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나이츠 - 150619 보스몬스터2 / 스파이폴 / 우주사관생도 / 캔트스탑 / 타케노코 / 뱅더다이스게임 / 사보티어1,2 / 블루프린트 / 보틀임프 / 젝스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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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6-21 오전 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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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시작~~~~

외국친구들과 모일려고 놀러갔더니 보드게임을 하고 있네요~~ 최근에 나온 보스몬스터 2 입니다. 음... 어떤 게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트워크도 나름 괜찮고, 서로 치고받는 공격적인 게임 같더군요. 탈락 시스템이 들어가 있어서 초반에 떨어진 친구들은 롤이나 책을 보는등 다른걸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괘찮다고 하는걸보니 그럭저럭 재밌었나봐요.

처음으로 스파이폴을 해보았습니다~

이 게임 보기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제가 해본 블러핑 게임 중에 가장 난이도가 높은것 같아요. 규칙이 어려운게 아니라, 절묘~하게 대답을 하여 의심을 사지 않는 것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나를 떠보는 듯한 질문에 "네/아니오" 같은 정확한 대답보단, "음... 때때론 그런 편이지" / "음... 다른 사람들은 그럴수도 있지만 난 아닌거 같아" 식으로 애매하게 말끝을 흐리는 대답이 좋습니다. "네/아니오" 같은 질문은 삐끗하면 완전히 빼도박도 못하고 걸리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리고 추리 시간을 약 8분 정도로 주긴 하지만... 생각보다 질문을 하는 것도/답하는 것도 어려워서 많은 질문을 하기 힘들거예요. 처음엔 15분 정도로 충분히 시간을 두고 해보는게 좋겠습니다.

실제로 가장 성공적이었던 스파이의 연기를 간략히 예로 들어볼게요.

예))))

공통 장소: 대학교

A: B야. 넌 여기에서 유명했어?

B(스파이): 응. 제법 유명했을걸? 난 잘 모르겠네. C야. 넌 여기에서 뭐가 제일 좋아?

C: 음... 무료 와이파이? (모두 웃음) D야. 여기 다시 가라면 갈래?

D: 글쎄? 상황이 허락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싫어할지도. A야. 여기에 가면 여자들이 졸졸 따라다녔어?

A: 이상하게 난 한번도 그런적이 없어. 잘 꾸미고 다녔는데 말야. B야, 누군가에게 깊은 인상을 준 적이 있니?

B(스파이): (분위기상 대학을 눈치챔) 그럼. 특히 나이 많은 사람들이 날 좋아했어. 열심히 살았거든. C야, 종이에다가 뭔가를 써서 검사를 받은적이 있니?
C: 응? 난 종이는 전혀 안썼던거 같은데 (컴공과 나와서 전부 컴퓨터로 함).

A&B&D : ?????????????

그리고 C의 정직한(?) 한마디에 모두가 낚여 의심을 사는 바람에 스파이가 성공하고 맙니다. 대략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아시겠지요? ㅎㅎㅎ

카드에 각각 역할도 따로 적혀있기 때문에 그 역할을 기준으로 대답을 하는것도 상당히 재밌습니다. 스파이 하기가 이렇게 부담스러운 게임은 이게 처음이네요 ㅋㅋㅋㅋ

스페이스카젯(한글명 우주사관생도) 입니다. 오늘의 최악의 게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게임을 가져온 사람의 미흡한 룰 숙지. 각 플레이어별로 하는 행동이 달라 서로 물어볼 수 없는 답답함. 자신의 역할이 제대로 이해도 되지 않는데 30초라는 실시간 진행도 껴있으며. 초보자에게 가장 어렵고 복잡한 역할을 준데다. 테마도 설명이 없어 이해가 가지 않고. 모두가 용어에 친숙하지 않아 무엇이 무엇을 지칭하는지 게임 내내 서로 헤메었으며. 직접 뽑아온 요약표조차 복잡하고 방대한 텍스트로 쉽게 혼란을 일으켰고. 아무리봐도 어떻게 하는지 예시 그림조차 없어 "처음 접하는 게임을 글만으로" 파악하려했습니다.

