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light Imperium의 역사 (4th 에디션 발표 기념)

Tamy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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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16 오후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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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light Imperium의 역사 (4th 에디션 발표 기념)

과거에도 유럽과 북미는 지속적인 보드게임의 경쟁관계였습니다.

하지만 주로 유로(독일이 중심)게임들의 인기에 북미의 보드게임 회사들이 쉽지않은 길을 걷고 있었죠.

1997년에 크리스찬 T.패터슨이라는 디자이너가 FFG라는 신생 회사를 만들어 Twilight Imperium(여명의 제국, 이하 TI)이라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만듭니다.

메가톨 렉스라는 한 은하계의 중심이자 제국을 사이에 두고 많은 종족들의 충돌과 공존을 그린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 미국 디자이너답게 볼륨이 큰 “빅 박스” 게임이었습니다.

다행이도 미국 보드겜의 중심이었던 Avalon Hill사의 쇠퇴기로 게임 발매 공백기었고, 1995년의 The Settlers of Catan(카탄)같은 역사적인 보드겜들이 미국에 많이 유입되기 전이었습니다.

(Twilight Imperium 1st는 이랬습니다. 붉은 두건이 하칸(Hacan)이라는 주인공급 종족)

그로인하여 TI는 재판 분량과 확장팩이 거의 다 판매되는 성공을 거둡니다.

그후 2000년에 2nd를 발매하게 되고, 인터넷의 발달로 인하여 TI의 커뮤니티까지 생겨날 정도로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TI 2nd, 하칸이 원숭이종족이 아니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다.)

하지만 본격적인 유로겜들의 유입에 의하여 FFG도 TI같은 “빅 박스”보다 유로겜에 가까운 게임들을 디자인하고, 유럽 디자이너들의 라이센스를 얻어 게임을 판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크니지아의 킹덤스와 브루노 파이듀티의 시타델 같은 게임이었죠.

양키 센스(좋은 의미)의 거대하고 긴 플레이타임의 북미 게임들은 간결하고 퀄 좋은 컴포 디자인과 짧은 플레이 타임에도 깊이있는 전략성을 맛볼 수 있는 유로(역시나 특히 독일)게임들에게 밀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습니다.

유로게임들에게 서서히 질려가는 게이머들의 의견들이 커뮤니티에 자주 표출되기 시작했는데, 바로 미국식의 깊이 있는 테마와 블록버스터 급의 거대함을 그리워하는 성향들이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이때 패터슨은 다시금 “빅 박스”게임들을 생각하기 시작했고, 바로 유로 시스템과 미국 시스템이 훌륭하게 혼합된 2003년의 A Game of Thrones(왕자의 게임)를 만들게 됩니다.(국내에는 미드로서 유명해졌지만 이미 미국에서는 오래된 소설로서 유명해져 보드게임의 소재로 나왔던 것)

왕좌의 게임은 큰 인기 속에 성공을 거두었고, 그로인하여 패터슨은 과거 자신의 아이덴티티나 다름없었던 TI를 다시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2005년, FFG의 “진짜 빅 박스”로서 TI 3rd가 등장하는데...

두둥~

이건 그야말로 은하 스케일급의 컴포넌트와 디자인, 시스템으로 우주의 로망을 그대로 구현해 놓은 수준이었습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였던 3rd 에디션, 카리스마 터지는 붉은 두건)

그는 전략과 운, 그리고 커뮤니티(정치, 협상)의 삼박자를 기막히게 버무리면서도 어느 한쪽의 치우침 없는 밸런스의 게임들을 만들어내는 디자이너입니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질서가 있고, 많은 요소들이 섞여있는, 딱 양키스러운 게임들입니다.

그러면서도 훌륭한 유로게임들의 장점들을 인정하고 흡수할 줄 알았습니다. 그 스스로가 Verrater, Citadels(시타델), El Grande(엘 그란데), Vinci(빈치, 스몰월드의 초기작), Puerto Rico(푸코)등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했었으니까요.

그러니 TI 3rd는 재미가 없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빅 박스로서의 높은 가격과, 거대한 크기로 인한 이동의 부담, 그리고 난이도 있는 룰과 긴 플레이 타임들로서 한국에서는 대중적으로 퍼질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장점을 위한 단점일 뿐.

역사적인 에픽 게임임에는 분명했고, 저는 팬이 될 수 밖에 없었죠.

그로부터 무려 12년이 흘러흘러 이제는 3rd의 중고도 구하기 힘들어질 정도로 세월이 흘렀는데...

올해에 한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은 TI의 20주년으로서 4th 에디션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긱의 TI 커뮤니티에서 보인 것이었죠.

그냥 소문으로 흘려보내기에는 3rd가 나온 지 너무 오래 되었고, 딱 20주년의 타이밍이 너무 좋다는 필이 오더군요.

TI의 오랜 팬으로서 오매불방 이 소식이 사실이기를 기대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눅눅한 여름이 끝나갈 무렵에 시원한 소식이 들려왔네요.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박스만 봐도 미소가 지어집니다.

역시 중심에는 TI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하칸이 보여 반갑기 그지없습니다.(3rd의 카리스마에서 좀 샤프해지긴 했네요)

대략적인 주요 정보는...

기본 종족이 무려 17개로 늘어났습니다.(언제 다 해보죠? 행복한 고민)

복잡했던 테크 트리가 사라지고 업그레이드 카드를 놓는 시스템이 추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치단계가 직관적으로 모든 플레이어들이 참여하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축되었습니다.

게다가 기존의 무역품들이 협상에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되었고, 각종 자원이나 투표, 승점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4번째 에디션으로 한 걸출한 디자이너의 첫 작품으로 시작되었으며, 그의 상징이 된 게임입니다.

분명히 많은 부분에서 새로움과, 발전이 있을 수 밖에 없겠죠.

요즘은 한글판이 풍년입니다.

최근에 크툴루 워즈 같은 빅 박스도 한글판이 나왔으니, TI 4th도 한글판으로 나와 줬으면 하는 큰 바램이 있습니다.

만약 그런 소문이 들리지 않는다면 그냥 지금 프리오더를 할까 합니다.(프리오더를 하면 포스터에 하드룰북이 추가 되거든요.)

그럼 다시금 여명의 제국, 메가톨 렉스를 향한 로망을 기다리며...

(패터슨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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