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폴로의 발자취 단점 위주의 리뷰

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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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15 오전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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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폴로의 발자취>

제 취향과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매우 주관적인 글로 마르코폴로의 발자취의 단점 위주의 리뷰입니다.

촐킨 디자이너들의 신작, 2015 KDJ Recommended, 2015 DSP 1위 수상작, 국내외 쇼핑몰 대부분 품절되고, 긱 평균 평점 8점대의 국내외 리뷰어들의 절대적인 호평을 받는 마르코의 발자취.. 어쩌면 요즘 가장 핫한 전략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게임을 최근 몇번 플레이해봤는데요.

개인적인 한줄평은 이렇습니다.

"나름의 재미는 있지만, 극찬 받을 정도의 대단한 게임인지는 모르겠다.”

#1 게임의 재미

물론, 이 게임이 재미가 없어서 피하고 싶거나, 몇 번하면 하고 싶지 않은 그런 게임은 절대 아닙니다. 크게 어렵지 않은 룰과 무겁지 않은 역사 속 인물을 테마로 한 게임이고, 그리 길지 않은 플레잉 타임과 과거 인기작들에게서 보아왔던 익숙한 시스템을 잘 조합하여 만들어진 게임이기에 누구나 처음 플레이 했을 때 평타 이상은 칠 수 있는 장점이 많은 게임입니다. 또한 이런 기본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지금의 KDJ나 DSP의 후보로 손색없을 만큼 적당한 포지션의 좋은 게임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캐릭터도 8명이나 존재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한번씩 해보고 싶은 욕구(?)도 생겨 강제 리플레이성도 갖추고 있구요.

하지만, 이 게임의 소문만 듣고 막연한 기대를 하고 플레이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2 양날의 검 - 캐릭터의 사용

개인적으로 캐릭터를 사용하는 게임을 크게 좋아하진 않습니다. 만약, 캐릭터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시스템위에 양념정도로 뿌려져 있는 정도까지는 괜찮지만 캐릭터가 게임 운영 전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임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는 8개의 캐릭터가 존재하고 최초에 플레이어에게 선택된 캐릭터는 게임이 종료될 때까지 그 캐릭터의 효과가 발동됩니다. 대부분의 후기에서는 모두 사기급 캐릭터고 캐릭터간의 밸런스가 대체로 맞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온전히 공감되진 않습니다.

물론, 제가 모든 캐릭터를 해본 것도 아니고, 수많은 플레이를 해본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건 게임하면서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선호하는 캐릭터와 비선호되는 캐릭터가 어느정도 나뉘어지며, 선호되는 캐릭터들의 승률이 조금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플레이어가 다르고, 어떻게 운영하는가에 따라 승패의 여부는 달라지겠지만, 동일한 조건, 동일한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운영한다고 했을 때도 밸런스가 맞다? 그건 좀 의문이 가는 부분입니다.

<8명의 캐릭터(자원획득에 특화된 캐릭터만 3종류로 나뉨)>

이 게임에서의 캐릭터 사용의 또 다른 단점은 캐릭터로 인하여 운영 방법에 어느 정도의 제한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캐릭터가 게임의 일부 룰을 파괴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캐릭터를 십분 활용하여 캐릭터의 능력으로 얻을 수 있는 건 최대한 얻어내야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플레이어들은 캐릭터마다 특화된 길을 어느정도 따라가야 하며, 일부 캐릭터는 이로인해 플레이 스타일이 고착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안그래도 게임 자체가 자원이 풍성하거나 액션이 많이 주어지는 게임이 아닌데, 어느 정도의 길을 따라가야하니 게임 자체가 더 자유롭지 못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여행에 특화된 캐릭터를 가지고 여행을 소홀히 해서는 이기기 어렵습니다.>

즉, 이 캐릭터의 사용은 게임 전체적으로 색다른 재미나 새로운 느낌을 주는데는 도움이 되었겠지만, 게임 전체적인 밸런스나 자유로운 운영방식에는 오히려 방해가 된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3 매커니즘

게임의 매커니즘도 한번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특별한 건 없었습니다. 결국 시스템의 핵심은 주사위를 굴려 이를 일꾼 형태로 배치하고 해당되는 곳의 액션을 하거나 자원 등을 얻어 이를 추후 점수화 하는 방법으로, 주사위를 가지고 일꾼배치를 하는 시스템은 기존에 에일리언 프론티어스나 킹스버그 같은 게임 등에서 사용했던 방식입니다. 이 주사위는 보라보라처럼 주사위의 눈금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어느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물론, 돈을 내고 주사위가 이미 선점된 곳이라고해도 올라타서 주사위를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은 특이했습니다만 결국 이것도 돈만 조금 더 내면 일꾼을 놓고 원하는 자원을 얻거나 액션을 할 수 있는 정도의 범주에 해당되어 뭔가 획기적인 느낌은 아니었습니다.(늦게 일꾼 배치하는 비용쯤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에일리언 프론티어스의 Lunar Mine의 구역 배치방법과 동일한 왕의 호의 칸>

주사위 일꾼배치의 기본 뼈대위에 자원을 모아 계약서 등을 이용하여 점수로 변환한다거나, 특정 지점을 점유시 보너스 점수를 얻는 등의 많이 통용 되어오던 게임방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익숙한 방식의 시스템의 조합이 나쁜 건 아닌데, 이 게임만의 특색은 크게 보이진 않는다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짬뽕(?)게임으로 요즘 많이 언급되는 라그랑하는 적어도 카드의 조합으로 남들과는 다르게 다양한 콤보를 짜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 게임은 일꾼배치하듯 순서대로 주사위 배치해서 자원받고, 자원 모은걸로 점수교환하고 이런 식의 진행이 계속 반복되다보니 게임의 전반적인 흐름에서 뭔가 드라마틱한 부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메커니즘의 조합은 잘 되었으나 그 이상의 임팩트는 받기 어려웠습니다.

