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우면 환불하란 말을 쉽게 하지 맙시다.
이런 내용만 글로 써서 슬슬 커뮤니티에 죄송스런 마음이 있습니다만
제가 마지막으로 남겼던 글에서도 썼듯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31162&tb=board_community&id=2circle&num=&pg=1&game_id=&start=&b_category=&game_category=
왜이렇게 다른 사람 감정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글을 아무렇지 않게 쓰시는 분들이 많은 줄 모르겠습니다.
꼬우면 환불해라. 라는 말 한번 생각해 봅시다.
이 말은 ㅋㅋㅋㅋ 제가 직접 쓰면서도 좀 웃긴데, 말 자체가 결함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돈을 정확히 돈으로만 본 관점이 그렇고, 두번째는 게시판에서 글 쓰는 사람들에 대한 감정적인 배려가 전혀 없어서 그렇습니다.
첫번째 같은 경우는 돈을 정확히 돈으로만 본다는게 좀 말장난처럼 들리실 수도 있는데,
돈이라는게 가치가 일정하지가 않습니다. 뭐 거시적으로 말하면 물가상승률이나 이자율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뭐 ALG에 돈 묶여있던게 금전적 손해를 봤을 정도로 긴 시간 묶이거나 큰 금액 묶인게 아니니 그건 작은 문제로 치부합시다. (금액이 커질수록 유의미한 손해가 될 가능성도 다분합니다.)
돈은 돈이 행사할 수 있는 가치를 대변합니다. 100만원이 있고 100만원으로 컴퓨터를 살 수 있는데, 접촉사고가 나서 100만원을 차 수리에 쓰면 컴퓨터를 못사게 되죠.
ALG에 사용한 돈은 사람마다 액수가 다르지만 저마다 자신이 해당하는 돈으로 결재 당시에 할 수 있었던 다른 소비활동을 포기하고 지불한 비용입니다.
그 때 당시 제가 포기했던 가치는 대체 누가 환불하거나 보상해주나요? 제품이 잘못와서 환불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꼬우면 환불해라? 듣기에는 쉬운 말이고 기업에 할 수 있는 가장 명료한 의사표명 방식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환불해봤자 들어오는 돈이라곤 그 때 내가 다른 일을 포기하고 지불했던 돈이고, 그나마도 결재했던 당시에 비해 미세하게나마 가치가 삭감되어 있죠.
기업입장에서는 ALG의 판매 방식은 늘 선주문 후 리테일 발매였기 때문에 개인 소비자의 환불이 딱히 유의미한 피해를 주지도 않습니다.
이미 비용은 땡겼고, 생산은 진행중이니까요. (제발 생산이 진행중이면 참 좋겠습니다만)
따라서 이미 선주문에 들어가셨던 분들에게 최선은 환불이 아니라, 기업이 상품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게시판에서 정확한 '정보의 공지' 를 요구하는 것이고요.
두번째는 저번에도 길게 썼기 때문에 짤막히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만,
당신이 성인인 만큼, 게시판에서 ALG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도 성인입니다. 모두가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지금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판단이 섭니다.
직접 환불을 했고 남에게 환불을 권하는 판단이 있는 것 처럼,
꾸준히 게시판에서 글을 작성하면서 ALG에 합당한 답변을 요구하는 판단도 있습니다.
꼬우면 환불하라고 쓰는 분들은, ALG에 다른 보상이나 금전적인 요구가 아닌 소통을 요구하는 분들의 판단을 깊이 이해하셨나요?
그리고 나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답변은 비꼬듯 그럼 환불하십쇼. 하고 쓰시는 건지 좀 묻고 싶네요.
남에게 비꼰다 뭐하다 말을 하기전에 자신이 어떠한 어조로 글을 쓰고, 그 말이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 고민 안하시나요?
물론 글을 쓰는 모양새를 보면, 의도가 다분합니다만 "아 나는 그럴의도 아니었다." 하고 뒤로 빼면 그만이니 뭐라 명확히 언급은 안하겠습니다. 남들 다 아는데도 말이죠.
뭐 사실 길게 쓸 필요도 없습니다. 제 관점에서 "꼬우면 환불해라" 의 문제점은
소비자가 소비자로써 말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게 게시판에서 보이는게 아니꼬우니까 환불하고 입다물어라.
정도로밖에 안보여서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꼬우면 환불하라는 말은 안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신없이 써서 글이 두서가 없는데도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논리적인 반박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다소 공격적인 글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마음을 전하면서, 월요일인데 새로 시작하는 한 주와 12월 다같이 힘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