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게임에 관한 단상과 트레지디 루퍼

레지스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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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28 오전 12:53

BEST

보드게임들중에 추리물을 다룬 게임들이 있잖아요

클루라던가, 화이트채플이라던가...

그런데 저는 그 게임들을 하면서

이게 추리...?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겉가지를 빼고 극도로 단순화 시킨다면

"단순한 경우의 수 + 찍기" 로밖에 느껴지지 않아서... ㅜㅜ

추리와는 사용되는 두뇌 영역이 다른 느낌이라고 하면 이해하실까요

옛날에 학창시절에 하던 숫자야구게임이라고 아시나요

한명이 세자리 수를 정하고

다른 한명은 여러 숫자를 추측해서

그 숫자 구성이 맞나, 자릿수의 위치가 맞나를 (스트라이크,볼) 로 알려주던

그 게임하고 테마만 다르지 매커니즘 자체는 별 다를게 없어서

조금 실망스러웠어요.

이런 매커니즘은 사실 사람도 필요 없이 로봇이 확률계산 하는게 더 정확하잖아요. 그래서 그런가 삭막하고 죽어있는 느낌...?

오히려 레지스탕스 아발론쪽이 더 추리에 가깝지 않나... 투표를 했을때의 결과들을 조합해

용의자 선상을 좁히고, 게임속 데이터 바깥의, 그 사람의 행동이나 표정들을 관찰해서 추리하는 게임이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추리는, 그렇게 대놓고 주어지는 정보만으로 경우의 수를 조합해서 찍는게 아니라

조금 더 막막한 상황에서 [객관적인 데이터(증거) + 범죄의 주체인 '사람'을 관찰함으로써 얻는 추상적인 직감] 를 조합해서

결론을 이끌어내는 행위라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라는 시의 구절처럼

죽어있는 문자들의 집합인 '데이터' 가, 역할에 완전히 몰입하는 '사람 ' 을 만났을때

"잡하면 끝장이다" 하며 불안해하고 전전 긍긍하는,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범인"이 되었다 - 너무 거창한가요? ㅋㅋㅋ

그래도 추리 게임의 묘미는, 직접 상대의 심리를 들여다보며 ~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을까 유추하는 그러한 재미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트레지디 루퍼는 저의 추리게임에 대한 갈망을 만족시켜 줄 것 같아서요... 재미있어 보입니다

어정쩡한 추리를 계속할 바에야, 리플레이가 한정된 소모성 컨텐츠(시나리오)라도 제대로 즐기는 게 낫지 않나...

트레지디 루퍼 해보신분들 느낌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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