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719 - 밴쿠버나이츠(카카오/러시안레일로드/이노베이션/코바야카와)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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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23 오전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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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전혀 관심없던 게임 3가지와 코바야카와를 해보았습니다.

관심 없던 게임 1번, 카카오입니다. 이름만 한번 들어보았지 어떤 게임인지도 전혀 모르고 해보았네요. 게임 자체는 간단합니다. 바닥엔 항상 지형타일 두개가 공개되는데(사진엔 없지요? 초반에 잠깐 소소 에러플 몇 개 있었습니다) 일꾼이 그려진 타일을 손에서 하나 내려놓고, 다른 일꾼 타일과 교차되는 부분에 이 지형타일 중 원하는걸 골라 내려놓습니다. 이 지형타일과 인접한 일꾼그림 수 만큼 해당 플레이어는 지형타일의 액션을 취하게 되죠.

개인적으론 카르카손의 쉬운버전이라고 느꼈습니다. 카르카손 기본판만 두고 비교하자면... 전 카르카손 쪽이 조금 더 좋네요. 카르카손 특유의 발걸치기 / 빼앗기 / 지형 깨뜨리기 같은 견제 요소가 풍부하게 있어서 더 좋은 듯 합니다. 하지만 앉은 자리에서 여러판을 돌릴 수 있는건 되려 카카오 쪽일듯 해요. 딱히 구매하진 않겠지만... 좋은 게임인것 같습니다.

러시안레일로드죠. 이 게임 또한 이름과 시스템만 두어번 들어봤지 전혀 아는바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해본 결과... 저랑은 전혀 맞지 않는 게임이라고 느꼈어요. 물론 처음이니 에러플이 제법 있긴 했지만... 설령 에러플을 모두 잡더라도 "음... 별로..." 하고 거절할 정도로 인상이 그리 좋진 않았습니다.

1. 테마가 끌리지 않습니다.

저는 게임이 재밌다면 테마 따윈 무시하는 편이지만(설령 졸라맨 스타일로 그린 게임이라도 재밌게 합니다)... 게임이 생각보다 별로라면 자연스럽게 "테마는 어떤가?" 에 초점을 맞춥니다. 러시안 레일로드는 처음에 라운드 1이 끝나자마자 여러가지 일러스트 / 테마를 구경하는데 시선이 쏠리더군요. 그런데 그나마도 철도라니...

전 탈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면허도 있지만 차에는 관심도 없어서 장롱면허인데다 엠블럼 같은건 거의 모를 정도죠... 최근에 혼다(?)의 H 를 보고 현대차냐고 물어보기도 했고, 동그라미 네개 달린 차(아우디)는 어디꺼냐고 물어보기도 한데다... 수백억 로또에 맞으면 가장 마지막에 사고 싶은 것으로 자동차... 그것도 아담하고 소박한 그런 작은 차를 사겠다고 할 정도예요. 천성이 이러니 철도 테마를 봐도 "그냥 바퀴 많이 달린 탈 것이구나..." 무관심한건 필연... ㅠㅠㅠ

2. 점수가 뻥뻥 터집니다.

많은 분들이 이걸 긍정적인 요소로 보고 계셨는데... 사실 제겐 특별한 매력포인트는 아니었습니다. 제 점수가 팡팡 터져도 다른 플레이어들도 똑같다면... 게임 내내 모든 플레이어의 점수가 빡빡한 게임과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기말고사를 대박쳤는데, 나 말고도 모두가 대박을 쳤다... 그럼 전 결국 제자리니 기분 좋을게 하나도 없는 뭔가 그런 느낌이었어요. :(

3. 다른 일꾼놓기 게임들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시스템.

이 게임을 접하며 레일로드만의 특색을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철도/색깔별 블럭 전진/독특한 스코어링 시스템 등 재미난 요소가 몇몇 있긴 했는데... 그냥 거기까지인 느낌이었어요. 케일러스나 아콜, 스톤에이지처럼 "우와!! 엄청 빡세고 신기한데!!" 이런 놀라움은 없었죠. 일꾼놓기류 게임을 해야한다면 매턴 숨이 턱턱 막히는 아그리콜라 / 주사위의 절망을 맛볼 수 있는 스톤에이지를 하던가, 딱딱 아귀가 맞아떨어지며 폭탄 같은 점수(또는 돈)을 벌어들이는 게임을 하고 싶다면 뤄양/시즌스가 제겐 더 재미나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그 외에도 인상이 좋지 않았던게 여러가지 있었는데 뭐 이정도만...

이 게임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러시안레일로드는 분명히 잘 만들어진 게임으로 보여요. 철저한 계산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수를 둬야하는 게임/혹은 철도 테마를 좋아하신다면 러시안레일로드를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거예요. 아쉽게도 제겐 그러지 않았지만요 :(

그리고 잠깐 카카오 3인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게임, 이노베이션입니다. 들어보기만 했지 관심은 없었는데... 플레이 이후 제겐 극호에 가까웠어요.

"게임이 재밌다면 아트워크는 전혀 상관없다" 는 제 철학(?)에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게임이 아닌가 싶네요. 자신의 턴에 액션 두개를 하게 되는데, 색상별 능력을 꾸준하게 사용/교체해가며 남들보다 먼저 일정 갯수의 목표를 달성하면 승리합니다. 카드를 펴서(splay) 해당 색상의 카드에 그려진 아이콘이 더 많이 보일 수록 해당 색상의 힘이 강해집니다. 사용 능력에 따라 좌,상,우로 펼칠 수 있어 어느 방향으로 펴냐에 따라 노출되는 아이콘의 갯수가 달라집니다. 어디에서도 본적이 없는 개념이라 굉장히 신선했어요. 이 아이콘들은 나중에 공격할 때 / 공격 받을 때 / 능력이 발동 될 때 다양하게 쓰이게 되는데, 공/방은 그렇다고 쳐도 아이콘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면 다른 사람이 해당 아이콘의 능력을 쓸 때 나도 함께 쓸 수 있다는 점이 신선했습니다.

룰북이 상당히 엉망으로 쓰여진 느낌이 들긴 했는데... 전반적으로 꽤 재밌는 파티게임이네요. 다만, 게임 내내 모든게 혼란스럽고 뒤죽박죽 난장판이 되는걸 싫어하신다면(즉 러시안 레일로드처럼 모든게 예상 범위 내에서 흘러가는걸 선호한다면), 이 게임은 극불호에 가깝게 여겨질 듯 합니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그때그때 상황이 변하는 대로 그 순간을 즐기는걸 좋아한다면 이노베이션은 취향에 잘 맞는 게임일거예요 :)

마지막으로 코바야카와. 게임을 하다보니 "결국 마지막 판을 먹는자가 킹왕짱!" 이런 느낌이 들긴 하는데... 1 차이로 승부가 갈리거나 / 쥐뿔(?)도 없으면서 참전한 다른 플레이어 때문에 내가 코바야카와의 혜택을 못받고 돈을 털리게 될 때의 분노... 역시 오잉크 회사답게 최저한의 콤포넌트로 최고의 재미를 뽑아냈네요. 음... 북미 달러로 약 $15 쯤 하는데... 들어있는 콤포넌트 / 카드 질에 비하면 약간 센게 아닌가 싶긴 하네요... : / 차라리 핸드메이드로 만드는게 더 싸게 먹힐거 같은 느낌...

그래도 좋은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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