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게이머의 주사위 예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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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9-16 오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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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보드라이프에 재미있는 떡밥글이 올라와서 운적 요소 애호가로써 글을 써봅니다

주사위로 대표되는 보드게임의 운적 요소가 주는 긍정적인 역할은 크게 3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 시뮬레이션

테마게임에 운적인 요소가 자주 들어가는 이유입니다

기본적으로 신이 아닌 이상 세상의 모든 변수를 예상할수 있는 존재는 없습니다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그 결과에는 항상 예상 못한 변수가 끼어들 가능성이 존재하지요

그런 인지하지 못했던 변수들의 총합을 우리는 운이라고 부릅니다

보드게임에서 운은 그러한 현실성을 게임판 위로 가져다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가져와진 현실성은 보드판위에 이야기를 선물해줍니다

병사 한명이 영웅적으로 탱크 앞을 막아선다거나

쪼랩 고블린 1마리가 주인공파티를 농락하며 의도치 않은 캐릭터를 구축한 썰은

운적인 요소로 생겨나는 서사의 강화가 플레이어에게 재미를 가져다준 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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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술, 전략의 다양성

10번 행동해서 10번 모두 같은 결과가 나올것을 안다면

사람의 행동은 패턴화되기 마련입니다

보드게임 전략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운적인 변수가 없다면 수차례의 경험을 거쳐 최적화된 수가 나오게 되고

그것을 외운 사람이 승리를 가져가게 됩니다

단적으로 체스가 그러한 게임이고 유로보드게임중에서도 '필승전략'이 나오는 게임들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운적인 요소가 들어간다면 그런 필승전략 혹은 시작할때의 큰 그림은 꼬이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불호가 나오지 않나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결과가 6가지가 있을수 있다면 플레이어는 6가지의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각각의 결과(특히 최악의 결과)에 대처해야 합니다

운적인 요소가 머리쓰는 부분을 줄이는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리게 되는것이죠

오죽하면 보드게임 긱에 6면체 주사위 2개를 굴렸을때 결과값 확률이 표로 돌아다니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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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플레이어간의 적대감 완화

보드게임에서 가장 중요한건 보드게임은 결국 '사람'과 '사람'이 같은 테이블에 마주앉아서 하는 게임이라는것 입니다

보드판위에서 오가는 강력한 인터액션은 때때로 플레이어에 대한 원망으로 변질되고는 합니다

전략게임에서 옆사람탓을 한다거나 킹메이커를 원망하거나 하는 경우가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논쟁적 상황이 아니더라도 이른바 '때려 눕히는' 플레이는 초심자가 아니더라도 거부감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운적인 요소는 그러한 부분을 흡수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자신을 공격했다는 사실보다 그 공격주사위가 6이 나왔다는 사실에 더 집중하게 되는 효과인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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