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1 - 스몰월드 모임 + 아동센터 후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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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2 오전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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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후기도 시작!!!

스몰월드는 처음 가봤습니다. 1차 보드게임 전성기 때를 제외하곤 사실상 첫 보드게임방 방문이네요. 과거의 보드게임방이 텀블링몽키즈/할리갈리/젠가 + 뿅망치가 가득한 유쾌한 이미지였다면, 스몰월드는 더 깔끔하고 전문적인 느낌이더군요. 예상치 못했던 분위기라 제법 놀랐습니다. 만화책도 구비 되어있고 다양한 액션 피규어도 있더라구요.

(위 사진은 스몰월드 페북에서 발췌. 지금은 소품이 더 많고 훨씬 아늑합니다.)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게임 컬렉션을 구경하며

"우와 10년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 "보드게임 신작이 참 많네." -> "와 이게 있다니. 적극적으로 신작 게임을 도입하는구나." -> (알바생을 보며)"간결하게 설명도 잘하네. 훈련 받은거 같진 않고 보드게이머인게 분명해." -> "우와. 액션 피규어 엄청 많아" -> "보드게임만큼 소품에도 비용이 많이 들었겠구나" -> "장사는 잘 되는걸까" -> "와이파이 암호는 뭐지?"

하고 의식이 흘러가는 동안 굉장한걸 발견.

(스몰월드 페북에서 발췌. 지금은 벽에 걸려있습니다)

웹툰 작가 캐러멜님의 그림을 발견했어요. 보드게임을 좋아한다곤 들었습니다만, 실제로 이렇게 흔적(?)을 남기고 갈 줄은 몰랐습니다. 물끄러미~ 보고 있다보니, "캐러멜 작가님도 내 리뷰를 보려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시 정신차리고 다시 보드게임 컬렉션으로 눈을 돌렸을 때 일행 도착!

오늘 사진은 모두 하늘사랑님 (블로그)께서 제공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세븐 원더스 듀얼을 한번 해보았습니다. 아직 익숙치 않아 제법 헤맸지만 첫 인상은 아주 좋네요. 오히려 세븐원더스 보다 고민할게 많습니다. 이 게임을 깎아내고 다듬어서 세븐원더스 시리즈를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네요. 딱히 구입할 생각은 없던 게임인데 꼭 구해야겠어요. 못해보신 분들도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원더를 1-2-1 형태로 번갈아가며 가져간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세븐원더스 듀얼은 하나만 잘해선 이기기 힘들더군요. 두루두루 밸런스 있게 잘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초반엔 과학러쉬를, 중반엔 무력러쉬를 감행했으나 둘 다 실패하며 아주 곤경에 처했습니다. 욕심이 과했던게 탈이었어요. 결국은 패배...

엉망진창으로 게임을 운영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10점 정도의 차이만 나더군요. 조금 더 제대로 했다면 좀 더 적은 점수 폭으로 패배(...)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게임 내내 어떤 행동을 해도 이렇게 적은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건 좋네요. "한판 더"를 외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거든요.

크로싱이라는 게임도 해봤습니다. 픽피크닉의 손가락 버전이더군요. 하나-둘-셋! 하고 원하는 보석을 찍으면 됩니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보석을 찍어도 돼요. 다만 다른 누군가와 함께 찍었다면 그 사람들은 보석을 가져갈 수 없습니다. 자신의 보석을 뺏길것 같으면 자기 자신의 보석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영구적으로 보물을 소유할 수 있지만, 다음 한턴은 쉬어야 하죠.

간단하면서 아주 재밌게 잘 만든 게임입니다.

픽피크닉 / Nobody But Us Chickens 류의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크로싱도 좋아하실 확률이 높을 것 같네요.

최근 이래저래 말이 많은 렉시오도 해보았습니다. 사실 전 이런 류의 게임을 이미 즐긴적이 있어요. Big 2 라는 게임인데 대학시절 내내 Big2만 해댔을 정도로 좋아했죠. 렉시오는 Big2 의 타일버전이라 보시면 됩니다. 룰도 거의 똑같더군요.