#4 주사위를 보정할 수 있는 장치?

주사위를 이용한 훌륭한 전략게임은 이미 여럿 존재합니다. 버건디의 성, 트루아, 에일리언 프론티어, 보라보라 등..

이 게임들이 호평을 받는 이유 중에 하나는 주사위를 이용한 독특한 매커니즘의 존재와 이와 더불어 랜덤/운의 대명사라고 불리우는 주사위를 좀 더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보정장치가 잘 되어 있어 전략게임을 좀 더 전략게임답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버건디의 성에서는 보정을 할 수 있는 일꾼타일이 존재하고, 일꾼을 얻을 수 있는 건물도 존재하며, 일부 지식타일은 주사위 눈금을 지속적으로 보정합니다. 에일리언프론티어스 역시 카드를 활성화하여 지속적으로 주사위 눈금을 조정할 수 있고(연료를 지불 하긴하나 마르코폴로의 낙타보다는 훨씬 사용이 쉽고 체감비용이 훨씬 적음), 낮은 주사위라도 셋트 구성으로 일꾼을 배치할 수 있어 주사위를 보다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 트루아 역시 영향력을 잘 모아서 주사위 눈금을 보정할 수 있는데, 여기에 심지어 남의 주사위까지 구입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느낀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는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에서도 보정장치가 존재합니다. 이 게임에서는 낙타라는 자원을 가지고 주사위 눈금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근데 개인적으로 여러번의 플레이를 하면서 주사위 보정은 많이 해보질 않은 것 같습니다. 정말 어쩔 수없이 주사위 재굴림으로 도박을 걸어보긴 했는데 결과가 그리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주사위 굴린 이후의 내 모습>

그 이유는 주사위의 보정 값이 뭔가 비싸보였기 때문입니다. 낙타 1개를 내면 1번 리롤, 2개를 내면 주사위 눈금 1칸의 변화인데, 게임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낙타를 여기에 사용하기에는 뭔가 매우 아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낙타를 얻는 방법이 수월하냐? 또 그것도 아니고, 보정한다고 뭔가 확실한 이득이 보장된 것도 아닙니다. (단적인 반대의 예로, 버건디의 성은 주사위 눈금 1보정에 1개의 일꾼이 들어갑니다. 근데 이 일꾼 하나를 사용하여, 타일을 가져와 자신에게 크게 유용하게 사용하거나, 다른 사람을 확실히 견제할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이득이 보장되기 때문에 미리 일꾼을 만들어 놓는 액션조차 불필요한 행위가 아닙니다.)

<버건디의 성에서 주사위를 보정해주는 일꾼>

이렇게 주사위를 보정하는데 망설임이 생기다면 애초에 주사위를 잘 굴리는 것이 너무너무나 중요합니다. 물론 디자이너가 주사위 총합 15가 안되면 돈 또는 낙타를 부족한 눈금만큼 주는 룰을 만들어 놓았지만, 그래도 주사위의 합이 15가 안되는 것보다는 원하는 수의 주사위조합이 나올 때 훨씬 운영하기가 수월합니다. 결국 이 게임은 주사위를 굴려 매 라운드 서로 차이가 나는 불평등한 조건으로 일꾼 배치를 하게됩니다.

물론 이런 부분들이 게임을 좀 더 가볍게 하고, 파티스럽게 만들어 게임의 적당한 무게를 만들어가는 요소가 될 수 있고, 뭔가 작가가 의도하고 생각했던 그런 컨셉에 맞을 수도 있겠지만, 정말 중요한 순간에는 주사위가 갈리게되면 라운드 전체가 플레이어의 운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은 전략게임이라는 부분의 무게감을 조금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진 않아나 생각합니다.

#5 기타 그리고 글을 정리하며..

그 밖에도 쉬운룰이지만 에러플할만한 요소들이 생각보다 다수 존재한다던지, 1,3 가치의 자원 컴포넌트의 구별이 모호한 부분이라던지 등의 것들도 이 게임의 단점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너무 생각 이상으로 이 게임을 공격하는 것 같아서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마르코폴로의 발자취...

사실 좋은 점도 많은 게임이지만, 개인적으로 기대가 컷기에 아쉬움이 남은 게임입니다.

제가 이 글은 쓴 이유는 이 게임을 욕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 인터넷상에 있는 모든 후기가 호평이라 아직 해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참고적인 의미에서 적어보았습니다. 이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사과의 말씀을 전하며 이 후에 접하시는 분들도 그냥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라고 참고 정도로 해주셨으면좋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게임이라도 보는 관점이 다르고 개인의 취향이라는 것이 존재하니까요.

사진출처 : boardgameg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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