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수업용 카드게임 제작기

쫌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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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1 오전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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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번째로 글을 써봅니다.
처음에 글을 썼을 때 저는 한참 갈길이 멀고 더 배워야할 사람인데 생각보다 많이 좋게 봐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처음 루미큐브를 조금 변형한 학습용 카드게임으로 글을 썼었는데요
그건 어느정도 창작이 가미된 부분이 있어 자작게시판에 올려도 무방하지 않나 생각되어 거기에 분류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올릴 글은 창작보다 어찌보면 극단적으로 "리테마"라고도 볼 수가 있어 자유게시판으로 분류해야하나 생각들었는데 지난번과 연장선상도 있고해서 그냥 자작으로 분류해 올립니다.

동아시아사 시험을 쳤는데 게임의 위력인지? 생각 보다 학생들이 시험을 잘 친 것 같다는 소문이라 그래도 효과가 있구나란 생각에 다른 게임도 만들어 수업 때 쓰려고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이번엔 한국사 중 학생들이 골아파하는 고려시대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선사시대와 남북국시대는 기존에 제작해 놓았던걸 수업시간에 해보았으니(몇년전부터 괴발새발 제가 수업 시간에 보드게임? 같은걸 만들어 쓰곤 했습니다) 고려시대를 주제로 만들었는데

기존에 출시 되었던 외국 게임 판타지렐름(한국어판 판타지왕국)이 룰 및 각종 규칙에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포커와 비슷하게 4명의 학생이 7장의 카드를 받고 한장을 덱에서 꺼내고 한장을 버리거나 남들이 버린 한장을 가져오고 한장을 버려서(내손에는 항상 7장) 최고의 조합을 구성해 많은 점수를 모은 친구가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학생들은 룰이 조금만 복잡해도 이해를 힘들어하니 수업 때 쓸 용도로는 최적이었습시다.

플레이시간은 15분내지 20분정도로 예상하며 수업 시간에 직접 만든 동영상 강의로 학습하고 정리 후에 한번씩 플레이하면 조금이나마 공부에 도움되지 않을까 생각들었습니다ㅎㅎ

수업 중 공강인 시간을 틈틈히 활용하고 주말 동안에 대충 완성하여 프로토타잎을 제작해서 아내와 테스트해보았더니

둘이서 하기엔 심심하지만 수업시간에 넷이서 한다면 그럭저럭 나쁘진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애매모호한 규칙을 수정하고 축소 프린트하여 다시 제작해보니

최종본 아주 약간 더 손보면 될 것 같습니다 ㅎㅎ

그럭저럭 미관상 볼만한 카드들인 것 같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사용될 이미지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이나 사진이거나 수능시험에 출제된 바 있거나 한 것들을 위주로 넣으려고 하는데

고려시대는 동아시아사나 조선시대와 다르게 기록도 충분하지 않고 유물이나 유적, 초상화, 민족기록화 등이 거의 많이 없어 부득이하게 대하사극(용의눈물, 태조왕건, 제국의아침, 무인시대, 정도전 등)의 장면들이나 박시백의 조선왕조 실록 등 만화 이미지를 사용하였습니다ㅠㅠ

학습면에서 살펴보면

먼저 고려시대 중요 왕별로 업적을 외우고 왜 그런 업적을 남겼는지 이해하는게 몹시 중요합니다.

그러나 학생들은 공부하기 싫어하고 교사는 국민의 피같은 세금으로 녹을 받는 입장에서 어떻게든 학생들에게 미래의 민주시민으로서 역할할 수 있도록 광종의 업적을 기억-이해하게끔 해야합니다ㅜㅜ

특히 고려시대는 학생들이 매우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위 카드로 예시를 들자면 광종은 왕권강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역사적으로 즉위초 대신 왕동, 준홍 등을 숙청하여 호족을 약화시키죠 이런걸 반영해서 광종은 효과로 "왕권강화"라는걸 넣었습니다.

또한 이후 광종은 과거제와 노비안검법을 실시해 왕권을 더욱 강화했는데요 이를 기억하게 하기 위해 과거제 카드와 노비안검법 카드가 있으면 각 40점의 가산점을 얻습니다.

그런데 너무 사기적인 능력이라 벨붕을 우려하여 둘중 하나의 가산점만 얻으라는 의미에서 선으로 구분을 지었습니다.(판타지 왕국과 비슷합니다)

위 예시 4장 카드의 점수합은

광종4(+40)+성종9+노비안검법8(+15)+과거제9(+9)

해서 총 94점입니다.

게임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거부감 없이 역사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조그만 바램입니다. 아직 학생들과 해보진 못했는데 시험 끝나고 곧 고려시대를 배울 때 써먹으려 합니다 ㅎㅎ

몇년전부터 교육부에서, 교육청에선 기존의 강의식 수업을 비판하며 교사들에게 '이런 수업을 해라'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수업 방법들이 나왔는데요 모두 모둠별로 '학생이 학생을 가르치게 하는 수업', '학생이 토론/발표하는 수업', '학생이 그림 그리고 과제물을 아름답게 만드는 수업' 등등입니다.

정말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많이 계셔서 저도 연수도 많이 다니고 배웠는데 자꾸만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학생이 학생을 가르치면 왜 전공에 전문적 지식을 가진 선생이 필요할까? 인터넷 치면 다 나오는데?', '학생이 토론하는 수업=흥선대원군 찬반토론 토론하는건 좋은데 흥선대원군을 찬성하고 반대하는 학생들 싸움은 왜 붙이는걸까? 어차피 답은 좋은점도 있고 나쁜점도 있다고 할거면서', '학생이 그림 그리고 예쁜 과제물 만드는건 미술적인 역량을 기르고 평가하는건데 왜 역사수업에서 저런걸로 평가해야될까?' 항상 의문점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점이 학생들이 흥선대원군이 뭔지도 모르면서 토론을 시키려 하니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ㅠㅠ 그래서 조금이라도 재밌게 수업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여러 시도를 해본거 같은데 좌충우돌하면서 아직도 시도하는 중 배워가는 과정 중입니다;;ㅎㅎ

허접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이런 점들이 좋더라 이런이런게 있었으면 좋겠다 많이 말씀해주시면 못난놈이 배우는데 도움이되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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