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 1 위너스 서클 테마

색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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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31 오후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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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라이프 회원님들께

안녕하세요. 색연필 입니다. ^^

이전에 보드게임에 관한 스토리텔링 글을 이곳에 올리고싶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책을 읽다 아이디어를 얻어서 글을 써 보았습니다. 가볍게 읽으시면 되실 것 같습니다.

메세지 : 영혼과 육체를 기수와 말에 비유한 신국론 (어거스틴)의 글귀

테마 : 위너스 서클

형식 : 자유시

일반적인 산문의 표현방식에서 벗어나 작자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한 글.

시행의 길이가 일정하지 않고

리듬은 가지나 정형시와는 다르게 작자의 의도에 따라 불규칙적인 리듬을 가진다고 합니다.

작자의 편의와 의도하는 효과에 따라 리듬감이 그때마다 다르게 발생되고 사라집니다.

저도 이런 형식의 글을 작품집에서 읽은적이 있어서 찾아보니 이렇게 쓴 글이 자유시에 해당한다고 하네요.

pc로 가운데 정렬 편집을 한 긴 글이라 시간을 할애하여 읽으신다면

pc로 읽으시길 권해드립니다.

pc > 휴대폰 가로 화면 순으로 읽으시기가 편하실 거에요. 휴대폰 세로 화면 읽기는 편집에 맞지 않아서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이 페이지에 방문해주셔서 정말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색연필 드림 ^^

< 두 마부 >

비루하고 야윈 말이 있었네.

주인은 이 말을 타고

경마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승마술을 갈고닦았네.

눈앞으로 부딪혀 오는 코너길을 달려가는 법이나

혼전에서 다른 말을 모는 기수가 걸어오는 몸싸움을 피하기 위하여

고삐를 늦추는 법을 연마하기 위해서

담력과 신중함을 갈고닦았네.

흡사 그는

수도사와 같이

골짜기와 계곡을 누비며

영혼의 칼날을 세웠네.

사막과 숲에서 그를 본 사람이 있다면

성베케트와 함께 먹고 마신

수도사의 한 사람이라고 부를 만큼

그는 자신의 욕망에 재갈을 물리고

고삐를 매달아 말처럼

인생을 질주했다네.

그의 정신은

결국 그의 말을 잊어 버렸네.

그는 정신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그의 말을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네.

주인의 기억에서 잊혀진

비루하고 멋진 말은

해골의 윤곽을 드러내고

갈비뼈의 마디를 손으로 세어보며

구걸을 하는 걸인과 같이

비쩍 말라버렸네.

때가 되자

정신을 갈고닦은 주인은

말을 이끌고 경마경기에 출전을 했다네.

그는 말보다 더 자신을 믿었네.

어둡고 차가운 동굴을 지나

모래들이 날아오르는

사막의 폭풍을 뚫고 지나온

내면의 담력과 절제력을 믿었다네.

경주가 시작되자마자

그의 말은 주인의 꿈에 짓눌려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채 주저앉아 버렸네.

사막의 폭풍을 지나온 그가

이제는 말발굽에 차이는

먼지에 파묻혀

그의 비루하고 멋진 말을 저주했네.

역시 말을 돌본다는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이야

그건 마치 벽돌에다가

물을 주는 것과 같은 것이지 라고.

순간 부끄러움 속에서

그의 정신은 벽돌과 같이 단단히 굳어

영원히 잠들고 말았네.

덕분에 그의 멋진 말은

죽음을 맞아 오랜 갈증에서 해방 될 수 있었네.

여기에 다른 비루하고 멋진 마부가 있었네.

그는 자신의 아들보다

자신의 말을 더 사랑했지.

마부가 아들을 데리고 말과 함께 거리를 나서면

사람들은 그의 말을 아들과 같이 훌륭하다 칭찬하고

아들을 어린 말 같다고 칭찬했네.

그것은 그에게 자랑이 되었네.

말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가득한

마부의 자랑이었네.

