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uin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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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2)
고통을 피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건 인간, 아니 모든 생명체의 본성일 것이다. 스트레스의 홍수 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겐, 매우 절박한 과제이고, 이를 위한 산업의 규모와 다양성도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마약이다.
마약이 중독성이 강하다는 점과 건강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약에 손을 대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 건, 그것이 우리의 본성과 닿아있기 때문이리라. 본성의 강한 이끌림 때문에 결국 개인의 통제권을 벗어나게 되고, 많은 사회문제를 야기한다. 이런 이유로, 대한민국을 포함한 상당수의 국가에서 마약은 금지의 대상이다.
그런데, 더치들은 이 문제를 조금 다른 각도에서, 그리고 좀 더 합리적인 방향으로 바라보았다. 그들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면 대략 이렇게 된다.
- - 어차피 마약이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한, 완전히 절멸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 - 마약을 금지와 처벌의 대상으로만 규정하는 한, 많은 수의 마약 중독자들은 음성화된다.
- - 음성화된 마약 중독자들은 온갖 또다른 범죄의 양성소가 된다.
- -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국가의 통제 영역 안에 두는 것이 낫다.
일부는 국가가 악(惡)을 권하는 망조가 들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그들은 악을 권하는 게 아니라 허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더 큰 악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지독하게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이들이기에 가능한 정책이겠지만, 그들 역시도 이를 결정하는데 많은 진통이 있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네덜란드의 마약 합법화 정책은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통계들이 말해주듯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문제는 마약처럼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것들이 여전히 넘쳐난다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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