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이건 꼭 사셔야 합니다!" - 스네이크 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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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9-6 오후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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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네이크 오일

Snake Oil

스네이크 오일이란 가짜 건강 식품이라던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약 같은 걸 말한다.

한국에도 예전부터 이런게 있었는데 "만병통치약"이라 불리는 것 말이다.

"이 약만 먹으면 있던 병이 다 낫습니다." 성분을 알고보면 비타민이라던가..

이 약을 파는 판매원을 Snake Oil Salesman이라 부르는데, 가짜 약인 걸 알고서도 팔면 사기꾼이다.

이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이 사기 스네이크오일 판매원이 되어, 고객에게 어떻게해서든 팔아야 한다.

여기선 그냥 약 뿐 아니라 온갖 것들이 만들어져 판매를 해야 한다.

세 가지 에디션이 있는데, 플레이 인원수와 카드 수에 약간 차이가 있고 규칙은 완전히 똑같다.

모두 다른 단어들이며 섞어서 플레이 가능하다.

이 글에서는 오리지널 에디션을 사용했다.

336장의 영단어 카드가 있고

28장의 손님 카드가 있다. 이건 양면이라 56 가지라고 보면 된다.

Mensa Select

이 게임이 멘사 선정이라니 처음엔 의아했다.

치밀한 수읽기와 전략 그리고 여러 분야의 지각력에 높은 점수를 주는 멘사가 아니었던가.

이 게임은 말로 상대를 설득하는 게임이라 결과는 매우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멘사가 선택한 이유는 아마 두 단어를 조합해서 특정 대상이 가장 원할 만한 것을 파악해서 거기에 맞는 단어 연계와 스토리텔링에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

규칙은 정말 간단하다. 플레이어별 6장의 단어 카드를 가지고 시작하며,

한 명씩 번갈아가며 고객이 된다.

고객 카드를 펼쳐 역할을 하면 된다.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이제 고객이 가장 살만한 것들을 두 개의 단어, 두 카드로 조합해 만들어 내야 한다.

만드는건 쉽다 하지만 고객이 마음에 들어할까?

물건을 어떻게 팔지는 플레이어 재량이다.

위 사진을 예로, 고객은 Spy 스파이다. 이 고객에게 무엇을 팔까?

예시된 카드를 보면 여러가지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나는 "Banana"와 "Lightning" 를 조합해보기로 한다.

이 두 단어의 조합.. 상상이 가는가?

제가 팔아보겠습니다.

"고객님, 이 바나나Banana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마트에서 흔히 파는 바나나가 아닙니다.

이 바나나를 먹으면, 번개Lightning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정보를 은밀하고 신속하게 캐내는 첩보원Spy에게는 필수 제품이죠.

아무에게나 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특별히 고객님에게만 비밀스럽게 판매하는 제품입니다.

지금 바로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러면 고객은

"Take my money!"

이런 식으로 판매를 한다.

물론 판매원은 나만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고객을 정말로 혹하게 할 물건을 누가 판매할지는 고객만이 알것이다.

6인플 후기

첫 개봉과 동시에 첫 만난 플레이어와 6인플을 했다.

이전의 전략 게임은 말없이 진행해서 게임의 성격인가 아니면 플레이어 성격인가 의문이 들었는데,

이 게임이 모든 플레이어의 말문을 트게 만들었다. 마치 전혀 다른 플레이어였던 것 처럼.

기본적으로 물건을 팔려면 말을 해야 한다. 모두에게 동등한 스토리텔링 기회를 준다.

그리고 모두가 한번씩 고객이 되기 때문에, 자신이 서비스를 받고 구입 결정권을 가진 존중받는 고객의 기분을 한번 느낄 수 있다.

(물론 가짜 약 팔기 위한 세일즈맨의 언변에 놀아나는거지만..)

아임더보스 이후 이런 게임 처음이야.

내가 처음 아임더보스를 했을때 한시간 정도를 플레이했는데,

게임이 끝나자 입에 침이 말라 있었고 진이 빠졌었다.

와 이 게임 진이 빠지는구나.

스네이크오일은 기본 한 게임은 플레이타임이 길지는 않다. 한번씩만 고객을 맡기 때문에

하지만 해보면 한번씩만 하면 너무 빨리 끝나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을 외치게 된다.

이렇게 한시간 정도 하고 나면 아 내가 물건 판다고 정말 말을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교사들이 좋아하는 게임, 수업시간에 게임을 활용하는 방법 등

교육용으로 쓰기 매우 좋은 게임이다. 멘사 인증도 한 몫을 한 듯.

휴대폰 사전의 사용

예전 연금술 아카데미에서 핸드폰 앱을 사용하는 것에 큰 감명을 받았는데,

스네이크 오일에서도 휴대폰을 사용할 기회가 생긴다.

게임의 영단어는 대부분 매우 쉬운 단어들이다.

하지만 영어권이 아니라면 모르는 단어가 있기 마련이다.

이럴때, 다들 핸드폰으로 영어사전을 펼쳐든다.

성인들도 다 게임하면서 영어단어를 찾는 모습이 스터디모임 같다.

사람들은 말을 할 때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 상대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데서도 즐거움이 있다.

스네이크 오일은 고객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에게 물건 판매라는 방식을 통해 그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아주 즐거운 게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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