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폴로의 발자취 내가 좋아하는 점 위주의 리뷰

쵸리

2,010

2015-9-17 오후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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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화재가 되고 많이 플레인 된 게임이라 특별히 리뷰를 쓸 계획이 없었는데

림림님의 저와는 다른 관점의 리뷰를 읽고 흥이 나서 저도 몇 자 적어봅니다.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3623&tb=community_post&id=&delivery=0&pg=1&game_id=&start=&b_category=&game_category=)

림림님의 리뷰를 읽고 크게 고개를 끄덕인 점은

1) 단점 위주의 리뷰가 재미있고 때론 게임의 특징을 더 잘 드러낸다.

2) 개인이 느끼는 재미와 감동은 사람마다 많이 다르구나. ㅎㅎ

림림님의 리뷰를 읽고 쓴 글이라 림림님의 글의 형식을 따라 썼음을 미리 고백합니다.

림림님 쏘리~ ㅋㅋ

#2. 캐릭터의 사용 – 양날의 검?

개인적으로 캐릭터를 사용하는 게임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습니다.

캐릭터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매우 힘들어 게임이 이상하게 흐르는 경우도 많이 있고, 또한 캐릭터에 맞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플레이 경험과 플레이 능력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잘 하기가 힘들다는 뜻입니다. ㅎㅎ)

그럼에도 캐릭터가 있는 게임의 매력은 선택된 캐릭터에 따라서

1) 매우 다른 전략을 펼치게 되고

2) 내가 해보지 않는 시도를 하게 되고

3) 잘 사용하지 못하는 캐릭터에 대한 도전 욕구가 생기게 되고

4) 따라서 리플레이성이 높아집니다.

추가로 각 캐릭터에 맞는 전략을 찾아서 수행하는 자체가 하나의 미니 게임을 하는 것 같아서 새로운 게임에서 최적의 조합과 루트를 찾는 연습도 됩니다.

마르코폴로의 캐릭터는 정말 사기적이라는 말이 딱 맞습니다.

전부 사기적이라 그래서 오히려 밸런스가 맞는다고 하는데 아직 이 부분에 대한 확신은 없습니다.

아직 5 회플 정도 밖에 못 해봤고 사용해 본 캐릭터도 3 가지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저도 사용하기 좋아 보이는 것과 사용하기 쉬워 보이는 것들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남들이 쓰면 그 캐릭이 좋아 보이는 건 왜 그럴까요? ㅎㅎㅎ)

이 게임에서는 그 밸런스를 맞추는 두 가지 장치가 있는데 꼴지부터 캐릭터를 고르는 것과 도시에 깔리는 카드의 구성 및 순서입니다. (여기에 목표 카드가 잘 조합되는 것이 또 하나의 관건입니다.)

물론 전자는 캐릭터가 뭐가 나오느냐에 따라서 별 효과가 없을 수도 있고 후자는 오히려 밸런스가 더 무너질 위험도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밸런스 문제는 각 캐릭터들을 다 플레이 해보고 다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또 한 가지 지적된 캐릭터에 의한 운영방법의 제한은 보는 관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저는 적어도 이 게임에서는 개인적으로 환영하는 편인데요~

그 이유는 이런 제한은 처음 게임을 할 때의 막막함을 어느 정도 해소 시켜줄 수 있고(방향을 잡아주고 게임 끝에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도 보다 명확해 집니다.), 때에 따라서 일반 전략 게임을 할 때 제가 좋아하는 전략만 계속 사용하는 고착된 형태를 보일 때가 있는데 이런 제한이 생기면 제가 선호하지 않던 방법도 사용하게 되는 다양성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근래에 이런 제한이 좋았던 경험이 2 가지 있엇습니다.

1) 빌리지 + 여관 + 항구 확장

빌리지를 여러 번 플레이 하면서 플레이가 고착된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는데 항구 확장을 하면서 미션에 의한 제한 때문에 오히려 제가 평소에는 하지 않던 플레이를 하게 되는 것이 (어떤 분들은 제약이라고 싫어하지만) 전 오히려 다양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좋았습니다.

