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nibal: Rome Vs. Carthage

팔슈롬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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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28 오후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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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사 카운터(Hex-Counter) 시스템과 Area 임펄스 시스템은 오랜 시간 워게임의

양대 시스템으로 일컬어왔지만, 80년대 이후 부터 이런 워게임은 큰 위기에 봉착합니다.

90년대 들어서 워게임의 구세주처럼 나타난 게 바로 카드 드리븐(CDG) 시스템입니다.

"마크 허먼"옹에 의해서 시작된 CDG는 위기의 워게임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략 게임 시스템의 골격을 형성했으며,

워게임 유저뿐만 아니라 일반 보드 게임 유저들도 워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다가갈 수 있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결국 CDG는 워게임의 전략이라는 장르에서 가장 보편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고,

지금은 전략뿐만 아니라 전술, 작전 레벨 단위 게임에서도 광범위하게 쓰이며

심지어 유로 게임에서조차도 그 시스템은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크 시모니치옹의 한니발은 1996년 아발론 힐사에서 처음 발매가 되었습니다.

이 게임은 CDG의 시초라고 불리는 마크 허먼옹의 "We the People"의 시스템을

계승하였습니다. We the People의 재판이 "워싱턴의 전쟁"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한니발이 더욱 닮아있습니다.

한니발은 워게임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게임 중에 하나입니다.

특히 많은 워게임 중에서도 테마의 몰입이라는 부분에서는 상당히 돋보이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다른 분들이 올려주시는 후기만 보더라도 매우 재미있고 수준 높은 후기이고

테마에 몰입하셔서 재미있게 즐기신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테마 자체가 한니발의 제2차 포에니 전쟁이라는 비교적 대중적(?)인 테마이지만,

다른 상급 워게임에 비해 간결한 룰, 아름다운 게임 구성물 같은 요인이 그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니발은 현재(2015. 9월) 보드게임 긱 워게임 분야에서 9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10위권 안의 게임들 중에 가장 발매 년도가 오래된 작품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순위입니다.

*다만 워게임의 좋고 나쁨을 긱 순위로 판단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입니다.

그냥 얼마나 대중적인 워게임인지를 판단하는 정도로만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이미지 출처: C3i e-Magazine

한니발의 디자이너 Mark Simonitch 옹은 워게임 분야에서는 살아계신 전설 중에 한 분이시지요.

현재는 GMT 사에서 로저 부사장님과 같이 가장 중심에 계신 분이기도 합니다.

게임 디자인으로도 유명하시기도 하지만 특히 게임 아트 디자인 분야에서는(특히 맵 제작)

가장 독보적인 분이십니다. 아발론 힐 시절 한니발과, 후계자(Successors) 두 개의 CDG를

디자인하셨는데 이 두 개가 이 분의 유일한 CDG 게임입니다.

아발론 힐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Successors의 판권은 GMT 사에게 넘어갔지만,

한니발은 Valley Games 사에게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지금 대부분 유저분들께서 즐기시는 버전은 Valley Games 사에서 재판된 2007년 버전입니다.

한니발이 오랜 기간 동안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 중 Valley Game 사의 재판 버전도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당시 재판되는 시기에 상당한 이슈가 되기도 했었지요.

당시 한니발 재판의 인기에 힘입어 Valley Games 사에서는 한니발의 후속작으로

1차 포에니 전쟁을 다룬 Hamilcar(한니발의 아버지)의 발매 계획을 세웠지만,

아쉽게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흐지부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워게임 맵 아트 디자인은 단순히 아름답고 예쁘게 만드는 일만이 아닙니다.

대부분 히스토릭 계열이므로 관련 고증과 실제 축적 비율, 게임 시스템과 상관관계 등

을 고려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작업입니다.

*이미지 출처: Valley games, Inc

많은 기대를 모았던 Hamilcar

(혹시 Hamilcar의 발매 취소 이유를 자세히 알고 계신 분이 있으신지...)

2007년 재판된 Valley Games 사의 한니발 박스 커버 모습

뒷면 모습

1996년 발매된 아발론 힐사의 한니발 초판

총 27페이지 분량입니다. 분량이 많은듯하지만, 기존 워게임들과는 달리 빽빽한 구성이 아니라서

크게 많은 분량은 아닙니다. 거기다 인기 게임이라 한글화 자료도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항상 한글화에 힘쓰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룰 북 앞 부분에 2차 포에니 전쟁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워게임을 즐기는데 있어서 테마의 몰입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도 한니발은 매우 깊은 몰입감을 줍니다.

요약룰 시트가 한 장 제공됩니다

많은 분들이 장점으로 꼽으시는 모듈식 조립 보드입니다.

앞서 디자이너인 마크 시모니치옹은 가장 뛰어난 맵 디자이너로 소개해드렸는데,

사실 한니발의 맵 디자인은 다른 분이 하셨습니다.

