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만들어보는 테마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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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1 17:36

추상 전략 같은 것을 제외하고, 게임의 테마와 내용이 분리되어 있는 게임들이 종종 있습니다. 대체로 그런 게임들에 내려지는 평이 안 좋은 이유가 되기도 하죠 -_ㅠ..

전 게임 하면서 한번씩 왜 이런 테마인지, 이런게 왜 있는지 한번씩 생각하곤 합니다. 그게 정말 말이 되는지는 둘째 치고.. 제가 느꼈던 테마들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해볼까 해요. 혹 공감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리뷰라기보다는, 뻘글이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재상은 있으면 좋지만 (점수) 남보다 많아야 훨씬 더 가치가 커지죠. 남들보다 강한 권력을 쥐어야지만, 많은 보상을 받는 것입니다.

원로는 재상보다는 영향력이 크지만 (점수), 그 자체로는 큰 역할을 하지 못 합니다. 스스로를 제물로 바쳐 부족을 도와줄 사막의 수호령들을 불러오죠.

건축가들은 일감(푸른색 공간)이 많고, 지을 사람들이 있어야 (건축가, 고행자) 돈을 많이 벌죠.

상인들은 한 두 명끼리는 보부상이지만, 여러 명이 모인다면 사막을 휩쓰는 대상 (카드를 쓸어오죠.)이 될 수 있습니다.

암살자들은 한 번에 여러 의뢰를 받지 않습니다. (한 번에 한 명만 죽입니다.) 그리고 멀리 있는 사람을 죽이려면, 그만큼 큰 조직이 필요합니다.

장인들은 자체 점수도 있지만, 많이 모이면 모일수록 길드를 형성하여 가장 큰 길드는 더 큰 영향력을 가지죠.

그리고 사막에서 장인들은 아이템을 함부로 팔지 않습니다. 먼 길을 찾아오는 (산을 돌아오는) 정성이 있는 자들에게만 판매하죠.

마지막으로, 게임이 진행되면서 융성했던 부족들은 하나 둘 씩 사라지고, 선조의 영혼(원로), 역사 기록(재상과 낙타), 유적(텐트, 왕궁, 야자수) 같은 그들의 흔적만 남아있게 됩니다.

워터딥에서 사람들은 승점은 영향력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향력이 가장 높은 사람이, 승자가 되어서 워터딥을 지배하는 자로 거듭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자기의 분야에서 활약할수록 (군주 카드) 영향력이 올라갑니다. 또한 게임 끝나고 돈이 많은 사람들이나, 휘하에 많은 모험가들을 거느리고 있는 자도 추가 승점을 받죠.

해골을 받는 곳은 강력한 보상을 줍니다만, 대체로 치안이 좋지 않은 곳입니다. 도시의 정책을 좌우하는 유력자들이 그런 곳에 드나든다면, 안 좋은 소문이 나고 이미지가 나빠져서 영향력이 떨어지겠죠. 예외로 자냐타르(해골 당 점수)는 비밀을 무기로 쥐는, 범죄의 지배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추가 점수를 받습니다. 다만 자신이 너무 드나들거나, 다른 사람들이 계속 왔다갔다 하면 어디에 있는지 정체가 파악될 수 있으므로 (4점), 오히려 감점을 받게 되죠.

플레이어들은 예쁜 천을 만들어내야합니다. 너무 삐뚤빼뚤하게 만들어내면 (이상하게 생긴 타일들) 비용도 적고 시간도 적게 들지만, 다른 의뢰 (월급 단추)도 받지 못 하고, 다른 천을 붙이기도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단정하게 만든다면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드는 대신에 계속해서 만들기가 쉽고 의뢰도 계속 들어오죠. 다른 사람보다 많이 한 플레이어는 남는 자투리 천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어느 곳에서나 할 수 있는 기본 액션도 있지만, 대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지식을 익혀갑니다. 낙타를 팔아서 돈을 번다거나, 유력자에게 진상하고 승점을 받는다거나.. 그 도시를 지나치기만 했다면 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술도 못 배우고, 교역소를 설치할 수도 없죠. 또한 너무 많은 도시를 지나다보면,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을 까먹기도 합니다. (기존에 있던 도시에서 교역소를 빼와서 설치)

대도시에 먼저 도착한 사람은 진귀한 외국인이기 때문에 환대를 받습니다만, 그 후로 오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베이징에서는 칸을 볼 수 있고, 거대한 시장이 있어 언제든지 팔 수 있으므로 승점과 자원에 따라 점수를 받죠. 그러나 뒤에 오는 자일수록 적은 승점을 받게 됩니다. 진귀한 서양인 탐험가도 보면 볼수록 익숙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행에 드는 기본 경비 말고도, 사막이 있는 육로를 지나가려면 낙타를 준비해야하고, 강이나 바다를 건너가려면 뱃삯을 준비해야 하죠.

