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컨설팅 디텍티브랑 닮은 크툴루 테마 추리 게임

_보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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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7-2 오후 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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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셜록홈즈 컨설팅 디텍티브(이하 셜컨티브)를 플레이할 때에 문득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현실적인 사건의 추리도 재미있지만 호러 테마를 접목하면 어떨까? 당시엔 늘 그렇듯 생각에 그치고 넘겼는데,

최근 이런 테마의 게임이 한국어판으로 정발 되어서 펀딩에 참여를 했습니다.

텀블벅에서 펀딩을 진행 중인 아컴 미스터리: 광기로 물든 사건집인데요.

사실은 1년 전쯤에 긱에서 발견하고 다소 낮은 평점에 흘러 넘겼었던 게임이라서 첫인상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게임인 셜컨티브와 비슷하지만 긱 평점이 낮다 보니 아류작쯤으로 취급했고

당연히 평점이 낮은 게임이 한국어판으로 나올 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넘겼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웬일? 한국어판이 출시된다니...

그래서 최근에 긱 평점의 코멘트를 다시 한번 잘 살펴보았는데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재미있고 스토리가 좋지만 오타가 많고 지문에서의 오류, 타 언어판에서 발생한 오역 등에 문제가 많다는 평과

정오표에대한 불만들이 대부분이었고 게임의 평가는 좋았습니다.

스토리텔링 게임에 치명적인 오타가 많다 보니 저평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국 한정으로 셜컨티브도 똑같은 문제로 저평가를 받고 있죠.

어쨌든 서론이 길었지만, 저는 30분 정도 긱 코멘트들을 읽어보고 주저 없이 펀딩에 참여했습니다.

셜록홈즈 컨설팅 디텍티브와 닮은 추리 게임

아컴시의 지도, 주요 인물들의 주소가 적혀있는 주소록,

사건 사고를 기록해놓은 신문과 188페이지 분량의 사건 책자

아컴 미스터리는 셜컨티브와 같은 게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구성물이 비슷합니다.

결정적인 단서를 던져주고 퍼즐을 끼워 맞춰가는 추리 게임들과는 달리

사소한 문장도 의심해보며 단서를 직접 분별해야 하는 정통 추리 방식과 압도적인 분량의 읽을거리들... 플레이 방식도 별반 달라 보이진 않았는데

재미있는 점은 같은 메커니즘이더라도 컨설팅 디텍티브가 한가한 주말 점심 커피 한잔하면서 느긋한 마음으로 하기 좋은 게임이라면

아컴 미스터리는 "땅거미가 내려앉는 느지막한 저녁에 시작해서 서늘한 공기에 정신을 차려보니 새벽이었더라"라는 느낌이라 닮았으면서도 차별점이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발전? 추가된 시스템

또 다른 차별점이라고 하면 시간의 개념 없이 플레이했던 셜컨티브와는 달리 아컴 미스터리에는 시간의 개념이 추가되었습니다.

같은 인물, 장소를 찾아가더라도 어떤 시간에 찾아갔냐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 흥미로웠는데요.

이로 인해서 더 신중하게 탐문 계획을 세우고 추리를 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이런 리미트 장치로 못 보게 되는 내용도 그만큼 많아질 것 같은 걱정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추리 게임의 특성상 사건의 결과를 알게 되면 두 번째 플레이는 무의미해지는데

심리상 열람하지 않은 단서들이 많다면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직 플레이해보질 않아 이 부분이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 정확히 파악이 안돼서 아쉽습니다. : )

11년 동안 벌어진 이해할 수 없는 8개의 사건들

아컴 미스터리에는 총 8개의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디텍티브 모던 크라임처럼 전체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느낌은 아니지만 '악의 씨앗' '사라진 소녀' '영면에 드소서' 등

각 장의 제목부터 삽화까지 코즈믹 호러의 느낌이 물씬 들어 기대가 되었는데요.

평소 공상과 오컬트를 좋아하다 보니 이런 코즈믹 호러 세계관에 추리를 어떤 방식으로 끼워 넣었을지

그리고 결말은 어떻게 날까? 하는 호기심과 흥미가 생겼습니다.

마지막으로 응원차 후원을 해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2016년에 출시되어 오타와 오류들로 낮은 평가를 받고

주목받지 못한 게임을 한국어판으로 정발한다는 건 대단한 모험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가 있었으니 소신껏 진행하는 거겠지만 번역 양도 많고 비슷한 게임인 컨설팅 디텍티브는 안 좋은 선례로 남아있는 상황.

어쨌든 이렇게 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런 텍스트가 많은 게임들을 소개해 주는 출판사에 대한 감사와

잘 된 번역으로 좋은 제품이 나오길 바라는 응원의 마음으로 후원에 참여를 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내가 아컴미스터리를 사는 이유'에 대해 장황하게 풀어놓은 자기합리화 같은 글이 되었네요. XD

솔직히 고백하면 엘드리치 호러, 크툴루워즈, 아컴호러, 아컴호러LCG, 광기의 저택 등

크툴루 신화 + 한국어 정발 보드게임은 항상 옳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무지성으로 구입할 예정이기도 했습니다. ㅋㅋㅋ

펀딩은 100%를 하루 만에 달성하고 순항 중이고 종료까지 아직 26일이 남은 상황인데요.

셜컨티브를 재미있게 하셨거나 저처럼 크툴루 신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참고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링크: https://www.tumblbug.com/arkham_mystery/story

부디 좋은 게임이 잘 된 번역으로 나오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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