아들을 낳으려거든 말과 같은 아들을 낳아야한다.

임신을 한 아내에게 노래처럼 말하던 그의 소원이었네.

그는 종종

아내와 아이가 먹을 양식을 팔아서

말에게 먹였네.

건초와 향기로운 풀 때로는 포도주와 선홍빛 고기

그리고 말의 기분을 만족시켜주기 위하여

부드럽고 달빛 같은 하얀 암말을 빌려서

그의 말이 잠든 마구간에

함께 넣어주기도 했다네.

그의 말이 향기로운 풀과 꽃과

포도주와 선홍빛 고기에 잠겨서

눈 같이 하얀 암말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와 그의 가족은 식량을 살 돈이 부족하여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렸네.

괜찬아

모든 것은 한순간이지

마부는 그가 꿈에 그리던 경주에서

말을 타고 승리 할 수 있다면

모든 형편이 바뀔 수 있을 거라 확신했네.

그것은 그의 믿음이었고 그의 종교였네.

그래서 말은 무절제하게

먹고 마셔 살이 찌고

그의 아내는 무절제 할 만큼

가난에 시달렸네.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타개책이 필요하지.

나의 사랑하는 말을 위해서라면

이 순간은 아무래도 좋아

아들을 배우게 하는 일도

아내를 우아하게 하는 일도

말을 훈련하는 것도 잠시 잊자

말을 움직이는데는 그만큼 더 돈이 드니깐.

진실로 그는 말이 힘을 얻으면

모든 형편이 나아질 거라 생각을 했다네.

이 마부는

말이 먹고 마시는데 모든 돈을 다 써버린 나머지

말고삐를 단단히 붙잡고 코너길을 달려가는 법도

말의 옆구리를 발길질을 해서

달리는 속도를 높이는 법도

모두 잊어버렸다네.

'말에게 발길질을 하다니 그건 말에게 너무 가혹하게 대하는 거야'

마침내

그의 기억에서 그의 가족은

오래 전 잊어졌고

경마장의 기억도 희미해졌네.

그것은 그가 말을 타고 목적 없이 배회하는 것을 의미했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네.

점점 그는

술로 목을 축이다

경마장 가는 길을 망각했네.

그의 정신은 술에 빠져

유유히 헤엄쳤네.

아이와 아내도 그리고 말고삐를 쥐는 법도 그리고

경마장의 기억도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네.

괜찬아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말이 있으니까.

늠름하고 멋진 이 말은 태양보다 더 눈부시거든

말 위에 앉아 달리는 날이 오게되면

모든 사람들이 나를

태양처럼 우러러 보게 될 거야.

라고 꿈을 꾸다 그는 아침을 맞이했네.

그리고 경마가 시작되는 날이 되었네.

사람들은 등에 눈부신 말을 짊어지고

목적지로 배회하던 술에 절은 마부를

눈부신 말에 태워 그의 경기장으로 데려다 주었네.

심지어 그들은 예쁜 야생 꽃과 어린 올리브 줄기를 꺾어 화관을 만들어

눈부신 말의 목에 걸어주었네.

그들이 그렇게 호의를 보인 것은

눈이 부신 말의 매력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지.

사람들은 믿었다.

저 말과 함께 달릴 수만 있다면

자네는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기수가 될 거야.

저 말은 태양처럼 눈부시며

하늘을 날듯이 걷지 않는가

라고 말했다.

그리고 경기는 시작되었네.

눈부시게 멋진 말은 주인을 진심으로 사랑했네.

지난 해 동안 말의 옆구리에 발길질 한 번 하지 않던

주인을 위하여

말은 전심으로 주인에게

순종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네.

그리고

경주의 출발 신호가 울리고

주위의 말들이 먼지 구름을 일으키며 달리자

눈부신 말은 야생의 본성이 되살아났네.

말은 달리고 싶은 욕망이 가슴 위로 차올라

심장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혈관으로 느낄 수가 있었네.