게임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될 것들을 모조리 다 한것 같습니다.

저와 다른 친구야 보드게임에 애착이 많으니 함께 배워가려 노력했지만, 캐쥬얼 레벨의 친구들은 얼마 안가 전부 나가떨어졌네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진행하는 사람이 미숙하면 이런 대참사가 벌어지지요. 게임 자체는 모든 플레이어가 따로따로 미니게임을 진행하여 자기 역할을 수행하면 되는 간단한 게임입니다. 그런데 이해가 가질 않아 자기 행동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차 알수가 없으니 헬난이도로 느껴졌어요... :(

사람들과 함께 즐길려고 가져온 게임이라면 최소한 그 게임에 대한 충분한 이해는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대충 아니까 그때그때 보면서 하자" 같은 말은 조금 무책임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최소한 부드러운 진행이 되도록 숙지를 해두는건 예의가 아닐까 싶어요. 저야 게임을 하면서 연구하는걸 좋아하지만, 모임에 온 사람들 모두가 새로 산 게임을 머리 싸매고 함께 연구하러 오는건 아니거든요 (플레이테스트를 하기 위한 모임이라면 상관없습니다). 룰을 숙지했지만 작은 에러플이 한 두개 있는 것도 괜찮습니다. 모두 실수를 하니까요. 다만 동영상으로 어떻게 하는지 한번 슥~ 보고 당당히 테이블 위에 올리는건 좀 아니라 봅니다.

우주사관생도는 제가 나중에 따로 숙지하고 가르쳐주기로 결정. 내 게임도 아닌데...

피자를 기다리는 동안 캔트스탑! 베트남 친구가 주사위 운이 폭발하며 모든 게임을 휩쓸었네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게임중 유일하게 모든것이 플라스틱인 게임이지요.

세상에.... 2와 12가 빵빵 터지는 저런 무식한 운은 처음봅니다. 그래도 간단히 하기엔 언제나 즐거운 게임이예요.

피자~ 앤쵸비 피자라는 걸 먹어봤는데... 무지막지하게 짜더군요...

타케노코입니다. 올해 한국에 들어갈때 가져갈 게임 1순위 중 하나예요. 콤포넌트가 정말 아름답기로 유명한 게임 중 하나입니다. 디자이너 에디션(?)도 있다고 들은듯 한데... 게임의 콤포넌트 부피가 서너배는 더 크다고 합니다. 물론 가격도 어마어마하게 비싸서 $300 언저리라고 하는데... 사실 이 게임에 그렇게 비싼 돈을 투자할 이유가 있나? 싶긴 하네요. 아무리 예쁘다한들 결국은 가벼운 파티게임이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팬더가 하도 먹고 다녀서 대나무가 남아나질 않는다는데, 이상하게 제가 하는 그룹은 여기저기 열심히 심고만 다니네요. 이 날은 목표카드가 너무 어려운것만 나와서 10점 중반대로 꼴찌... 뭔가 파고들만한 요소는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캐쥬얼 게이머들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은가 싶어요. 가끔 진지함을 내려놓고 가볍게 가볍게 할 수 있는 좋은 게임입니다.

뱅 더 다이스 게임. 이 날은 주사위를 굴리는 족족 화살을 3~4개씩 가져가며 혼자 자폭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주사위 운이 엉망진창인 저이지만, 이 게임은 언제해도 가볍고 즐거워요. 그냥 뱅보다 재밌습니다. ㅎㅎ

사보티어 시리즈를 해보았습니다. 1편이 광부 vs 방해꾼의 대결이라면 2편은 지질학자, 광부대장(?), 초록광부, 파랑광부, 배신자 등 다양한 역할이 존재하여 이해관계가 물려있지요. 그만큼 다양하고 재미난 상황이 연출되어 재밌습니다. 그래도 전 1편이 더 심플하고 직관적이라 좋아요. 잇느냐 / 막느냐의 긴박한 상황이 좋더라구요. 물론 2도 괜찮습니다. 워낙에 좋은 게임이라 무엇을 하자고 해도 OK!