카드의 휴대성도 무시하기 어렵지만 역시 타일만의 맛은 따라올 수가 없죠.

렉시오를 해본 결과, 렉시오가 다른 Ladder Climbing 류의 게임보다 우수한 점은 딱 하나입니다. 바로 "자신보다 패를 많이 턴 사람들 모두에게 차이만큼 점수(칩)을 지불한다"는 규칙이예요. 일반적으로 Big2 류의 게임에선 상대방이 먼저 손을 털고 나가면 그 사람에게만 점수를 지불합니다. 그런데 렉시오에선 까딱했다간 꼴지가 되어 모두에게 큰 점수를 지불 할 수도 있기에 "망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미친듯이 패를 버려야 합니다. 특히 최강의 패 2를 가지고 있다간 지불액이 x2 ... x4... 식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타이밍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야 해요.

Ladder Climbing 류가 다 그렇지만 별로 질리지도 않는데다 느긋하게 과자/음료를 마시며 하기에 아주 좋은 게임입니다. 무겁지만 않다면 하나 구입하여 캐나다로 들고가고 싶네요.

켈티스 카드버전도 해보았어요. 저는 켈티스 본판버전만 해봤습니다. 본판의 인상은 "아름답고 재밌다" 였지만, "구태여 그렇게 클 필요가 있나?" 하는 의문도 있었지요. 카드 버전은 그 의문을 깔끔하게 지워줄 정도로 아주 잘 만들었습니다. 특히 똑같은 숫자를 두개 버리고 보너스 점수를 가져간다는 컨셉은 아주 신선하네요.

켈티스 본판 vs 카드버전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전 카드버전을 택하겠습니다. 둘 다 재밌는 것은 확실합니다만 그 거대한 켈티스 박스를 들고 다니면서 하고 싶진 않거든요.

그런데 이게 주사위 버전도 있더군요 -_-;; 켈티스라는게 이렇게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는 게임이었나... 하고 새삼스럽게 놀랐습니다.

주사위를 두번까지 굴려 나온 모양 중 하나를 골라 전진하는 게임입니다. 어드밴스 맵을 했다가 플레이어 4명이서 아주 피를 토했네요... 플레이어 모두 주사위 운이 좋은 편이 아니라, X가 그려진 공간을 뛰어넘지 못해 턴만 넘기는 무간지옥에 빠졌어요 -_-;; 박스에 30분이 걸린다고 써져있는데... 처음엔 모두가 비웃었지만, 게임이 끝날 무렵엔 그 누구도 비웃지 못했습니다.

켈티스 시리즈의 순위를 정하자면 카드 > 본판 > 다이스인 듯 하네요. 오라클 버전도 있다는데... 뭐 이리 많은지...

컴플레또도 해봤습니다. 쉬운듯~ 하면서도 은근 어렵네요.

자신의 숫자타일을 중앙에서 하나씩 바꿔치기하며 오름차순으로 늘어놓는 게임입니다. 간단한 교구 같은 목재들로 이런 게임을 잘도 만들었구나... 하고 놀랐습니다. 게다가 일부 숫자는 뒤집어서 쓸 수 있는 개념도 신기했네요 (예: 18 <-> 81) 자기것만 보면 될 줄 알았는데... 게임을 하면서 무슨 숫자가 빠졌는지 계속 확인해야 하더군요. 전체적인 느낌은 약간 미묘~했는데, 어른들이 좋아하기엔 조금 단순한듯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기엔 조금 건조하지 않나습니다.

어떤 게임인지 감을 잡고 싶으시면 만능게임(?) 잭스님트로 한번 해보세요. 대략 감은 올거예요.

루니 퀘스트도 해보았어요. 중앙에 맵을 하나 깔아놓고,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앞에 있는 투명색 플라스틱(?) 위에 펜으로 선을 그려 미션을 수행해야 합니다. 조건 달성하면 득점, 장애물을 건드리면 실점하는 방식이예요.

