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리틀 도미니언 (1)

sk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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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15 오전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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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미니언을 건드리면 아주 조... 좋게 되는 거야~~

오늘부터 약간 긴~~ 시간 동안 도미니언에 대한 글을 올립니다.

지난 광고글 (?)에 많은 분들이 댓글을 써주셨는데요. (격한 반응과 응원에 대해 정말 감사 드립니다. ^^)

이 연재글에서는 각 확장에 대한 특성을 나눠서 알려 드리지는 않을 겁니다.

시간이 충분히 많은 만큼, 제가 할 일은 천~천히 도미니언의 매력에 빠지시도록 도미니언의 세계에 안내를 해드리는 정도가 될 것 같네요.

"첫 시간은 무슨 얘기를 할까..." 고민을 했는데요.

이 얘기를 빠뜨리면 안 될 것 같아서 이것으로 정했습니다.

1. 셔플과 사이클

도미니언은 어떻게 보면 Deck-builing 덱-빌딩 게임이라기 보다는 Deck-shuffling 덱-셔플링 게임인 것 같습니다. ㅎ

덱에 카드 수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어서 덱을 자주 섞어야 하기 때문인데요.

초보자든 숙련자든, 카드 셔플 운 때문에 울고 웃은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카드 게임이니까 카드 운도 플레이어들이 감내해야 할 요소이긴 합니다만,

셔플이 서툴러서, 때때로 악의적으로 셔플 중에 장난질 (?)을 해서 카드 운을 조절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첫 시간이니까 가볍게 셔플에 대해서 먼저 얘기하고 도미니언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슬리브파 vs. 맨카드파?

보드게임 커뮤니티를 달구는 토론 주제 중에 이만큼 뜨거운 논쟁은 없을 텐데요.

(마치 탕수육을 소스를 부어 먹어야 하느냐? 찍어 먹어야 하느냐?만큼... 제가 너무 멀리 왔나요? ㅋ)

~~네, 잘 알겠구요.~~

카드 질감의 손맛을 중요시 여기는 분들은 맨 카드를 사용하자는 의견이고,

카드 마모를 줄이는 걸 원하시는 분들은 슬리브를 씌우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작은 이유로 맨 카드를 옹호하는 분들이 계시죠.

카드에 슬리브를 씌우면 카드를 섞는 과정에서 카드가 튀어나가거나 슬리브가 쭈~욱 찢어진다는 의견인데요.

저는 그 의견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습니다.

저의 결론을 먼저 말씀을 드리면,

"카드에 슬리브를 씌우는 쪽에 카드 셔플이 더 편하고 잘 된다"입니다.

저는 슬리브를 자전거에 비유를 하고 싶습니다.

자전거를 탈 줄 아는 사람이라면 (보관 문제는 논외로 하고요) 자전거를 이용하는 쪽이 훨씬 더 편리하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자전거가 나를 넘어지게 한다는 이유"로 자전거를 쓰레기 취급을 한다면 누구나

"자전거 타는 법을 제대로 배우면 되잖아?!"

라고 대답을 할 겁니다.

즉, 슬리브를 씌운 카드를 셔플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으면 애먼 슬리브만 탓하는 꼴이 된다는 것이죠. (왜 우리 슬리브 기죽이고 그래욧!)

Shuffle 셔플

그러면 슬리브를 씌운 카드들은 어떻게 섞어야 할까요?

카드를 가장 많이 섞는 사람들은 카지노에서 일하는 딜러이거나 TCG를 하는 플레이어들일 겁니다.

~~아마 보드게임 카드를 이렇게 섞으면 게임 주인한테 쌍싸대기를 맞을 수도...~~

카지노 쪽 카드는 우리와 다르니까, TCG쪽을 살펴보죠.

TCG 플레이어들도 셔플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슬리브는 TCG쪽에서 넘어온 것이죠.)

경기 포맷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TCG에서 하나의 덱은 보통 40-60장 정도로 구성됩니다.

TCG는 스포츠처럼 경기 규정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고, 플레이어들은 카드 운으로부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셔플에 공을 엄청나게 들입니다.

보통 7 셔플 (?)이나 9 셔플 (?)이라고 해서, 덱의 카드를 7개나 9개의 더미로 나누면서 덱을 가릅니다.

한 번에 뭉치로 7-9더미로 쪼개는 게 아니라, 테이블에 7-9더미로 쌓는 것처럼 원을 그리듯이 각 더미에 한장 한장 놓는 것이죠.

