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클론"의 배경 이야기 - 시작하기 전에

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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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18 오후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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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새 이야기거리로 다시 돌아온 트레비 작가 '세하'입니다.

이전에 '보드게이머가 디자이너가 되기까지'란 글로 여러분에게 제 이야기를 들려드렸었습니다.

그 글 중에 제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에 대해 얘기를 더 할 수 있으면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이제 그걸 조금씩 실천으로 옮겨 보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상반기에 가장 집중했던 개발활동은 '클론'이라는 전략 보드게임의 고도화입니다.

보드게임 지원사업 참가 덕분에 오랫동안 묵혀두기만하고 확실하게 구체화하지는 않았던 게임을 고도화한 셈이지요.

바로 그 게임이 이전에 보드게임콘을 통해서도 잠시 선보였던 '클론'이라는 게임입니다.

<프로토타입 표지>

이번에는 이 '클론'이라는 게임에 대한 배경 이야기를 몇 회에 걸쳐 소개하려고 합니다.

게임의 세계관을 그대로 서술하여 소개할까 하다가

프롤로그를 소설 형태로 소개하면 더 낫지 않을까 싶어서 소설형식을 띤 글로 올리겠습니다.

다음에 올릴 글들이 나중에 보드게임 '클론'을 접하시는데 있어서 몰입감을 더 주는 긍정적인 역할의 선봉장이 되길 바랍니다.

일단 그 전에 이 게임이 개발되는 과정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 드립니다. ^^

보드게임 클론은 2013년 9월 즈음에 처음 구상하여 룰로 정리해둔 게임입니다.

국민학교 6학년 시절에 읽었던 SF소설이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었기에

이를 게임화하려고 하는 건 어찌보면 제겐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2013년 당시 이 게임의 프로토 타입을 만들려고 하니, 세세하게 손봐야할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구성물이 많아서 일일이 만들 생각하니 앞이 까마득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쓸데없이 프로토타입을 고퀄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제일 처음 구상한 보드판>

하여간 그 게임을 다시 손본 것은 2016년 9월쯤이었습니다.

룰을 수정한 것이 아니라 게임판 구성을 조금 달리했고, 게임에 쓰일 카드를 더 구체적으로 설정해두었습니다.

동시에 각 판에 활용될 구체적인 장소도 정했습니다.

그러고 다시 잊어버리고 지냈습니다. 프로토 타입이 없이 룰만 있는 보드게임은 더 이상 발전이 어렵기 마련입니다.

<개선한 보드판과 카드의 구체적 설정>

제대로 정리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작년 2018년 10월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직업이다보니 학습에 조금 도움이 되고자 보드게임을 적용했습니다.

이 때, 클론에서 사용하고자 했던 카드 운용 시스템을 아주 간략화해서 적용했습니다.

머리속에서만 생각한대로 시스템을 적용했으나 게임이 제대로 잘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고,

10월 말에는 각 카드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세세하게 작업을 해나갔습니다.

<이전 타입에서의 카드 구성과 비율 설정>

아무래도 게임에 몰입이 되려면 테마가 중요하고,

프로토 타입이라고 할 지라도 이러한 테마성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에 따른 세계관이나 이야기도 대충 구상해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니 프로토 타입 때부터 세세한 설정이 들어가도록 해야해서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사실 이러한 진행과정은 핵심 게임 시스템이 확정되지 않으면 안되는 방법입니다.

게임 시스템에 변화를 줘야할 경우, 세세한 설정은 언제든지 갈아엎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 나름대로 핵심 시스템을 손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하고 진행했어도 그러지 못할 경우도 종종 있으니까요.

2019년 3월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프로토타입을 제작했습니다.

테플을 진행하면서 세부적으로 불편한 요소들이나 흐름에 방해되는 요소를 찾아 제거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아서 지속적으로 전문가 집단에서 테플을 하며 수정사항을 적용해갔습니다.

큰 게임의 흐름을 확정하여 보드게임콘에서 선보인 후에도 게임의 방향성을 놓지 않고 좀 더 완성된 형태를 계속 고민했습니다.

<보드게임 콘에서 선보였던 카드와 보드판들>

2019년 6, 7월을 거치며, 자잘한 규칙과 직관적인 면, 전략적인 면, 테마적인 면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도록

계속된 수정과 보정을 하였습니다.

수많은 테플과 수정을 거치며,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 것인지 하는 결정의 문제였습니다.

클론이 가져야 할 최종적인 목표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수많은 의견과 개선요소가 살아났다 제거되었다 반복했거든요.

이제서야 고심 끝에 정리한 요소로 실제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흐름은 동일하지만, 보드게임콘에서 선보였던 프로토타입과는 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사실 어떻게 최종형태가 나올지는 아직 모릅니다만, 출판물로 나오기 전에

클론의 테마에 관련된 이야기와 설정들을 여러분들에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다음에 올릴 글은 보드게임 '클론'의 프롤로그에 해당되는 소설형식의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시고 관심을 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꾸벅~

요원 여러분, 외계의 기술을 전해 받은 우리 지구는 대다수의 장치에서 ‘제로모늄’을 에너지 근간으로 사용하여 왔습니다. 제로모늄은 핵원료로 쓰이는 플로토늄과 같이 효율성이 아주 높은 에너지 물질이지만, 인체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 획기적인 고순도 합성물입니다. 다만 불안정한 화학구조로 인하여 다루기가 힘든 물질이기도 합니다.

제로모늄의 합성공식을 처음으로 발견한 H.K. 엔리케 박사에 의하면, 다양한 도구에 제로모늄을 합성하여 사용할 수도 있고, 역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도구들에게서 다시 제로모늄을 추출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대신에 도구에서 추출한 제로모늄은 불안정해서 이동수단 연료의 에너지원으로 쓰인다면, 고갈될 때까지 완전연소가 필요하다고 경고했습니다.

클론에 의한 외계인의 침공이 기정사실화되기 전까지, 우리 지구인들은 대부분의 이동수단을 개조하여 연료로서 제로모늄을 사용해왔습니다. 외계인의 본격적인 공습 이후에는 대부분의 제로모늄 제조건물이 파괴되어 공급이 차단되었으며, 남은 소수의 제로모늄 제조시설은 철저한 보안에 가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제로모늄이 쓰인 다양한 도구들에게서 제로모늄을 추출하여 이동연료로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바야흐로 우리에게 얼마 남지 않은 제로모늄을 활용하여 최후의 외계인 공격을 막아야할 때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NBSA 요원이라면 응당 보안에 가려진 제로모늄 제조시설이 파괴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클론은 이 시설을 파괴하여 완전한 지구 장악을 노리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최후는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부탁합니다, 부디 지구의 역사가 이대로 멈추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간절히 부탁합니다.

-NBSA 수장 홀트슈타인의 연설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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