전 어떤 리뷰어를 통해 두들퀘스트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땐 게임을 보면서 "엄청 단순하다"라고 생각했는데... 신작 루니 퀘스트는 재밌는 개념이 아주 많이 생겼더군요. 방해아이템, 특수아이템이라던가... 미션도 다양해진 것 같고요. 장족의 발전을 이루어낸 듯 합니다. 아주 재밌어요. 눈이 좋은 사람들은 상당히 정확하게 그려낼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저도 처음엔 마구마구 그려대다가 0점을 받기도 했지만, 중반쯔음~ 부터는 그림을 눈대중으로 가로세로 4등분 하여 그대로 투명 시트지에 옮기는 방법으로 했더니 의외로 잘 되더군요 ㅋㅋ

좋은 게임입니다. 리플레이성을 상당히 걱정했습니다만, 스테이지별로 6개의 맵이 있고 총 7개의 스테이지가 있으니... 충분히 오래오래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팬메이드 맵 / 확장맵 등 다양한 응용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콤포넌트가 워낙 좋아 가격이 좀 셀 듯 한데... 아이들이 참 좋아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감점을 먹어도 0점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도 아이들을 위한 배려겠죠. 이런 섬세한 배려심이 담긴 룰은 좋습니다.

루니 퀘스트를 마지막으로 모임에서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아동센터로 후다다닥~~~ 뛰어가 약속대로 TRPG 를 해주었어요. 각 아이들에게 하리보 젤리 3개씩을 주고 시작했습니다. (새비지 월드 내에서 베니라 불리는 보너스 같은 건데, 하나를 사용(먹어)버리면 망해버린 주사위를 재굴림 할 수 있습니다.) TRPG 를 조금 더 재밌게 하자는 취지에서 재미없는 토큰 대신 하리보 젤리로 골랐어요.

== 이전 이야기 ==

원주민들이 괴물들에게 약탈 당한 황금빛 용 동상을 회수하는 이야기였습니다. 밀림 속 사원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조사하기도 하고, 섣부른 움직임을 보였다가 한 친구가 익사하기 직전에서 간신히 구출되기도 했으며, 좁은 복도에선 몸을 두동강 내는 칼날을 피해 모두가 후다닥 엎드려 피하기도 했어요. 미처 피하지 못한 친구가 있었는데, 먼저 엎드린 친구가 순발력있게 억지로 끌어당겨 목숨을 구해주기도 했습니다. 이쯤되니 구르고 구르는데 익숙해진건지, 방에 들어가기전 벽을 면밀히 조사하여 사방에서 독화살이 날아오는 함정을 미리 간파하는 지혜를 보여주기도 했지요.

이곳 저곳 조사하던 꼬꼬마들은 위층으로 올라가는 비밀 문을 발견합니다. 그때 멀리서 들려오는 메마른 소리. 입구에 피로 쓰여진 경고문의 그 소리입니다. 도망칠까 조사할까 격렬한 토의 끝에 직접 확인 하기로 결론을 내린 꼬꼬마들. 아주 조심조심 어두운 복도를 걷다가, 복도 저편에서 칼을 질질 끌며 터벅터벅 다가오는 해골무리를 발견합니다. 해골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 모두가 도망쳐야한다고 결론을 내는 순간, 한 해골의 허리춤에 달려있는 낡은 종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사원의 비밀이 담긴 중요한 종이라는 것을 직감한 꼬마들은 해골 무리와 맞서싸워 종이를 훔쳐오기로 결심하죠.

대장 역할을 하는 꼬마가 신중하게 노린 헤드샷이 명중하는 것으로 좁은 복도에서 정신없는 난전이 시작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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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복도에서 해골무리를 마주친 아이들은 사격을 시작으로 전투를 벌이기 시작합니다. 한 아이가 용감하게 곤봉을 들고 최전방의 해골들을 부수기 시작하자, 뒤에 있던 아이들도 용기를 내어 사력을 다해 막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아이들은 이상한걸 목격하게 되죠. 낡은 종이를 가진 해골만 유독 옷을 입은 채 입을 따각따각 움직이고 있었어요. 아이들은 그 해골이 대장이라고 직감하고 과감하게 돌파하여 머리에 직격을 날립니다. 그러자 대장을 잃은 해골들이 도망가기 시작해요. (그리고 아이들은 나중에 깨닫습니다. 혹시 이 해골은 예전에 사원에 들어왔던 사람이며, 우리에게 무언가 말을 하고 있던게 아닐까? 하구요. 해골을 부숴버린 지금와선 너무 늦었지만요.)

