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XX에 대한 잡설 #2

또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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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25 오후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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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글은 무려 전 편(?)이 있는 글입니다.

무려 4년 전에 쓰고 그동안 2편을 안 썼습니다.

http://www.boardlife.co.kr/bbs_detail.php?category=&tb=board_community&pg=&bbs_num=10964&delivery=&game_id=

개인적으로 18XX에 광팬으로서 최근의 트렌드가 제게는 조금 불만이라서 쓰기 시작했는데...

#1를 쓰고 나니 쓸데없는 소리 같아서 멈췄네요.ㅋㅋ

세상의 흐름을 거스르는 거 같아서...

근데 시작한 것은 끝을 내야할 거 같아서 일단 다시 적어봅니다.^^

문제는 제가 18XX를 한 것도 4년 전이라는 거죠.ㅋ

이미 트렌드는 바뀌고 저는 철 지난 소리를 합니다.

18XX에 관한 잡설은 첫번째가 '테마'에 대한 거라면 두번째는 '시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8XX 게임의 두 가지 큰 축은 주식과 경영입니다.

복잡함을 기꺼이 감수한 이 게임은 완벽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 두 부분에 다른 게임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실제로 주식이란 테마를 전면에 내세운 게임조차도 18XX의 주식시장의 재현에는 절대로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또 경영면에서는 그 악명높은 AOS가 이 게임의 경영을 간략화한 거라는 걸 생각하면 말 다 한거죠.

시간이 흘러가면서 디자이너들은 18XX 오마주에 가까운 게임들은 만들어갑니다.

그 하나는 주식을 심플하게 바꾸고 경영만 남긴 그 '위대한' AOS가 있죠.

또 경영조차 복잡하다고 심플하게 바꿔버린 시카고 익스프레스 같은 히스토리컬 레일로드 시스템 게임들이 있죠.

경영을 축소하고 주식에 집중한 게임은 그리 많지 않지만 저는 볼티모어 앤 오하이오가 이런 게임이라고 봅니다.

어찌되었건 뭘 줄이든간에 이들이 집중하는 건 바로 '시간축소'였습니다.

그 경향은 본격적인 18XX게임에도 적용되어 너도나도 시간을 줄이는 데 집중합니다.

1870이나 1861 정도가 나온 후에는 7시간 이상의 긴 게임보다는 4~5시간짜리 중간급 18XX가 많이 나왔고 최근엔 2~3인짜리 게임이나 3시간짜리 18XX이 대세를 이루는 거 같습니다.

시간을 짧게 해서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건 좋아졌는데 이런 경향이 짙어진 이후로 공통적으로 잃어버린 특징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주식시장의 의미 퇴색입니다.

물론 여전히 주식을 사고파는 게 의미가 없진 않습니다.

나름 열심히 사고 파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고 사실 그게 없으면 18XX가 아니죠.

그런데 문제는 이제는 주식을 자주 사고팔아서 이 게임을 즐길 수는 있지만 이기지는 못한다는 겁니다.

물론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제 경험상으로 초기에 기업을 스스로 키우든, 받아서 키우든 어찌되었건 상황이 허락한다면 오래 쥐고 끝까지 가는 사람이 유리해진다는 겁니다.

이게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주식의 흐름을 아주 잘 살리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인 바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배당하면 주가 오르고 유보하면 내려가고 팔면 내려가고 완판하면 올라가는 복잡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그만큼의 시간(턴, 라운드)가 필요한 거죠.

시간을 줄이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의미를 둘 수 없게 되고 주식은 거들 뿐이고 경영에 모든 걸 집중하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충분한 시간(턴, 라운드)를 고려하지 않고는 사실 주식시장을 제대로 재현하는 게임을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너도나도 주식게임, 주식게임 하지만 확실하게 이거다 하는 게임이 없는 게 아닐까 합니다.(어콰이어 지못미)

사실 제일 길다고 하는 1856이나 1870도 고인물들끼리하면 주식보다는 경영이 승부를 좌우합니다.

그러니 시간을 줄인 게임은 더더욱 그런 경향이 나타나는 거겠죠.

그래서 뭐 주가가 잘 떨어지지 않는 시스템이나 2~3칸씩 올라가는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문제는 짧은 18XX 두판 보다는 뭔가 긴 호흡을 느끼는 18XX를 1판 돌리면 만족감이 더 높다는 겁니다.

쓰레기가 되어서 보유제한에 걸리지 않는 기업 끌어모아서 1등을 하는 그런 플레이를 보면 가슴이 뛰었거든요.ㅋ

(그래서 그 이후로는 기업을 함부로 버리지도 못했다는...^^ 결국 그러다가 첫 기업 다들 쥐고 가는 분위기로.. 그러다가 이제 타이밍 좋게 버려서 이기고... 뭐 그런...)

개인적으로 18XX는 게임이라기 보다는 낭만 같습니다.^^

그래서 테마를 찾고 시간을 들여서 즐기는 걸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게임성을 떠나 긴~ 게임 18XX는 무조건 좋아하는 편입니다.

짧은 건 왠지 18XX가 아닌 거 같다는...

물론 요즘도 꾸준히 긴 게임 18XX가 나오는 거 같고 최근에 정식발매도 되고 있어서 저를 흥분케 하네요.

문제는 저는 갈수록 18XX와 멀어지는 데 새로운(정식발매 되는) 18XX는 계속 많아 지네요.ㅋㅋ

디자이너와 시장의 경향을 거스려는 건 아니고요 그냥 그때(지금은 아닌지도...) 느낀 소회를 무려 5년 동안 풀어봤습니다.

아무튼 요즘 게임도 좋지만 1856, 1870 같은 게임도 많이 사랑해 주시고 최근에 재판되는 1861도 시간되시면 해 보시라는 말로 훈훈하게 끝낼려고 합니다.

좋은 게임을 하는 데 시간이 방해가 될 수는 없기에...ㅋ

#3은 있을수도 있는데 그것도 4년 후에나...(조금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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