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30 - 아동센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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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1 00:18

후기 시작~~ 오늘은 사진이 굉장히 많으므로 내용만 간략하게!!

최근 머리 묶는 법을 곁눈질로 배우고 있습니다. 평소 분야에 상관없이 다양한 것을 배울수록 좋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기에, 이런 것을 하고 있을때면 옆에서 주의깊게 바라보곤 해요. 허공에 대고 손을 휘적거리며 상상으로 연습해본 뒤, 지나가는 여자 아이를 "OOO앙~~<3 이리와봥~~~<3" 하며 간드러지게 불러 따로 머리 묶기를 연습해봅니다. 연습 대상이 되는 아이들도 은근 좋아하더라구요 ㅋㅋㅋ

머리로 머리를 돌돌 말아 묶는 방법도 있구나... 하며 굉장히 놀랐습니다. 나중에 이 아이를 앉혀놓고 직접 머리를 해줘봐야겠어요.

오늘은 아이들 공부시키느라 오후 시간 내내 게임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초1 들이 라온을 꺼내놓고 한글 공부를 하길래, 지나갈 때마다 괜스레 호들갑을 떨며 "요? 요로 시작하는게 뭐가 있을까? 쌤은 잘 모르겠는걸~" 연기를 하며 아이들이 단어를 스스로 찾도록 부추겼어요 ㅋㅋ

이 정도 옆모습은 공개할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ㅎㅎ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서 늘 자랑하고 싶은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가리는게 늘 아쉬웠거든요. 울 꼬꼬마는 열심히 쌤 곁에 앉아 공부 중~

물론 머지 않아 풀기 싫다며 징징대기 시작한건 예상대로 ㅋㅋㅋㅋ

다른 아이를 봐주려 사무실로 가는데 원숭이들을 나란히 앉혀놓고 컵모자를 씌워 놓았더군요. 뭐하는건가~ 싶어 잠시 지켜봤더니 소꿉놀이를 하고 있었어요.

저게 뭔가~ 했더니 가족이 모여앉아 TV를 시청하는거라고 합니다.

우루루~ 컵을 보고 모여 앉은 원숭이들. 이번엔 또 뭐하는건가~ 했더니

급식을 받으려고 모여있는거래요. 마주댄 컵 두개가 있길래 그건 뭐냐고 했더니, 히~ 웃으며 안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한가득 있는 코코넛들... "그게 밥이니?" 했더니 끄덕끄덕! 저도 어릴 때 비슷하게 놀긴 했지만... 아이들의 상상력은 역시 굉장하네요.

이 아이는 저와 4년 정도 알고 지냈어요. 머리에 직접 꽃핀을 꽂아주고 함께 열공!! 이 아이는 유독 TRPG에 큰 관심과 재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2년전에 많이 했지만, 작년엔 다른 보드게임을 하느라 많이 못했거든요. 그때 막내였던 TRPG 플레이어가 이젠 맏언니가 되어 동생을 끌어주게 되다니... 뭔가 감개무량 합니다.

다시 거실로 나가보았더니 이번엔 젠가로 병원 놀이를 하고 있더군요;;; 보고 있노라면 참 재밌습니다 ㅋㅋㅋㅋ

저녁시간이 되고 픽 피크닉을 알려주었어요. 개인적으로 꽤 재밌다고 생각하긴 했으나... 픽피크닉보단 Nobody but us chicken 이라는 게임이 더 재밌더군요. 픽피크닉은 카드가 안받쳐주면 말짱 도루묵이지만, Nobody but us chicken 은 비슷한 컨셉이면서도 모두가 똑같은 카드를 들고 게임을 진행하거든요. 그래서 좀 더 불타는 심리전을 맛볼 수 있습니다.꼭 해보세요. 참고로 Nobody but us chicken 은 제가 센터에 이미 기증한 게임입니다. 아이들은 픽 피크닉이 아주 맘에 드는지 내리 5~6판을 연속으로 하였습니다.

전 닭으로 큐브를 쪼아가기보단 여우로 닭 사냥 하는게 더 재밌더군요 ㅋㅋ

같은 게임을 여러판 해도 지치지 않나봅니다.

그리고 곧바로 알려준 판데믹. 눈치 채셨겠지만 머리 묶기 때의 그 아이가 계~속 등장하죠? 이 아이도 나름 짬이 있어서 제법 어려운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영특하다보긴 어렵지만, 눈치가 빨라서 게임에 아주 빨리 적응해요. 유일한 단점이라면... 제가 게임을 설명 해줄 때 옆에서 설명을 가로챈다는 점 -_-;;;; 그래서 이 아이를 제지 하느라 설명이 늘어지는 경우가 잦습니다.

제가 저학년 아이들과 놀아주는 동안 고학년들은 티츄를 하고 있었군요. 요즘 고학년들 사이에선 티츄 열풍이 불고 있어요. 고학년들 3~4명을 제대로 알려주니, 서로가 서로룰 알려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오네요.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선 자기들끼리 다 해결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 제가 없어도 함께 티츄를 하며 재밌게 지낼 듯 싶습니다.

차이나타운 중. 귀여운 옆모습이라 요것도 특별 공개! 맞은편에 앉은 남자아이에게 "노노노노~ 그 가격으론 안팔거야" 하며 흥정을 하는 모습입니다.

적극적으로 돈을 달라고 어필하기도 하고...

"사고 싶으면 적어도 이만큼은 줘야해!!" 하며 악착같이 돈을 뜯어내더군요 ;;;;;; 나중에 10원도 손해보지 않으려 하는... 그런 무서운 여성으로 성장할 듯한 느낌이 듭니다 ㅋㅋㅋ 그런데 정작 게임은 좌하단의 꼬꼬마가 이긴게 함정.... 좌측 두 아이의 기운에 눌린건지 우측 두 아이는 게임 내내 영~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어려워요..ㅠㅠㅠ" 하고 잉잉 대더군요... 앞으로 이건 기 센 아이들끼리만 해야할 듯...

협박하는(?) 표정이 참 좋은 사진인데 얼굴을 다 공개할 수 없는게 너무 아쉽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학년들에게 픽피크닉을 한번 더 알려주고 오늘의 일정은 마무리~~~~~~

오늘 하루 알차게 놀아줬군요.

**** 보너스 영상 ******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아동센터에선 일당백 역할을 할 수 있는게 중요합니다. 저는 요리/응급치료/놀이/교육/마술/청소감독/컴퓨터 관리 등 인력이 부족한 곳을 땜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요.

특히 잘하는 것으론 공기놀이가 있는데요. 어렸을 때부터 가진 손재주를 십분 활용하여 아주 잘 써먹고 있습니다. 대체로 아이들과 공기놀이 대결을 할 떈, 1 대 5로 대결을 해요. 아이들의 점수는 모두 합산한 것으로 계산해주죠. 게다가 저는 공기알을 모두 던졌다가 받는 천재공기, 아이들은 일반공기 규칙을 적용하는 페널티도 적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