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님과 1박 2일 보드게임 - 20151219, 201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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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9 20:48

오랜만에 1박 2일로 청평으로 놀러갔습니다~ 여행 테마는 휴식! 분주하게 돌아다니기보단 푹~ 쉬는데 초점을 두었어요.

이미 아시는 분들도 많지만... 전 주변 사람들에게 "보드게임 할래?" 라는 소리를 꺼내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게임에 대한 이야긴 일절 하지 않으며,

평소엔 친구/가족/심지어 여자친구에게도 "보드게임 하자"는 말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유는 여러가진데...

1. 제 취미보단 상대방 취미에 더 관심을 가지려 노력합니다.

2. 제 개인적인 취미에 친한 지인들이 개입되는 것을 꺼려합니다.

3. 사람들의 각기 다른 취향을 맞춰주기가 번거롭습니다.

등등... 이유를 대라면 한참을 더 댈 수 있겠네요.

사실 이번 여행에도 게임을 가져갈 생각은 없었습니다만, 여자친구가 "게임을 가져와" 라고 직접 언급해서 두어개 챙겨갔습니다.

일단 패치워크로 가볍게 몸풀기. 이 게임을 할 때면 늘 "처음 했을때 0점 넘으면 잘하는거야" 라고 미리 언급을 하는 편인데... 첫판엔 여자친구에게 참패를 당했습니다.... 게다가 진심을 다한 두번째 판에선 20점 동점이 나오며... 한발 먼저 골에 도착한 제가 간신히 이겼습니다. 이때부터였습니다. 여자친구가 게임에 재능을 보이기 시작한건 -_-;;;;

판데믹도 보통 & 어려움 모드로 했습니다만 둘 다 힘겹게 깰 수 있었습니다. 아,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던건데.... 감염 단계에서 근절된 병균의 카드가 나오면 "버리는 플레이어 카드" 쪽으로 버리더군요? 처음 나올땐 무효화 되며 시간을 벌 수 있지만, 곧바로 감염덱에서 빠지기 때문에 점점 감염덱이 압축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웬만해선 근절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몰랐던 규칙인데... 모두들 알고 계셨나요? 레가시에서도 이 규칙이 적용되는 건지 확인해봐야겠네요.

다음 날, 사당역에 있는 스몰월드에 도착!

보드게임방에 거의 와보지 못한 여자친구는 벽장 가득한 게임을 보고 경악 !!! 이때를 놓칠세라 "나도 여기있는 대부분의 게임을 못해봤어" 라고 말하며 덕후인상을 지우려 노력했습니다. 대부분의 게임을 못해본건 정말입니다.

맛있는 음료를 시키고 게임을 골라왔습니다. 보통 카페가 주업이 아닌 곳은 음료가 맛없는 편인데... 스몰월드는 상당히 맛있습니다. 여자친구도 조금 먹어보더니 감탄!

최근에 해보고 아주 재밌게 느낀 루니퀘스트를 해봤어요.

3판을 내리 했습니다만, 초보치곤 신기에 가까운 실력으로 학살을 당했습니다. 집에 갈 무렵때 루니 퀘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게임은 아주 재밌지만 오래 할만한 게임은 아니다" 라고 언급했어요. 제법 놀랐습니다. 저도 루니퀘스트가 리플레이성은 높지만 오래하긴 힘든 파티 게임이라 생각했거든요. 리뷰어의 기질이...

외국인 형님도 와서 재밌게 놀고 있네요. 할리갈리컵스도 열심히 했습니다만... 이런 게임이 대개 그렇듯 사진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 저희가 한건 일반판이었는데... 할리갈리컵스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디럭스를 사세요. 카드도 두배 가까이 더 많고 더욱 다양한 형태의 배치또한 존재합니다.

스플렌더도 내리 세판을 했어요. 처음 할 때 제게 1점차 역전승을 하더니만... 중반엔 완패를, 후반엔 제게 완승을 거두며 저를 거듭 놀래켰습니다. 여자친구가 생각보다 실력이 아주 좋아요;;;

참고로 스플렌더는 지금까지 한 게임 중 가장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보드게임이란건 와글와글 시끌벅적한게 대부분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고요하고 차분하게 상대방을 이겨나가는 게임은 처음 해봤대요.

마지막으로 화이트 채플.

처음에 조금 헤메는가 싶더니... 금방 적응하고 온갖 방법으로 도망칩디다.... 살인현장에 돌아가서 제게 혼란을 주기도 하고...ㅠㅠ 나름 자신있는 게임 중 하나인데 1-3라운드 내내 속아 넘어가고 끌려 다니기만 했어요. 마지막 라운드에서 철저하게 숨통을 조여가며 포위망을 제대로 펼쳤습니다만, 딱 한번의 실수로 인해 잭이 탈출에 성공하여 제가 패배를 하고 맙니다 ㅠㅠ 흐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