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게 극단적인 하드코어게임 : 로빈슨크루소(Robinson Crusoe)

포카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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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8-18 오후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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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

안녕하세요, 포카텔로의 세번째 리뷰입니다..

오늘은 정말 말로만 익히 들어왔던 로빈슨크루소라는 보드게임의 개봉기 + 리뷰를 동시에 작성하려고하는데,

참 작성하고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가지 생각들이 드네요.

이전에 작성한 퍼퓸과 로코코는 크게 난이도가 어려운것도 아니고 딱 마음에 든 점이 많았기때문에 거의 좋은소리만 했습니다만,

이번에는 플레이하는것만큼이나 리뷰쓰는것도 꽤나 애를 먹네요. 아마 로빈슨크루소라는 게임 자체가 그런 게임이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제 생각이지만, 아마 거의 모든 보드게임라이프 회원분들이 한번쯤은 플레이를 해보았거나 하나씩은 가지고있을법한 게임이라,

리뷰나 후기를 쓰는게 거의 의미가 없어보입니다만, 그래도 아직 접해보지 않은분들과 살까말까 고민하는분들을위해 작성해보려합니다.

로빈슨크루소를 플레이할때 깔아두면 좋을법한 Bgm하나 올려놓습니다.

저는 보드게임할때 음이 있거나 시끄럽거나 가사가 있거나 이런건 집중이 안되고, 약간 화이트노이즈스러운 비지엠이 가장 적당한것같더군요.

아무튼, 리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땡땡이 담요를 배경으로 등장한 보드게임입니다. 아마 이 리뷰를 읽는 거의 대부분 회원님들이 다 한번씩은 플레이해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역시 3시간전에 배송온 아주 따끈따근한 게임이고요, 말로만 듣던 로빈슨크루소가 눈 앞에 있다니 신기하기도하지만

거진 9만원어치를 소비했는데 은근히 박스가 작다는것에 대해서도 조금 놀랐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제 책장에는 쏙 들어가더군요.

직업카드와 펀칭하기 전의 모습들입니다. 구성품이 은근히 많은편입니다.

꼭 로코코(Rokoko) 펀칭할때가 생각납니다. 로코코를 펀칭할때도 은근히 많은 구성품에 꽤나 난감했었는데말이죠.

직업은 저런식으로 되어있고, 양면으로 남녀가 나뉘어져있지만 능력치는 모두 똑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테마를 정말정말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저렇게 무인도 배경에 맞추어 약간 스케치식으로 되어있는 일러스트는 아주 마음에 듭니다.

여담으로 전 푸에르토리코를 아주 좋아하지만, 꼭 그림판으로 찍찍 작업한듯한 그림 때문에 아직까지도 구매하지않고있다죠...

그런의미에서 이미 로빈슨크루소의 일러스트나 배경은 참 마음에 듭니다. 테마의 충실도를 잘 반영했다는 증거거든요.

모험타일들의 모습과 맵입니다. 여지껏 사진으로 보았을때는 카탄정도 크기 되겠거니했는데 의외로 맵이 상당히 크고,

타일도 엄청 큰것에대해 꽤 놀랬습니다. 저 맵 하나 펼쳐놓으니 올려두었던 접이식 상이 좀 부족해지는 느낌이라 바꾸고 왔을정도였으니..

그러나 마음에 듭니다, 타일이 조잡하게 생긴것도아니고 꽤 그럴싸합니다.

섬도 쓸데없이 넓기보다는 딱 적당한규모고, 타일의 설명도 아주 간편하게 되어있어서 만족스럽네요.

아마 다른 여러가지 부분이 엄청 복잡하니, 최대한 저렇게 그림으로 간략하게 표현하려는 노력이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맵의 일러스트들, 여전히 저를 매우 만족시켰습니다.

은근히 트레이의 상태도 살펴보는편인데, 퍼퓸때처럼 꽤나 이쁩니다.

무인도 테마를 정말 잘 살렸네요.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엄청난 양의 카드들.

아마 이 로빈슨크루소가 한글판이 없고 영문판밖에 없었으면 절대 쳐다도 안볼 게임이었겠습니다만..ㅎㅎ

역시 테스트플레이를 진행해보았습니다. 첫번째 시나리오인 "조난자들"을 해보았지만 처음부터 에러플 작렬하고 뭘 해야될지 모르겠고..

머리는 점점 아파오고.. 뭔놈의 사건사고는 이렇게 펑펑 터져대는지 원. 살기도 바빠죽겠는데 정신을 차리고보니 어느새 라운드의 절반이 흐릅니다..

무인도의 삶이 결코 쉽지 않다는것을 깨닫게되네요. 일단 1인플일때는 목수가 가장 괜찮은것같습니다.

덫을 가지고 시작하기때문에 식량+2는 매번 보장하는데 이것으로 최소한 목숨 연명하는데는 문제가 없는셈이죠.