2) 테라미스티카

이 게임은 마르코폴로만큼 사기적은 아니지만 캐릭터의 능력이 게임 방향을 상당히 바꿀 수 있는 게임입니다. 캐릭터마다의 특징이 분명하고 사용하기 어려운 것과 쉬운 것이 있습니다. 따라서 선택된 캐릭터마다 전혀 다른 게임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 이 게임의 커다란 매력입니다.

하지만 이 점이 단점이 되기도 하는데요.

1) 캐릭터마다 다른 플레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적응이 어렵습니다. 많은 플레이와 생각이 요구됩니다.

2) 캐릭터의 밸런스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단점이 존재하지만 오히려 다양한 캐릭터는 리플레이성을 어려운 캐릭터는 도전 욕구를 높이는 역할을 해서 높은 게임성과 함께 게임을 더 빛나게 합니다.

만약 테라가 똑 같은 상태로 출발하는 게임이었다면 매력이 훨씬 떨어졌을 것입니다.

물론 테라의 종족과 마르코폴로의 캐릭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조금 어렵지만(테라가 훨씬 복잡하죠~) 테라의 경우도 캐릭에 맞는 전략을 펼쳐야 승리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플레이의 제한이 발생합니다. 사실 제한을 주는 이 특징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3. 매커니즘

매커니즘은 그다지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남이 선점한 곳도 사용할 수가 있는데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것과 주사위를 2 개 이상 사용할 경우 낮은 주사위로 사용한다 정도가 약간 독특합니다.

사실 게임은 매우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주사위로 일꾼을 배치하여) 자원을 얻고, 여행을 하고, 계약타일을 완성합니다.

그래서 여기에 차이를 주는 것이 1) 캐릭터 2) 랜덤 도시 카드 3) 개인 미션입니다.

이 3 가지 조합이 되어 서로 다른 길을 다르게 이동하게 되죠.

어찌 보면 단순한 차이지만 이것으로 전 많은 차이를 느낍니다.

반대로 모면 게임이 단순한 구조인 것이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게임룰이 쉽고 명확합니다.

(게임마다 변하는 캐릭터와 도시 카드만 파악하면 됩니다.)

#4. 주사위를 보정할 수 있는 장치?

주사위 게임에서 주사위를 굴리는 운이 작용하지 않은 게임은 거의 없죠~

그래서 많은 게임들에서 그 운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보정 장치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보정 장치가 뛰어나도 주사위가 계속 말도 안되게 나오면 그 게임은 정말 ㅠ_ㅠ

(보정 장치가 너무 뛰어나고 쉬우면 오히려 주사위의 매력이 반감되는 느낌도 있습니다.)

대표적 주사위 운빨 게임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게임인 카탄을 전 매우 좋아합니다.

카탄에서는 주사위 보정을 거의 할 수가 없죠.

하지만 많은 경우 게임 플레이로 이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가장 큰 계기가 예전에 카탄 전국 대회에서의 경험입니다.

운 좋게도 결승전에 올라갔는데 쟁쟁한 플레이들과 결승 3 경기를 치루고 난 이후에 든 생각이 ‘이거 장난 아니네~’ 였습니다. 게임 내에 주사위 운이야 작용했겠지만 직접 실력들을 보니 ‘카탄은 운빨게임이야’란 말이 쏙 들어갔습니다.

10 년도 더 지났는데도 그 때의 긴장감은 정말 아직도 기억납니다. ㅎㅎ

마르코폴로는 주사위 운이 꽤 있습니다.

보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굴린 주사위의 합이 15 보다 작을 때 낙타나 돈을 받는 것, 2) 낙타 1 개 내고 재굴림, 3) 낙타 2 개 내고 주사위 눈 1 변경

플레이 해보니 숫자가 아주 작게 나와 낙타로 받는 것은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1 이 나온 주사위를 낙타 1 개 내고 재굴림 하면 되니까요~ ㅎㅎ

‘낙타 2 개 내고 주사위 눈 1 변경 ’은 꽤 부담스럽습니다. 6이 정말 필요할 때 5을 바꾸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ㅎㅎ

‘낙타 1 개 내고 재굴림’은 제가 플레이 한 게임에서는 꽤 자주 나오는 편입니다. 주사위 1을 굴려 대강 다른 숫자만 나와도 괜찮은 경우에 사용합니다. (주사위가 계속 1 만 나온다면 안습입니다. ㅠ_ㅠ)

제 경험으로는 숫자가 낮은 것보다 숫자가 가운데로 몰려 나오는 것이 더 안 좋더군요.

