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201 - 아동센터후기(게임파손편)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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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 오전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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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후기도 시작!!

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아이들이 공부하기 싫다고 징징 댔습니다. 이럴 때 대체로 두가지 방법을 쓰는데...

칭찬을 많이하며 버프(?)를 넣어주는 방법과 불호령을 내리는 방법이지요. 허나 아이들이 투정이 조금 정도가 지나친것 같아 오늘은 귀신이 되기로 결정했습니다.

문제를 푼 흔적이 있는지 엄격하게 확힌 후 채점하고, 단순히 "모르겠어요~ 알려주세요~" 하며 칭얼대는 아이에겐 "질문이 틀렸어. 어디에서 막혔고 무엇을 시도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걸 잘 모르겠니?" 하고 재질문하였어요. 그제서야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 아이들이 "OO에서 OOOO이 이해가 잘 안돼요. 더하기를 해봤는데 잘 안풀려요. 뺄셈을 해야해요?" 하고 "제대로 된" 질문을 하더군요. 진작 그럴 것이지...

개인적으로 툭! 튀어나오는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 부탁을 굉장히 안좋게 바라봅니다. 이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스스로의 노력이 전혀 보이질 않아요.

어른 = 모를 때 물어보면 다 알려주는 사람. 이라는 생각을 가지는걸 우려하기 때문에 질문을 할 땐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어렵고, 무엇을 시도했고, 어떤 것에 의문이 있는지" 물어보도록 유도합니다. 어쩌면 "애들인데 그냥 도와주지..." 싶을 정도로 매몰차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전 아이들에게 충분한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은 보드게임을 할 때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하고 결정을 내립니다. 매 한수 한수를 "선생님, 무슨 카드를 낼까요?" 하고 물어보지 않지요. 게임을 돌아보았을 때 그것이 잘못 되었다면 깨닫고 고쳐나가면 됩니다. 공부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막힐 때마다 쉽게 "선생님 모르겠어요" 하고 묻는게 아니라, 이해하려 노력하고 직접 시도해본 뒤 틀렸다면 "왜 틀렸지?" 고민하며 고치면 되는겁니다. 맞고 틀리고가 중요한게 아니라, 선생님 없이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걸 알려주고 싶어요.

어쨌든 공부는 끝나고 게임 시작~

저학년들은 끼리끼리 모여 만년 인기게임, 컨셉트를 하기 시작합니다. 초록색 하나만 딱 뒀는데, "시금치!" 하며 맞추는 굉장한 장면도 목격했어요. 도대체 어떻게 맞춘건지...-_-;;

초등학교 1학년 두 명은 픽피크닉~ 옆에서 곁눈질로 좀 살펴봤는데 아주 잘하더군요. 처음엔 간단한 카드 게임도 어려워하던 아이들이었는데... 규칙 습득력이 많이 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 참사 발생.... 컨셉트 보드가 두동강이 났네요.

보통 이렇게 되면 "아아아아아 ㅠㅠㅠ" 하고 좌절할 것 같지만... 사실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닙니다. 왜냐면요....

박스는 이미 오래전에 이렇게 되었구요.

정글 스피드 카드는 수분이 가득해서 눅눅~ 찝찝~ 한 느낌이 한가득....

스플렌더 박스는 쥐가 파먹은것 마냥 한쪽 면이 절단 되었구요;;;;

박스를 열어보면 파손된 트레이와 눅눅한 카드가 저를 반깁니다. 다행히 콤포넌트는 잃어버린게 없더군요.

사보티어는 당연히 습기 + 손때 + 구김으로 가득하구요.

달무티는 이미 회생 불가능 할 정도로 엉망진창인 상태입니다.

그나마 잭스님트는 상태가 양호하네요. 26번 카드는 반으로 찢어지는 바람에 버렸다고 합니다 -_-;;

달무티 박스 상태는 대략 이렇구요...

사보티어 박스는 그나마 좀 괜찮군요.

잭스님트 박스도 테이프가 칭칭 감긴채 간신히 수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뭐... 이런 험한 꼴을 많이 봐와서인지 별로 놀랍지도 않더라구요 -_-;;; 컨셉트는 긴급 수리를 해준 뒤 고학년들과 킹오브도쿄!!!

대체로 남자아이들과 하면 분위기가 화끈하게 타오르는데, 여자 아이가 한명이라도 껴있으면 분위기가 차게 식습니다. 사나이들의 게임인걸까요.

추가:: 정확히 말하면 성별보단 호전적인 성향이 게임 분위기를 크게 좌지우지 합니다. 여자 아이들은 대부분 이심전심류 게임을 더 좋아해서 킹오브도쿄는 썩 좋아하지 않더라구요. 성차별 의도는 아니여요!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는 만능 게임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아, 여담이지만 전 킹오브도쿄와 킹오브뉴욕 중에서 도쿄를 더 좋아라 합니다. 뉴욕도 재밌긴 하지만 세세한 규칙 때문에 싸움에 방해가 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바로 위에서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식의 도쿄 vs 뉴욕 질문에 도쿄 편을 들었다면, 전 컬러레또와 줄로레또 중 컬러레또를 더 좋아합니다. 카드버전인 컬러레또는 휴대성도 아주 높고 깔끔하다는 느낌이 강한 반면, 줄로레또(또는 미니)는 좀 더 전략적인 선택지가 있더라도 그저 "군더더기" 정도로 느껴집니다. 콤포넌트나 테마 등 줄로레또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개인적으론 그 비싼 금액을 주고 줄로레또를 구입하여 ~~레또 시리즈만의 뽑느냐 vs 가져가느냐의 딜레마를 즐기느니, 저렴하고 휴대성 높은 컬러레또가 압도적으로 낫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입니다.

그 이후엔 저학년들을 이끌고 아브라카왓과 두부왕국을 했습니다만... 동영상으로 찍었어요. 그래서 공개를 해야할 지 말아야 할지 많이 망설이고 있습니다;;;;

너무나 귀여운 아이들인데... 얼굴 & 목소리 & 이름이 다 나오기 때문에... ㅠㅠㅠ

영상을 찍은걸 올리느냐~ 하는 문제는 센터의 허가에 따라 나중에 결정 하기로 하고....

오늘 아이 한명과 재미나게 찍은 못난이 사진 세 장 올려놓고 이만 쉬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