전 여기에서 아이들이 전투를 중단할 줄 알았어요 -_-;;;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전투로 자신감을 얻은 아이들은 해골들을 소탕하자고 결론을 내고 추격을 시작합니다. 순간 당황했지만 재빨리 기지를 발휘해, 아이들이 돌파했던 함정을 해골들이 작동시키며 순식간에 몰살 당한 것으로 처리했습니다. 아쉬워 하는(?) 아이들은 낡은 종이를 확인하죠. 그곳엔 "단 한명만 더 살아있었더라도... 비통하다." 라고 글이 써져 있었습니다. "무슨 뜻일까?" 하며 갸우뚱 하던 아이들은 마저 탐험하지 못한 곳을 돌아보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아이들은 좌측 방에서 흙으로 된 받침대를 발견합니다. 그 위엔 흙 "토"자가 새겨진 흙덩어리가 있었어요. 그리고 낡은 주머니를 든 오른손을 흙덩어리 위에 올려놓은 채 죽어있는 시체가 있었지요. 조심스럽게 아이들이 주머니를 열어보자 고운 흙이 사르르르- 흙덩어리 위로 흐릅니다. 그리고 쩌적!! 하는 소리와 함께 흙덩어리가 깨지며 황금색 공으로 변합니다. 흙 토 라는 한문이 새겨진 황금공을 유심히 조사한 아이들은 이건 어딘가에 박아넣기 위한 도구라는걸 깨닫게 됩니다.

1층 조사를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간 아이들은 불 "화" / 물 "수" / 나무 "목" / 쇠 "금"이라고 한문이 새겨진 흙덩어리가 방 안 네 귀퉁이에 각각 놓인걸 발견합니다. "흙을 뿌려보자!" 하고 모두가 함께 흙을 뿌려보지만 전혀 반응하지 않습니다. 당겨도보고 밀어도 보지만 역시 반응은 없어요. 아이들이 조금 헤메는 것 같아 힌트를 주기 위해 추리 체크를 시도합니다. 하리보 두 개를 먹어치우고 나서야 추리 시도에 성공한 아이들.

"흙 토 위에 흙을 뿌리니 황금공이 되었다. 그렇다면 불 화/물 수/나무 목/쇠 금엔 무엇을 해야할까?" 하고 힌트를 주자, 모두가 동시에 "아 ㅡ !!!!" 하고 깨닫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소지품을 뒤져보기 시작하죠.

한 아이에겐 쇠로만든 나이프가, 다른 아이에겐 수통이, 다른 아이는 라이터를 가지고 있었으며, 나머지 한 아이는 나무 줄기를 꼬아만든 밧줄을 가지고 있었어요. 아이들은 모두 함께 순서대로 받침대에 다가가 연관 도구를 문질러 봅니다. 하지만 영 반응이 없어요. "흠... 무엇이 잘못된 걸까?" 고민하던 아이들은 낡은 종이에 씌여진 글귀를 떠올립니다.

"단 한명만 더 살아있었더라도... 비통하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왜 한명이 더 필요했던걸까요? 그 사람이 있었다면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었을까요?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한 아이가 "아 ㅡ 잠깐만!! 그거였구나!!!" 하고 무엇인가 말하려는 찰나 ㅡ

꾸쥬워마이걸~~~

"오늘의 모험은 여기까지 ㅡ !!!!"

하며 절묘하게 끊었습니다 ㅋㅋㅋㅋ 아이들이 "안돼요!!! 제발 5분만 더 해줘요!!!" 하고 애절하게 바랐지만... 밤 9시가 되어 집에 가야하는걸요. 크크크.

과연 아이들은 종이에 적힌 비통함의 이유를 알아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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