그 다음에 한 더미로 합치고 또 다른 방법으로 셔플을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게이머들이 아닌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위에서 첫 번째 (7-9더미로 나누는 것)을 하지 않고 두 번째 방법만으로도 셔플이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카드 뭉치들이 서로 위 아래 위위 아래 (이거슨 대세 걸그룹?)로 자리만 바뀔 뿐 잘 섞이지 않습니다.

(위 그림에서도 보입니다만 카드들이 덩어리집니다.)

~~덱은 섞었지만 셔플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귀찮더라도 일부러 더미를 갈라서 섞는 것을 먼저하는 것이죠.

도미니언은 많아야 40장 내외에서 셔플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7-9더미까지는 아니더라도 5더미로 나눠서 섞으면 적당한 것 같습니다.

5더미로 나눠 섞으면 좋은 점은 Gardens 정원이 있는 게임에서 자신의 덱의 카드 수를 빠르게 세기에 좋습니다.

(도미니언에서 버려진 더미를 볼 수도 없고 세어볼 수도 없기 때문에 셔플하면서

이런 고급진 방법으로 덱에 신경 안 쓰는 척! 자신의 카드의 수를 세는 것이죠.

물론 덱을 그냥 세어봐도 됩니다;;)

그런데 카드를 더미로 나눠서 섞기에 자리가 좁거나 시간이 많지 않을 때에 써먹을 만한 셔플법이 또 있습니다.

이것 역시 슬리브를 씌운 카드로만 가능하니까 잘 보세요. 아주 오~래 전에 찍은 동영상인데요... (skeil의 흐흐...흑역사...? ㅠ) (링크)

제가 셔플 하나에 대해서만 이렇게 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셔플이 도미니언에서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셔플에 대해서 딱 하나만 더 말씀을 드리자면요.

상대 플레이어가 셔플을 대충해서 이익을 챙겨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Copper 동화 7장과 Estate 사유지 3장을 한 더미로 놓고 (위에서 두 번째 셔플 방법으로만) 대충 섞으면

시작 핸드에 2원이나 5원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는데요.

그렇게 하면 시작부터 서로 공평하지 못한 게임을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핸드의 카드들이 기대값 (동화 3.5장)에 맞춰서 나와야 하는 건 아니지만,

확률이 낮은 특정 경우가 의도적으로 너무 빈번하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죠.

계산을 해보면 시작 핸드의 확률이

"2원-5원" : "3원-4원" : "4원-3원" : "5원-2원" = 1 : 5 : 5 : 1

입니다.

다시 말하면, "2원-5원"이나 "5원-2원"으로 시작할 확률은 1/6입니다.

6게임 중 1번꼴로 나오게 된다는 것이죠.

이보다 빈번하게 발생한다면 살짝 의심을 해보세요. ^^;;

~~너는 첫 판부터 장난질이냐?!~~

제가 이런 고민을 보드게임긱에 올렸더니 어떤 외국인이 좋은 답을 주더군요.

"서로 바꿔서 섞어."

라고요.

셔플할 때마다 상대에게 섞어달라고 하기에 너무 귀찮습니다.

하지만 저는 최소한 시작 덱 10장은 서로 바꿔서 섞는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이렇게 했는데도 2원이나 5원으로 시작하면 그날은 운이 좋은 겁니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Cycle 사이클

도미니언은 10장짜리 시작 덱으로 시작해서, 덱을 구성하는 카드들이 점점 추가되거나 대체됩니다.

덱에 카드가 없어지고 플레이어가 그 덱을 참조해야 할 때 (카드를 Draw 뽑거나 Reveal 공개하거나 Look at 봐야 할 때)에 셔플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모든 카드가 덱에서 출발해서 플레이어의 핸드와 플레이 공간을 지나서 버려진 더미에 놓이고,

다시 셔플이 일어나서 덱으로 만들어지기까지를 사이클이라고 부릅니다. 일주(一周)라고도 할 수 있겠죠.

플레이어가 덱을 잘 만들어가고 있다면 그의 덱은 점점 더 효율적으로 되거나,

또는 (승점으로) 점점 더 가치가 높아지고 있을 겁니다.

좋은 덱으로서 선순환되고 있다면 다음 사이클의 덱이 더 좋아집니다.

(그러니까 덱이 효율성 면에서도 승점 가치 면에서도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게 아니라면 덱이 망가지고 있는 것이죠.)