국가를 경영하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것만 할 수도 없고, 하나만 주구장창 할 수도 없습니다. 모든 분야에 최소한의 관심은 써야하죠. (원하기 싫은 행동이라도, 만칼라를 배치하기 위해 해야할 수 있음.) 일정 분야를 독점한다면, (건물 4개, 3개) 추가 영향력 (점수)이 주어질 것입니다. 지휘관은 돌아다니면서 특산물을 가져올 뿐이지만, 영향력을 얻으려면 그 지역에 군사가 주둔해야 합니다. 그러나 남의 군사가 이미 있다면, 뒤에 들어온 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력을 지니게 되겠죠?

물품을 교역하려면 항구로 가야합니다. 다만, 이 시대에서는 배가 가라앉는 일도 비일비재했기 때문에 어떤 상품을 얻게 될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이미 시장에 즐비한 물건이라면 (버려진 더미) 원하는 것을 골라 가져올 수 있죠. 의회는 기본적인 영향력을 제공하고, 어느 분야에서 추가 영향력을 지니게 해줄지 법안을 제정하지만 그 외의 추가 보상은 없습니다.

철도가 나아갈 기차 없이는 무용지물이고, 기차가 있어도 나아갈 철도가 없다면 무용지물이죠. 시간이 가면 갈수록 기술은 발전해서 낙후된 공장들이 나오게 됩니다. (기차를 공장으로 반환) 그러나 이런 기술들은 이미 대중적이고, 훨씬 더 발전한 기차들이 있기 때문에 기차로는 사용할 수 없고,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나 쓸모가 있습니다.

산업화를 진행하려면 공장이 계속 필요한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수공업에서 산업화가 나올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또한 키예프 노선 같은 짧은 노선에서는, 우수한 기차나 우수한 철도가 그다지 필요 없습니다. 반대로 블라디 보스톡 같은 노선에서는 기차가 좋으면 좋을수록, 노선도 좋으면 좋을수록 보상이 커지죠. 그만큼 먼 길을 가야하고, 튼튼한 노선이 필요하니까요. 거기다 단순히 소규모 역을 잇는 것이 아니라, 최종 목적지까지 연결하게 되면 기술력을 인정(승점) 받습니다. 고용된 기술자가 많은 자는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고, 경쟁에서 앞서가려면 숙련된 기술자 (번호가 높은)가 있는 편이 좋습니다. 물론 후기 시대(B)의 기술자들이 대체로 더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죠.

또한 기차역을 잇거나, 남들보다 늦게 행동하는 것은 일회성 보상을 줄 뿐이지만 산업화라던가, 기차 등은 꾸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점수를 주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금화는 노동자를 사서 일할 수 있지만, 노동자는 금화(충분한 돈)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돈을 벌어야하죠.

어떤가요. 아주 조금은 테마가 느껴지셨으면 좋겠습니다만 ^^; 적고 보니 억지스러운 부분도 보이네요. 사실 저 같은 경우에는 게임 자체만 재밌으면 테마를 그렇게 까지 생각은 안 하거든요. 다만 하다가 한번씩 떠오르는 내용들이 있어 정리해보았네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 모든 문화매체는 제작자가 유저와 상호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보드게임이나 게임들은, 지속적으로 피드백이 이루어지고 변경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데서 더 그 의미가 크다고 보구요.

결국 테마와의 연관성이란 것은 얼마나 집중하기가 쉽냐는 얘기인데.. 게임을 하면서 "이 행동이 가장 효율적이니까 해라" 거나, 협력 게임에서 "넌 저 행동 하는게 제일 낫겠다" 하는 것보다는, "내 기술력을 인정 받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선을 벌어야겠다" 고 하는 것과, "우리가 이 섬에서 살아남으려면 식량이 필요한데, 난 지붕을 엮어야되니까 니가 하는게 어떨까?" 하는게 훨씬 더 몰입이 잘 되지요. 다만 그것을 유저가 잘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면 훨씬 더 좋겠지만, 안 그렇다 해도, 테마틱한 게임은 유저가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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