저만큼 달려가는 말들을

앞서나갈 자신감이

눈부신 말의 용기를 사로잡았네.

이랴 !

한마디 주인의 외침에 복종하여 말은

전력으로 달렸네.

주인은 조금 전에도 나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는 것만으로

나의 옆구리를 발끝으로 찌르는 발길질을 대신하지 않았던가.

주인의 일생의 행복이 걸린

모험인데도 말이야.

그런 생각이 든 말은

따뜻한 피와

자신감을 느끼며 달리기 시작했네.

출발선에서 주저앉은 비루먹은 말과

마부의 주검이 점점

멀어져 검은 점으로 보일 때 까지.

그것은 이 세상의 모습이 아닌

신과 같은 천상의 질주였네.

태양처럼 눈부신 말의 질주는 경주를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네.

말 자신도 마부도

관객도 그리고 경주에 돈을 건

도박사들조차 눈부신 말의 승리를 확신했네.

쾌속으로 직진코스를 벗어난 눈부신 말은

다른 말무리를 따돌리고 경기장을 절반 이상 질주했네.

그리고 무섭게 돌아가는

코너길이 그의 앞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네.

말의 속도에 맞추어

점점 무섭게 꺾이는 코너길의 이어진

벽들이 다가왔네. 하지만 말의 주인은

느슨하게 잡은 고삐를 당기지 않았네.

그것은 그대로 앞으로 전진하라는 명령이었네.

그리고 말은 주인의 명령을 확신했네.

주인이 길러준 지난 날 동안

먹고 마시는데 보살핌 받는

모든 것에 만족했으니

이번에도

틀림없이

그럴 것이라 말은 확신했네 그리고

쿵 !

말은 경기장을 뚫고

관중석에 부딪혀

떨어진 어린아이를 짓밟고

사람들의 머리 위를 달려 나갔네.

화가 난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눈부신 말을

베어 죽인 다음 조각을 내었네.

자신의 잘못으로 사랑하는 신과 같은

말의 비참한 모습을 목격한 마부는

그 자리에서 충격을 받아

죽고 말았네.

친구여 위너스 서클 (경마 경주 보드게임) 을 할 땐

좋은 말과 좋은 기수 둘 다 모두 필요하다네.

말은 달리지만

주사위를 굴리는 건 사람의 몫이지.

우리의 영혼은

말이라는 육체에 재갈을 물리고

이성의 고삐를 잡고

말 위에 올라탄 기수로써

육체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네.

말이 우리의 육체면

기수는 그 육체 속에 살아있는 영혼인 셈이지.

우리는 일체가 된 말과 기수로써

인생의 레이스를 달려가고 있다네.

따라서 말에게 필요한 먹이를 공급하여

육체의 건강을 유지하는 일도

기수에게 필요한 양식을 공급하여

영혼의 건강을 유지하는 일도

우리에겐 중요하다네.

어거스틴도 신국론에서 이것을 언급했다네.

그러니 위너스 서클이 시작되는

테이블에 초대를 받는다면

자네의 일용할 양식을 공급하기 위하여

홈런볼 과자를 챙겨서 가게나.

부스러기를 흘릴 때와 안흘릴 때를 구분하여

분별 있게 먹는다면

게임을 소유한 주인에겐 호감을 얻고

자네의 입도 부스러기를 녹이다

초콜릿에 혀가 닿는 미각을 즐기며 흡족한 기분이 들 것이라네.

그런 즐거움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도 큰 기쁨이지

특히 홈런볼을 한입에 넣고 맛을 보는

여인의 얼굴에서 생겨나는 보조개를 보게 된다면

자네의 두 눈은 웃음이 번지게 될 거야.

여인의 보조개만큼 남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 어디 있겠나.

나는 내 말이 일 등으로 달려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보다

여인의 보조개를 보게 되는 순간이 더 기쁘니 말일세.

추신

본 글은 홈런볼을 협찬으로 받지 않고 쓴 시 입니다. 본 글은 홈런볼의 광고 글이 아닙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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