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2-23 - 아동센터 후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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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6 오전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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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 23일 후기 시작합니다아아

22일

제가 아이들과 가장 하기 싫어하는 게임 하나를 고르라면 아기돼지 삼형제 입니다.

첫째는 너무나 단순한 게임이기 때문이요. 둘째는 상당히 공격적인 게임성 때문입니다.

게임 내내 건물을 짓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그만큼 남의 건물을 부수는 것도 쉽습니다. 주사위를 굴려서 늑대가 두마리 이상 나오면 상대방의 건물을 지정하고 다이얼을 돌립니다. 그리고 해당 재질로 만들어진 부분은 모조리 파괴되죠. 테마를 아주 잘 살렸다고 느껴지긴 합니다만... 짓는 것도 / 부수는 것도 썩 재밌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자신의 건물이 부서는데 대단히 민감합니다. 어떤 아이는 쉽사리 화를 내죠. 그런 일이 생기면 게임 분위기가 차게 식어버리는데... 여간 골치가 아닙니다.

이 날도 그런 일이 있었네요. 잘 대처하긴 했습니다만... 이런식으로 쉽게 화를 쉽게 내는 아이(또는 어른)과 노는건 역시 즐겁지 않네요.

큐윅스 역시 제가 대단히 안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서로 빈정 상할건 없습니다만... 게임 하는 내내 너무 지루한 느낌이 들어요. 웬만해선 최선의 수가 뻔히 보이기 때문에 이렇다할 고민도 없고 별다른 긴장도 못느낍니다. 그나마 싼 게임이니까 이정도지... 값비싼 게임이었다면 그야말로 신랄한 비판을 날렸을지도 모르곘네요.

그리고 아이들과 Go Fish 라는 카드게임을 했어요. 큐윅스와는 달리 아이들이 정말로 좋아하더군요.

그리고 또 이걸 했습니다... 오 제발... 그만하고 싶다고....ㅠㅠㅠ

미ㅏㄴㅇ르미ㅏㄴㅇ르 .....

집에 가기 전엔 루미큐브 서너판! 운의 좋고 나쁨에 상관없이 루미큐브는 상당히 잘하는 편에 속합니다. 아이들은 "타도 캐쌤"을 외치며 제게 덤비지만 언제나 제가 승리하죠.

그래도 제가 하는 것들을 유심히 눈여겨 보는지... 초1~2 학년들도 타일들을 찢고 합치고 분해하는 능력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2~3개 차이로 지니까 분했는지, 절 이기겠다고 계속 덤비더라구요 ㅎㅎ "나를 이기면 센터 캠프날 과자를 사오겠다"라고 약속하고 서너판 했지만, 역시 절 이기는건 무리였습니다.

오기가 생겨 계속 덤비는걸 보니 지역 아동센터배 루미큐브 대회를 연다면 분명 우리 아이들이 1등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정도로 끈기가 있어요.

23일

이 날은 고학년과 1:1 루미큐브! 물론 고학년도 압살에 가까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흐흐흐흐흐.

그리고 아이들이 가져온 게임은 아기돼지 삼형제...... 하아...................

그리고 결국 우려하던 일이 또 터졌습니다. 여자 아이가 남자아이의 약한 집을 공격했는데... 공격이 적중하며 집 한채가 통째로 날아갔어요. 당연히 남자아이는 노발대발했고, 여자아이는 얼굴을 붉히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남자아이를 크게 꾸중하고 게임에서 곧바로 제외시켰습니다. 게임 시작 전에 분명히 "게임 속의 분노와 현실의 분노를 구분하라" 라고 주의를 주었건만... 에휴....

다른 아이들을 추가로 모아 킹 오브 도쿄를 함께 했습니다. 역시 여자아이들은 대단히 시큰둥한 모습을 보이고 남자들은 불타오르더군요. 킹오브도쿄는 남자들만의 게임인걸까요... 이 게임을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한명도 찾을 수가 없네요....

그리고 다시 벌어진 "과자 획득"을 위한 루미큐브 대전. 아이 두명씩 짝지어 2:2:2:1의 구도로 싸웠습니다. 아이 한명 한명은 상대하기 쉽지만... 두명이 짝지어 함께 생각하니 거의 성인 한명급의 힘을 보여주더군요;;;;

결국 5연속 승리 후, 한 아이에게 찾아온 "신의 드로우"에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뽑을 때마다 가장 필요한 패만 골라서 뽑아내니 도저히 이길 수가 없더라구요 ㅋㅋㅋㅋ 결국 센터 캠프날 매운새우깡 큰 봉투로 사주기로 결정 ㅠㅠㅠ 실력이 아니라 드로우의 힘에 패배하다니... 아이들이 기뻐하는걸 보니 뭔가 뿌듯하면서도 억울하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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