단 한번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능숙합니다. 이번에도 손쉽게 1등을 따내며 아이들을 마음껏 비웃었지요 흐흐흐.

하지만 아이들이 꺼내온 정글스피드엔 처참하게 패배... ㅠㅠㅠ 아이들이 틈만 나면 정글 스피드를 해서 그런지 반사신경이 빛의 속도와 맞먹더군요.... 제대로 한번 발버둥 못쳐보고 순식간에 게임오버 당했습니다 -_-;;; 아이들이 저와 할리갈리컵스를 할 때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고 제대로 느꼈어요...ㅠㅠㅠ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게임인데 의외로 아주 잘 돌아가는 어메이징 라비린스! 처음엔 모두가 헤메곤 했는데, 이젠 다들 아주 능숙하게 잘하더군요. 역시 "아이니까 못한다" 같은 이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경험이 적으니까 못하는 것 뿐이예요.

그 예로 요즘 매일매일 돌아가는 루미큐브... 이젠 초1~2들도 저와 대등하게 싸울 정도로 루미큐브를 잘합니다. 아참, 루미큐브는 굉장히 건조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임일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틈만나면 루미큐브를 하자고 하니... 아이들이 이 게임을 이렇게 좋아할지 몰랐어요. 역시 사람 취향은 모르겠습니다.

옆에선 다빈치코드도 돌아가네요. 아주 간단하고 좋은 게임이죠.

제 뒤에선 할리갈리 컵스도 하고 있어요 ㅋㅋ 아이들끼리 하면 박빙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가 끼면 밸런스가 급 붕괴될 뿐...

보드게임하고~ 닌텐도 Wii도 하고~ 밥도 먹고~~ 장기자랑도 구경하고~ 하다보니 어느덧 밤 9시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파자마로 갈아입고 따로따로 삼삼오오 모여 놀더라구요. 전 사무실 구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도전의 방" 이라는 괴악한 이름을 짓고 제게 도전하고 싶은 게임을 가지고 오라고 시켰어요 ㅋㅋㅋ 아이들마다 가지고 오는 게임들이 아주 다양하더군요 ㅋㅋ

타워마블은 할때마다 느끼지만, 기존의 부루마블보다 훨씬 재밌는 것 같습니다. 인수라는 개념도 재밌어요. 말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교통사고로 인해 벌금을 낸다던가 항공기를 이용하려면 에어라인 소유자에게 돈을 낸다던가 하는 점이 재밌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주사위 눈을 조작할 수 있는 찬스카드도 재밌군요. 다만, 유가상승/하락에 따른 벌금의 상승/하락을 계산하는건 너무 귀찮습니다. 그리고 돈이 종이돈이라... 자꾸 서로 달라붙어서 다루기 힘들어요... 그것 말곤 다 좋습니다.

게임은 8번째 땅을 사며 제가 승리!

잠시 거실에 나갔는데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할리갈리 컵스를 하기에... 잠시 끼어서 학살극(...)을 벌여주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무티도 열심히 했어요. 참고로 달무티는 제가 가장 잘하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한번 왕에 올라서면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편이죠. 설령 노예라는 이름의 나락으로 떨어지더라도, 귀신같이 다시 왕이 되어 권력을 휘두르곤 합니다. 껄껄껄-

밤 12시쯤이 되자 TRPG를 하고 싶은 아이들이 사무실로 모이더군요. 늑대인간에게 학살당한 소인족의 마을을 꼼꼼히 조사하고...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를 늑대인간을 피해다니는 등 두근거리는 모험을 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리보 / 과자 / 주사위 / 카드 등 다양한 소품을 이용하며 게임을 진행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쾌활하고 아주 자유로워요. 이런 분위기에 취하면 아이들도 역할극에 푹~ 빠져서 온갖 재미난 묘사를 하기 시작합니다 ㅎㅎ

추석날 송편 빚는 어머니(...) 같은 자세로 아주 재밌게 몰입하고 있네요 ㅋㅋㅋㅋㅋㅋ

이 밖에도 블랙스토리 등 다양한 미니게임을 하며 새벽 5시(...)까지 함께 놀았습니다....ㅠㅠ 아주 피곤해 죽겠더라고요....ㅠㅠㅠㅠ

다음 날 9시에 기상하여 또 다시 달무티 시작. 또 다시 왕이 되어 "네 이놈!!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용안에 시선을 놓는 것이냐!!! 딴데 보거라!!!" 하고 크왕크왕 하니 아이들의 불만이 폭주! ㅋㅋㅋㅋ 물론 꾸준히 왕의 위치를 사수했지요. 흐흐흐흐. 왕이 되어 민중의 분노(...) 절망(...) 비난(...)을 듣는 것은 언제나 행복합니다.

그리고 카드 게임 중 가장 빡침(?)을 불러오는 더 게임도 했습니다.

딥빡(...)한 아이의 표정이 아주 리얼한데... 사진을 올릴 수 없는게 아주 아쉽군요 ㅋㅋㅋㅋㅋ -25점으로 제대로 패배했습니다. 역시 아이들과 호흡을 맞추는건 너무 어렵네요.

뒤에선 아이들과 선생님이 스플렌더를 하고 있네요. 배우기 쉽고 / 하기 쉽고 / 이기기 힘든 게임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금방 몰입하더군요.

오랜만에 기프트 트랩도 돌렸습니다. 딕싯이 서로의 감성을 이해하는 게임이라면 기프트트랩은 대놓고 상대방의 취향을 맞춰야 하는 게임입니다. 상대방이 좋아할만한 선물을 잘 주고, 나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선물을 잘 받아야 하죠. 게임 자체는 다 좋습니다만 딱 하나 정말 귀찮은게... 주고/받은걸 점수 계산하는 조금 귀찮아요. 헷갈리기도 하고.... 매일 돌아갈 수 있는 게임은 아닙니다만 아이들/가족들과 하기엔 충분히 좋습니다. 8인까지 지원되는걸로 아는데... 그쯤되면 게임 시간보다 점수 계산이 훨씬 오래 걸리니 4~5인 정도로만 하세요.

잠시 쉬는 동안 옆에선 1:1 할리갈리 컵스가 돌아갑니다. 이 게임 정말 많이하죠? ㅎㅎ

루미큐브도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구요.

방에서 Wii 가 열심히 돌아가는 동안, 모녀가 코코너츠를 함께 즐기더군요 ㅋㅋ 아주머니께서 따님과 노는게 그렇게 재밌으신지 계속 웃으시더라구요. 할리갈리컵스도 해보시더니 "치매에 좋은 게임이다"라며 계속 웃으시는데 참 보기 좋았습니다.

저도 루미큐브를 함께 했어요. 가볍게 1등!

그리고 약 2시간 동안 계~속 달무티를 했는데... 노예로 시작하며 한번에 귀족으로 등급 상승! 그리고 귀족-귀족-귀족-귀족-왕-왕-왕-왕-왕-왕-왕-왕-왕-.... 한번 잡은 권력을 절대로 놓지 않았습니다 크크크. 집에 가면서 아이들이 "언젠가 쌤을 꺾어버릴거예요!!" 하는데... 그저 흐뭇하게 웃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