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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언 새 확장 맛보기 (3)

2,748 조회

2020.03.14 06:32

도미니언 새 확장에 대한 세 번째 글입니다.

어떤 분들은 확장이 많은 게임에 대한 비호감을 가지고 계신데요.

저는 확장에 대해서 좀 관대한 편입니다.

좋은 게임의 좋은 확장이라면 몇 개가 나오든 환영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사람들에게 있는 부족이나 결핍을 피하려는 결벽 때문에 불편할 수 있는 문제지,

사실 디자이너가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게임을 강매하는 건 아니니까요. ㅎ

제가 좋아하는 도미니언의 철학이라고 하면 좀 거창할지 모르겠으나

어쨌거나 도미니언은 '효율성' 게임입니다.

'덱에 승점 카드를 넣으면 덱이 망가진다',

'그러니까 덱을 충분히 강화한 다음에 적절한 시점에 승점 카드를 구입하기 시작해야 한다'

그런 내용이거든요.

도미니언이 자기 스스로 이 철학을 조금 무너뜨린 게 번영 확장에서부터였습니다.

제가 '철학을 무너뜨렸다'고 말한 게 게임성이나 밸런스를 붕괴시켰다는 뜻은 아니고요.

한 차원 더 도약했다, 또는 한 차원 더 발전시켰다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도미니언은 금을 많이 사서 속주를 많이 사면 이긴다는 1차원적인 느낌이었다면

번영에서 (개수가 무제한인) 승점 토큰을 도입함으로써,

1. 속주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승점을 많이 얻을 수 있다

2. 덱을 망가뜨리지 않고 승점을 얻을 수 있다

라는 승리로 가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것이죠.

도미니언의 두 번째 도약은 엠파이어스 (제국) 확장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는 원한다면 게임마다 랜드마크라는 추가 승점을 얻는 조건을 붙여서

플레이어가 자신의 덱에 특정 카드, 또는 특정 카드로 만든 조합을 만들거나 특정한 행위를 할 때에 새로운 득점 루트를 열어 주었습니다.

분수

점수계산할 때에 당신이 동화를 10장 이상 가지면 승점 15점.

서론이 길었는데요.

이번 동물 확장에서 도입하는 새로운 개념이 마찬가지로 도미니언 게임 내의 환경에서 큰 영향을 주지 않을까

라는 제 기대 때문에 승점 토큰과 랜드마크 얘기를 먼저 꺼낸 겁니다.

오늘 얘기할 주제는 "Exile 추방"입니다.

제가 Magic: The Gathering 매직: 더 개더링을 짧게 해 봤는데, 거기에서도 추방 키워드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도미니언의 디자이너인 바카리노 씨 역시 매직: 더 개더링 플레이어였기 때문에

거기에서 도미니언에 가져온 개념들이 많습니다.)

도미니언에서도 추방은 플레이, 버리기, 폐기처럼 플레이어가 하는 일종의 행위인데요.

대상이 되는 카드를 추방 매트로 보내 버립니다!

매트는 씨사이드 (바다) 확장에서 처음 도입됐습니다.

왕국 카드들 중 Island 섬, Native Village 원주민촌, Pirate Ship 해적선은 고유의 매트가 있는데,

해당 카드의 효과에 그 매트를 이용하는 게 있었습니다.

이 중 원주민촌은 카드를 매트로 보내거나 반대로 매트에서 카드를 가져오는 게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섬은 자기 자신과 다른 카드를 매트로 보내면 게임이 끝나야만 돌아왔습니다.

원주민촌과 섬의 효과가 이 추방 키워드와 개념적으로 상통하는 면이 있네요.

그리고 나서 어드벤처스 (모험) 확장에서는 술집 매트가 등장하며,

Reserve 예약 타입의 카드는 플레이되자마자 술집 매트로 이동하고,

그 카드의 Call 호출 조건이 충족될 때에 플레이로 가져오면서 호출 효과가 격발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지금부터 얘기할 추방은 그 둘을 합친 느낌이 듭니다.

이번 동물 확장의 왕국 카드들 중 일부는 추방 효과가 있어서 대상이 되는 카드를 자신의 추방 매트로 보내 버립니다.

그리고 어떤 카드를 얻을 때에 자신의 추방 매트에 그 카드와 같은 카드가 있다면 그 카드들을 전부 버릴 수 있습니다.

카드를 추방한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덱에 카드가 늘지 않는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딘가에 비축된 카드는 여전히 내 카드라는 것입니다.

거추장스러운 카드들을 추방 매트에 빼 놓으면 덱 순환이 원활해져서 덱이 빠르고 강력해집니다.