다시 말씀 드리지만 "덱은 순환될수록 더 좋아져야" 합니다.

혹시 말이죠...

덱을 강제로 빠르게 순환시켜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있다면 언제일까요?

시나리오를 하나 써보죠.

이번 턴에 Gold 금화를 구입했습니다.

덱을 빠르게 순환시키면 어떠한 이점이 있을까요?

셔플이 일어나는 시점이 빨라지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 Gold가 내 손에 들어오는 시점도 빨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다음 사이클에서 나올 카드가 바로 다음 턴에 나온다면 내 덱이 상대의 것보다 한 사이클 정도 빨리 강해지는 거죠.

또 하나 시나리오를 써볼까요?

덱을 잘 외우는 플레이어라면 좋은 카드들이 모두 버려져 있어서 덱에 남아 있는 카드들이 쓰레기들인 것을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그 때에 셔플을 강제로 일으킨다면 그 두 더미가 서로 섞이기 때문에 덱에서 뽑을 다음 카드가 쓰레기일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요. One more thing!

상대와 Witch 마녀로 저주 레이스를 하고 있습니다.

서로 똑같이 5번씩 플레이했다면 각자 Curse 저주 5장씩 얻었을 것이고, (2인 게임 기준으로) Curse 공급처는 바닥났을 겁니다.

만약에요. 정말 만약에 말이죠.

내가 Witch를 플레이하고 다음 턴에 내 덱을 빠르게 순환시키면요?

상대보다 Witch를 한 번 더 플레이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러면 저주는 5:5 싸움이 아니라, 4:6 싸움이 되어서 2점만큼 이득을 챙기게 되겠죠.

마녀

+2 카드

각 상대는 저주 카드 1장을 얻는다.

도미니언의 카드들 중에서 덱을 빠르게 순환시켜주는 고마운 것들이 있습니다.

크게 두 종류죠.

A. 핸드에 있는 카드를 버리고 다시 뽑거나 (혹은 그 반대 순서), 또는

B. 덱을 통째로 버리는 더미에 놓는 것입니다.

저장고

+1 액션

카드를 원하는 만큼 버린다.

버린 카드마다 +1카드.

창고

+3 카드

+1 액션

카드 3장을 버린다.

법관

+2원

당신은 당신의 덱을

당신의 버리는 더미에 놓을 수 있다.

~~8기통! 8기통!~~

고물 줍는 사람

+2원

당신은 당신의 덱을

당신의 버리는 더미에 놓을 수 있다.

당신의 버리는 더미를 살펴 보고

그곳에 있는 카드 1장을 당신의 덱 맨 위에

놓는다.

전령

+1 구입

+2원

당신은 당신의 덱을

당신의 버리는 더미에 놓을 수 있다.

이것이 턴에 당신이 첫 번째 구입품이면

비용이 4원 이하인 카드 1장을 얻고,

각 상대도 그것과 같은 사본 1장을 얻는다.

아마 B그룹의 카드들을 보면서 "저런 카드가 있었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덱 주인님이 날 보셨어! 난 버리는 더미로 가게 될 거야! 기억해줘! 기억할게!~~

보드게임 카페를 가면 Village 마을과 Market 시장 카드는 닳아 있는 반면에 Bureaucrat 관료와 Chancellor 법관은 새 카드 같은 경우가 많죠.

B그룹의 카드들은 덱에 많이 들어가는 녀석들은 아닙니다.

단 한두 장으로 효과를 노리는 것들이죠.

주의할 점은 "덱의 카드들을 모두 버린다"가 아니라 "덱을 버리는 더미에 놓는다"입니다.

즉, 이 세 장의 카드는 덱이 버리는 더미에 놓일 때에 "버린다"의 효과를 격발하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Hinterlands 힌터랜즈 확장을 사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만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좋겠죠.

터널

2점

당신이 정리 단계가 아닐 때에 이 카드를 버리면

당신은 이 카드를 공개할 수 있다.

당신이 그렇게 한다면 Gold 금화 1장을 얻는다.

~~버려야 한다~~

제가 Tunnel 터널을 왜 보여 드렸을까요? 알아맞춰 보세요. ㅎ

첫 시간인데, 제 예상보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매번 그러하다.)

다음 시간에는 Opening 오프닝과, 그에 관련된 카드 얘기를 하겠습니다.

읽으시면서 궁금한 점이나 의견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이 글이 도움되었으면 "추천"도... 굽실굽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ㅎ

마이 리틀 도미니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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