1/6 쪽으로 갈라지는 것이 더 사용하기 편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이 게임은 굴려서 나온 주사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할지를 고민하는 매우 전술적인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주사위의 숫자에 따라 사용할 곳을 계획합니다. 남들이 주사위로 놓을 곳을 예측하여 그곳을 피하거나 오히려 방해하기도 합니다. 시시각각 상황에 따라 전술을 변경하지만 전체적인 전략은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합니다. 어떤 경우엔는 높은 주사위가 필요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낮은 주사위가 도움이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이 이 게임의 가장 큰 재미라고 느끼는 지점 중에 하나입니다.

게임 자체의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몇 가지 변수를 주어 게임의 양념을 더했고 거기에 본인이 굴린 주사위 눈금을 가지고 계속 계획을 변경하며 자원을 맞추고 행동 순서를 바꾸면서 자신의 최후의 목표를 향해 다가가는 것.

#1. 게임의 재미

개인적으로 이 게임 매우 재미있습니다.

2015 년에 나온 게임 중 가장 손이 많이 갑니다.

저에게 이 게임이 ‘버건디의 성이나 트라얀보다 훌륭하냐’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권하기 좋은 게임을 고르라면 마르코폴로를 고를 것 같습니다.

촐킨이 처음 나왔을 때 ‘와~ 신기하다’는 감탄을 했었기 때문에 후속작 마르코폴로가 나왔을 때 상대적으로 실망한 사람들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촐킨 첫 플에 ‘정말 난 뭘 했는지 모르겠다’는 난감함이 있었습니다.

실제 이 게임의 플레이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데 3 게임 정도가 필요했고 그 뒤로도 몇 회플을 더 했지만 아직도 궁극의 비기들은 접근도 못하는 느낌입니다. ㅎㅎ

마르코폴로는 첫 플부터 뭘 해야겠다는 생각이 보다 명확하더군요. 다만 마음대로 되지 않을 뿐~ ㅎㅎ

저는 게임을 하면서 종종 영화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종종 영화에 비유를 하곤 합니다.

마르코폴로는 촐킨 디자이너가 제대로 상업 영화 한 편 뽑아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고 팔수록 깊은 맛이 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보기 쉽고, 화면 괜찮고, 테마 익숙하고, 플레이 타임 적당하고 (심지어 빨리 끝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플레이가 마냥 쉬운 것도 아니고, 다음에 다시 보기 부담스럽지 않은 그런 영화 같습니다.

역대 한국 영화 흥행순위를 찾아보니 역대 8위 800만을 넘은 영화 ‘과속 스캔들’이 있더군요. ㅎㅎ

이 영화가 정말 역대급으로 훌륭한 영화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영화 흥행이라는 것이 꼭 그렇게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가 인생의 영화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죄송~ㅎㅎ)

예전에는 한 게임을 물고, 빨고, 지지고, 볶고 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호평을 받는 게임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잘 하기가) 상당히 복잡한 게임인 푸코 같은 경우도 많은 분들이 자주 플레이 헤서 게임의 맛들을 깊이 우려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근래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게임들이 엄청나게 몰려 나오고 있어 (살 게임이 너무 많아요 ㅠ) 물고, 빨고, 지지고, 볶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면에서 마르코폴로는 (역대급 게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정말 시대에 잘 맞는 적당한 게임이다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스테판 펠트의 버건디, 트라얀, 보라보라도 주위에서 종종 까이는 것을 봅니다. ㅎㅎ

버건디는 조잡하다, 트라얀은 복잡하다, 보라보라는 테마와 일러스트가 마음에 안든다. ㅎㅎ

아무리 많은 사람이 훌륭하다고 해도 취향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거죠. ㅋㅋ

끝으로 한 줄평을 하자면,

“과속 스캔들도 800 만이다. 마르코폴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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