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1)

Equin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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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1 오전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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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독특한 나라이다. 우리는 때로 합리적이라 생각하면서도, 관습이나 금기 때문에 차마 하지 못하는 것들도, 더치(Dutch)에겐 아무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는 행동인 경우가 많다. 적은 인구, 그보다 더 작은 국토에도 불구하고 한 때 세계를 주름잡은 그들의 비밀은, 바로 지독하리만큼 합리적인 사고 덕분이다.

신분제 질서가 비교적 뚜렷했던 시기에도 누구나 돈만 있으면, 주식을 살 수 있게 만들어서, 상업자본의 거대화를 이룬 동인도회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근대국가의 시작을 국민총동원령 시행을 기점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네덜란드는 자본에 있어서 국민총동원령이 가능했던 최초의 국가라 할 수 있다. 결국 돈 놓고, 돈 먹는 자본주의 체계에서, 빠른 속도로 거대 자본을 형성한 그들은, 세계 곳곳에 자신들의 사무소를 건설하며 황금시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자기 아파트로 넘어오는 게 싫다고 경계선에 철조망을 치는 21세기 한국인들의 시각으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인만큼, 당시 사회 체계에서는 획기적이었던 이 방식의 근거는 간단하다.

“누구의 돈이든 무슨 상관인가.”

돈에는 원 소유주의 인격이나, 학식, 직업의 귀천 등이 들어가지 않는다. 귀족의 돈만 귀하게 쓰이고, 천민의 돈은 천하게 쓰이는 게 아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생각이 다수가 아니던 시절, 그들은 오직 합리성에 의거해서, 자본에 있어서 신분의 벽을 허물었고, 결과적으로 네덜란드 황금시기를 일구었다.

그 황금시기의 근원이, 바로 금기를 깨버리는 합리적 사고에 있음을 잘 아는 더치들은, 오늘날에도 다른 국가에서는 보기 힘든 정책들을 다수 시행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마약 합법화이다.

(대체 뭔 이야기를 하려고…?)

(2부(링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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