제가 서두에 얘기한 '도미니언은 효율성 게임'이라는 철학에 잘 부합하는 것이죠.

초반에 사유지를 폐기하면 덱이 강화되지만 때때로 그 폐기된 사유지의 1점이 아쉬울 때가 있죠.

그런데 추방으로 사유지를 추방 매트로 보내더라도 그 1점을 계속 유지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추방 매트

당신이 카드를 얻을 때에 당신은 여기에서 그것의 다른 사본들 전부를 버릴 수 있다.

자, 그러면 추방 키워드와 관련된 왕국 카드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비축물

3원

+1 구입

당신이 이 카드를 플레이할 때에 이 카드를 추방한다.

가성비를 보면 말 그대로 미친 카드입니다.

3원짜리인데 액면가가 3원입니다!

은화가 3원짜리인데 액면은 2원밖에 안 되잖아요?

그런데 맨 아래 효과가 제약이 있습니다.

이 카드를 플레이하면 이게 추방 매트로 가 버립니다.

당장은 3원을 생산하니까 좋은데, 이걸 꺼내서 재활용하지 않으면 손해를 봅니다.

위에서 추방 매트에서 꺼내오는 방법에 대해 언급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추방 매트에서 비축물을 꺼내려면 다시 비축물을 구입하거나 얻을 때에만 가능합니다.

비축물은 일반적인 왕국 카드여서 그 더미는 10장으로 구성됩니다.

비축물을 꺼내려고 비축물을 서로 가져가게 되면 비축물 더미는 금새 바닥이 납니다.

초반에 3원을 생산하는 효과는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비축물 구입을 주저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상대보다 더 먼저, 더 많이 가져가야겠죠.

여기에서 생각할 거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추방 매트에 비축물을 하나를 넣고 (비축물을 구입해서) 바로 뺄지,

아니면 추방 매트에 비축물을 여러 장 넣고 한 번에 뺄지에 대한 고민 말이죠.

청부 사냥꾼?

+1 액션

당신의 핸드에서 카드 1장을 추방한다.

당신이 추방에 그것의 사본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3원.

뭔가 말이 어려운 것처럼 들리는데, 쉽게 말하면 핸드에서 카드를 추방하기 전에

그것과 같은 카드가 매트에 있었냐에 대해 물어보는 것입니다.

같은 게 없었다면 +3원을 얻고, 그렇지 않다면 추가로 얻는 게 없습니다.

잘 생각해 보면 초반 덱에 매트로 보낼 만한 카드가 있죠.

동화와 사유지입니다.

즉, 추방 매트로 첫 번째 동화와 첫 번째 사유지를 보낼 때마다 +3원을 얻는 겁니다.

이 이점은 상당히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초반에 덱 크기 줄이기와 카드 구입하기 중 하나만 강요받습니다.

그런데 이건 덱을 살짝 줄이면서 카드를 구입할 때에 사용할 +3원까지 주니까요.

만약에 다크 에이지스 (암흑) 확장의 피난처 3종 세트를 포함하는 게임이라면

이 청부 사냥꾼의 쓰임새가 더 올라갑니다.

지난 시간에 보급품을 소개했는데, 청부 사냥꾼과 시너지를 낼 것 같습니다.

청부 사냥꾼으로 말을 추방해도 보급품으로 말을 쉽게 얻을 수 있어서 추방 매트에서 말을 쉽게 꺼낼 수 있거든요.

코벤 (마녀 집회)

+1 액션

+2원

각 상대 플레이어는 공급소에서 저주 1장을 추방한다.

그 플레이어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 플레이어는 자신의 추방된 저주들을 버린다.

그냥 마녀, 젊은 마녀, 늙은 마녀, 바다 마녀, 늪 마녀...

아무튼 또 하나의 마녀 시리즈 카드입니다.

논-터미널 카드인데, 2원이 붙어 있어서 3-4원 정도의 가치를 하는 카드로 보이는데,

마녀 시리즈답게 공격 효과가 있습니다.

이것은 상대에게 저주를 추방하게 하고,

저주 더미가 다 떨어진 후에 코벤 효과가 발동되면 그때까지 적립된 (?) 저주들이 버리는 더미로 버려집니다.

공격 속도가 빠르긴 한데, 나쁜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게 아니라 시간이 좀 지난 후에 한 방에 크게 옵니다.

당장은 안 아프게 두드려 맞은 통증이 나중에 훅 오기 전에 대비를 해야 할 겁니다.

다음 주에도 이어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도미니언 새 확장 맛보기 (4)

도미니언 새 확장 맛보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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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언 새 확장 맛보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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