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넵... 걸렸습니다. ㅜ.ㅜ
먼저 제 소개를 하자면 의정부에 살고있는 40대 초반 아이둘을 키우고 있는 유부남입니다.
작년 3월에 보드게임에 입문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쉬는 날 콘솔게임만 해서 아이들이 전자게임만 좋아한다고 와이프가 전자게임을 그만하라고 해서 눈에 띈게 보드게임이였고
보드게임은 전자게임은 아니니까라는 이유로 마트에서 처음샀던 '스플렌더'를 시작으로 1년 사이에 한 40~50개를 구매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같이 보드게임 할때는 좋아하지만 그 때 뿐이라는 것과 와이프가 '이럴 줄 알았다면 아무말하지 말 걸' 이라고 후회하는게 함정이지만...)
나이가 40초반에 공개 모임에 가볼까 생각하다가도 눈치가 보일것 같고 해서 매일 인터넷 동영상이나 룰북이나 숙지하는게 취미생활이 되었습니다.
사설이 길어졌지만....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첫째 아들(초4)과 잠실에 글룸헤이븐을 영접하고자 신나게 차를 타고 잠실 토이저러스로 이동했습니다.
이미 메뉴얼이나 나무위키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스티커 등이 필요하므로 하나는 게임용 / 하나는 소장용으로 2개를 예약했습니다.
잠실에서는 '박보검' 닮으신 분이 이미 글룸헤이븐 포장 검수를 도와주시고 계셨지요.
첫째가 물어봅니다. " 아빠, 아빠는 맨날 혼자 보드게임 하면서 왜 2개사~?"
제가 대답했습니다. "으... 으응 아빠 친구꺼야"
첫째가 다시 물어봅니다. "아빠. 보드게임 같이하는 친구도 있어?"
바쁜척하며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첫째에게 장난감이라도 하나 사주면서 '오늘 보드게임을 산 것은 둘만의 비밀'이라고 임막음을 했어야 했는데...
첫째가 집에 도착해서 처음 한 한마디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아빠 보드게임 친구있데~! 게임 두개 샀어~!!"
맨날 집에 일찍오고 주말에 잘 나가지도 않고(집돌이 입니다.) 술도 안먹고,.. 평생 아빠 친구라고 해봤자 3~4명밖에 보지 못한 첫째놈은
자신과 같이 아빠와 같이 놀아주는 보드게임 친구가 있다는게 신기했었나 봅니다.
이 후 발생했던 일들을 적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요약하자면...
얼마주고 샀냐? 얼마안한다.. 첫째놈이 '그거 30만원 넘어!'(주차장 정산할때까지 맏겨준 영수증을 봤나 봅니다. ㅜㅜ) 미첬구나! 내가 보드게임 사는거 가만히 있느니 가마니로 보이냐! 등등
결론은 이제 보드게임은 허락받고 사야 됩니다. 네...
그리고 소장용은 팔아야 됩니다.. 네...
어제 온가족이 합심하여 물리치려고 노력했던 '격노자'를 물리치지도 못하고 전멸하고.. 오늘 빙의한 와이프에게 일격사 당했습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습니다. 로또는 오늘도 꽝입니다.
어느게임광고에서 나온 문구가 기억납니다.. '구매 허락을 받는 것 보단 구매하고 용서 받는 것이 더 쉽다고...'
이제 둘 다 어려워지는 시기가 왔습니다.
처음으로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자유를 그리워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