게임 플레이는 한 7라운드정도까지하고 접었습니다. 그리고 정리를 하면서 머리가 이상할정도로 너무 피곤하길래 냉수한잔마시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 느낌은 제가 비뉴스(Vinhos)라는 게임을 처음 접했을때 들었던 바로 그 느낌이었다는것을 깨닫게 되었죠..

거대한맵, 그리고 수십가지 할 수 있는 일. 수 십 가지 관리해야하는 일. 수 십가지 경우의 수. 어마무시한 컴포넌트들.

아마 2회플정도하고 두번다시 안 꺼냈던 그 최악의 비뉴스를 경험하는듯한 느낌을 받아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두 게임은 상당히 비슷합니다. 거대한 맵을 딱 펼쳐놓고 자, 여기 무궁무진한 선택사항들이 있으니 지금부턴 너가 알아서하렴. 이라는 느낌을 주기엔

그만이었거든요. "우리 게임은 초심자 따위는 받지 않습니다. 극 매니아층만 오세요" 라는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에 어쨌든 로빈슨크루소도

상당히 불친절한 게임이기는합니다. 이스탄불처럼 모든게 그림으로 설명될수있는게 아니라 텍스트가 많다고 하더라도 읽어도 무슨내용인지 알기 어렵고

무엇보다 이 게임의 자랑거리인 카드의 내용들(사건)의 가독성은 왜이렇게 떨어지는지 원.. 할게 너무 많다보니 사건에 집중이 잘 안될지경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로빈슨크루소는 훌륭합니다. 대결구도가 아니라 상대를 견제할필요가없어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그 차이점이 엄청큰거죠..

아마 로빈슨크루소라는 게임이 "개개인이 같은 섬에 떨어져, 한 사람만 살아남아야한다." 라는 게임이었으면 머리가 폭발해버렸을수도 있습니다.

분명한건, 이 게임은 초급자와 중급자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여러번 해본 매니아층들만 할 수 있는 전유물이 될 수 있는데

그마저도 이 게임을 처음 접해보았느냐, 아니면 정말 입에 단내날정도로 많이 돌려보았느냐에 따라서 게임 양상이 아주 극명하게 차이나는 게임중 하나죠.

그렇기때문에 경험많은 플레이어 한명의 입김에 좌지우지될 가능성은 농후합니다. 그것이 어려운 협력게임의 영원한 단점이겠지만요.

룰을 읽으면 읽을수록 미궁으로 빠지는 느낌..

불필요하게 많은 잔룰. 이건 양날의 검입니다.

현실성을 살릴수록 잔룰이 늘어나는것이고 잔룰이 점점 없을수록 파티게임화되는거겠지만,

이것은 너무 극으로 치우쳐져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초급자까지는 포용을 못하더라도 중급자정도까지는 포용 할 수 있게

입문용 패밀리룰을 따로 만들어두는게 좋다고 생각이 드네요. 예컨데 맵을 양면으로 만들어서 맵을 줄이고 날씨 영향이 없고

식량은 구하기 쉽고, 구조대는 늦게오고.. 적어도 발붙일정도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룰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의미에서 아그리콜라처럼 패밀리룰이 있는 게임을 좋아했었는데, 안타깝게도 로빈슨크루소의 맵 뒷면은 휑한 하얀색.. ㅠㅠ

입문용 시나리오 "조난자들" 자체가 이미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는 경악할정도로 어렵다는게 참 씁쓸하네요.

결론

어쨌든 로빈슨크루소는 꽤나 괜찮은 게임입니다. 극악스러운 난이도를 즐기시는분들에겐 더더욱 좋을것같고요,

무인도의 생활을 정말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집을 옮기게되면 울타리가 부서진다거나,

탐험을 하거나 채집을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벤트등. 사건의 인과관계가 정말 뚜렷합니다.

한마디로 철저히 "나"로인해 게임이 진행된다는것이죠. 그것이 몰입도를 높이는 아주 큰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초보자들이 들어오기에는 좀 힘든게임이지만, 협력게임 장르의 완성도로 봐서는 단연 1등을 주고싶습니다.

이상 룰도, 입문벽도, 생존도 환경도, ~~가격도~~ 모두 극단적인, 그래서 더 도전정신을 불태우게만드는 하드코어게임 로빈슨크루소였습니다.

I gotta keep breathing. Because tomorrow the sun will rise. Who know what the tide could bring?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기 때문에 계속 숨을 쉬어야지. 파도가 또 어떤것을 가져다줄지 누가 알겠어?

-영화, 캐스트어웨이(CastAway) 中)

1. 라벤더향기가 짙게나는 초심자의 게임 : 퍼퓸(Parfum)

리뷰보러가기

2. 비단과 레이스로 아름답게 수놓는 게임 : 로코코(Roko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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