의외로 많이들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중간에 길이 끊어지면 거길 먼저 채워야 그 후에 이어지는 길 카드를 놓을 수 있습니다. "새로 짓는 길은 반드시 시작지점과 이어져 있어야 한다" 는 규칙인데요. 온라인 보드게임에도 이 규칙이 잘 적용이 되어있는데 룰북에서는 이 내용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더군요 :S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길이 끊어져 있어도 길을 쭉쭉 이어나가더군요(물론 금을 찾진 못하지만). 이것은 허용되지 않는걸로 아는데... 다른 분이 이와 관련해서 아신다면 댓글 좀..ㅠㅠ

그리고 두 팀으로 나누어서 각각 게임을 진행하였습니다. 한 친구가 블루프린트를 배워보고 싶다고 하여 가르쳐주었는데, 아주 재밌어 하더군요. 블루프린트의 묘미는 "음, 이정도면 잘 지은거 같은데" 생각하며 스크린을 걷는 순간, 알차게 지어진 상대방의 건물을 보고 "아... 이거 모르겠는데 -_-;;" 하는 생각이 들때가 아닌가 싶어요 ㅎㅎ. 저는 오른쪽의 건물 그림대로 짓지 않고 제 맘대로 가장 이상적인 건물을 지으려 노력하기에 점수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ㅎㅎ 그래도 주사위를 골라가는 방식이라 숫자의 좋고 나쁨의 개념이 적게 들어가 있어 가볍게 하기엔 참 좋네요. 이 게임도 저와 함께 한국으로 날아가기로 결정 된 것 중 하나입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해도 좋아요> 너굴표 인증을 받은셈이지요.

옆에서 돌아간 보틀임프. 저희 모임에선 꽤 인기가 많습니다. 욕심을 부리며 챙겨두었던 악마의병을 버려야 하는데, 도저히 버릴 수 없어 마지막까지 가지게 되면 점수는 커녕 감점만 받게 되는 무시무시한 게임이지요. 이젠 품절이라 구할 수도 없으니... 다들 이때만 되면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하네요. 여담이지만, 전 6인부터는 걍 두그룹으로 나뉘어서 따로따로 게임하는걸 더 좋아합니다. 다 같이 하하호호~ 이야기 하며 느릿느릿 진행하는 것보단 골똘히 생각하며 하는게 더 마음에 들어요.

마지막으로 젝스님트 ㅡ !! 처음 소개 했을때부터 메이저급 인기를 받으며 러브콜을 받는 게임이 되었지요 ㅋㅋ 이거 한번 해보고 구입하겠다는 친구가 4명은 있었습니다. "아... 이걸 낼까? 저걸 낼까? 6번째만 아니면 돼" 하고 고민 끝에 낸 카드가 폭발할땐.... 자기 앞으로 우수수수~ 모이는 시뻘건 벌점 카드들이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심기일전 하여 다음 카드를 내면 또 벌점... 생각을 꼬아서 내면 또 벌점... 생각을 두번 꼬으면 또 벌점.... 그런 딜레마가 있는 게임이지요 ㅋㅋ 이 게임도 남녀노소 모두 재밌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제가 가장 사랑하는 게임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아, 이건 한국에 안가져가요. 이미 제가 두 세트를 기증했거든요 ㅋㅋㅋ

오늘 모임의 교훈입니다.

"사람들과 놀고 싶으면 그 사람이 놀이를 숙지하고 사람을 모아야지, 쟤가 모르는데 내게 물으면 어찌하느냐."

- by 진행자가 헤메면 "넌 이거 안해봤어?" 라고 항상 질문받는 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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