Kurt Miller라는 분인데 이 분 역시 워게임 아트 분야에 유명하신 분입니다.

마크 시모니치옹은 한니발에서 게임과, 카드 카운터 디자인을 하셨습니다.

별도의 차트를 제공하지 않고 맵에 각종 판정 테이블을 담고 있습니다.

한니발의 게임 순서를 살펴보면

제일 먼저 보충 페이즈-카드 받기 페이즈-전략 페이즈-겨울 체크-승리 체크 순입니다.

게임의 순서만 보아도 익숙한 기시감. 워게임을 자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너무나 익숙한 흐름입니다. 그리고 이 게임은 "Washington"s War"와 많이 닮았다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사실 "We the People"를 더욱 닮았지만 국내에서

플레이해보신 분들이 매우 드문 것으로 알고 있기에 워싱턴의 전쟁을 예로 들었습니다.)

고대 카르타고 숫자와 로마 숫자로 표시된 주사위는 작은 부분이지만 게임의 퀄리티를 높여줍니다.

게임에 사용되는 카운터들은 담은 시트 역시

마치 유로 게임스럽습니다. 펀칭이 수월하며 깔끔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략 카드는 OP 카드와 배틀 카드 두 종류로 나누어집니다.

최근 CDG들은 배틀 카드를 사용하는 게임들이 드뭅니다.

CDG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OP 카드는 유닛을 활성화시키는 OP 수치와 이벤트가 담겨 있습니다.

초창기 CDG는 OP 카드와 이벤트 카드를 분리해서 많이 사용했는데,

어쩌면 한니발이 OP와 이벤트를 같이 쓰는 시스템의 초석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초창기 CDG가 나올 때만 해도 일부 워게임 유저들은 역사적 시뮬레이션이 약하다는

의견을 내어 놓았습니다. 하지만 CDG는 수많은 카드에 역사적 이벤트를

첨가하여 오히려 많은 분들이 좀 더 역사적 테마에 몰입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는 CDG의 카드들이 게임 시스템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떠나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틀 카드시스템은 사실 요즘 CDG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시스템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한니발을 많이 즐겨 보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배틀 카드시스템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호불호가 나누어지는 시스템입니다)

배틀 카드시스템은 서로가 가진 카드를 번갈아 내면서 카드의 상성 관계를 통해 전투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사실 많은 워게임 유저들은 이 배틀 카드시스템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니발의 인기는 이 배틀 카드시스템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한니발이 배틀 카드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았으면, 그냥 정치 마커 뒤집기 게임으로 남았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너무 자주 벌어지는 전투로 인해 자칫 게임이 루스 해질 수도 있고,

이로 인해 귀찮아서 셔플을 제대로 안 하면 전 전투에서 사용된 카드가 그대로 나오는

안타까운 상황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

한니발이 과연 CDG 입문 게임으로 훌륭한 게임인가?

이 부분에서는 사실 의견이 나누어집니다.

일단 저는 개인적으로 합격점을 주겠습니다.

먼저 적당한 난이도와 배틀 카드를 제외한 전략 카드의 사용법을 배우는 부분에서

부족함이 없는 게임입니다. 다만 유닛의 운용이나 전투 부분 같은 요소는

요즘 CDG 워게임에서 보기 힘든 만큼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본격적인 CDG 워게임을 배워 보고 싶으신 분들은 차라리 입문작으로

"Wilderness War"를 추천드립니다.

제가 비록 한니발을 크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한니발이 워게임으로 가지고 있는 의미는 중요합니다.

사실 그 의미는 Valley Games 사를 통해 재판이 되면서 더욱 분명해진 듯합니다.

이제는 "이 게임은 워게임이다, 아니다."라는 논쟁은 무의미할 정도

독특한 시스템의 워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니발은 오랜 시간 멋진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마치 워게임과 유로 게임의 경계선에 서있는듯한 모습으로 말입니다.

최근의 추세로 이런 초창기의 고전적인 CDG 시스템의 게임이 나오기는 힘들다고 예상한다면

한니발의 가지는 워게임에서 위치는 더욱 분명해질 것입니다.

“장군, 장군 생각에 역사상 최고의 명장은 누구일까요?”

“말할 것도 없이,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능가할 사람은 없소.”

“그렇군요. 그러면 두 번째는요?”

“에피루스의 피로스요.”

“…음. 그럼 세 번째는?”

“바로 나, 한니발이오.”

“하하, 그러나 장군은 제게 지지 않았습니까?”

언제쯤 자기 이름이 나오나 하고 조바심 내던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는

조국 카르타고를 떠나 시리아에 망명하고 있던 한니발에게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그러게 말이오. 하지만 내가 그때 당신한테 지지 않았다면,

나는 알렉산드로스와 피로스를 뛰어넘어 사상 최고의 명장이 되었을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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