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와 귀찮음의 반비례
제가 보드게임하는 비율은 대충 1인플 5할, 2~8인플 5할입니다.
1인플은 정령섬을 제일 좋아하고, 로빈슨도 재밌고 지금은 팔았지만 엘드리치 호러도 꽤 괜찮게 즐겼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들은... 세팅이 아주 고역입니다. 세팅하는데 진이 다 빠져서 방치해두고 딴 짓 하다가 그냥 접은 적도 있을 정도니깐요.
비티컬쳐나 인질협상가같은 미니미니한 게임들이 있습니다. 세팅이 쉬워요. 비티컬쳐는 1분? 맵 깔고 토큰 놓고 카드 네더미 주르륵. 인질협상가도 쭉 늘어놓으면 되니 5분 안에 게임 준비가 끝납니다.
그런데 요 둘은 게임이 얕습니다. 리플레이성이나 게임의 난이도랑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긱웨이트라고 할까요? 뭔가 쉽습니다. 운동으로 치면 얘네는 줄넘기 10번, 위의 하드코어한 놈들은 마라톤 뭐 그런 느낌이에요.
세팅은 무조건 쉬운게 좋습니다. 4명이서 할 일 혼자서 다 하니 꽤 번거롭고 귀찮거든요. 거기다가 세팅이 복잡하다 = 정리가 복잡하다 입니다.
그런데 또 세팅이 쉬운 게임들은 깊이가 부족합니다. 재미도 옅습니다. 뭔가 진하고 기름진 그런게 아닌 가벼운 느낌입니다. 디저트로 치면 진한 초코케이크가 아니라 과일 한조각 같은 거.
결국 게임의 깊이랑 세팅의 귀찮음은 반비례 관계입니다. 비싼 오거를 지른다면 좀 쉬워지긴 하지만요.
누가 세팅이랑 정리는 쉬운데 게임 깊이랑 난이도랑 리플레이성이랑 긱웨이트 엄청 높고 1인플도 되는 게임 개발하면 꼭 좀 사고싶네요.
오랜만에 로빈슨 크루소 세팅하다가 푸념글 좀 적습니다. 글룸헤이븐도... 사려다가 1인플 확정인데 저거 세팅은 난 하기 싫다 ㅋㅋㅋ 그냥 TTS 지르고 말지로 끝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