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콘 및 체험 게임 후기(를 가장한 일기)

켠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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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22 오후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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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한 메나라의 신전입니다) (뻘글 주의) 다들 지난 주말 보드게임콘에는 잘 다녀오셨나요? 저는 일요일 오후에 모임 친구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이런 전시회 행사에 참석하는 건 작년 가을 송도, 올 5월 SETEC에 이어서 이번이 세 번째인데, 이번이 제일 뭔가 복작복작한 느낌이었던 거 같아요. 사실 이번 행사에 갔던 건 나름 어마어마한 도전이었습니다. 어쩌다보니 보드게임콘 행사 날짜에 맞추어 저희 보드게임 모임 엠티를 가게 되었거든요. 저희 모임에서는 1년에 두 번 정도 엠티를 가는데, 각자의 사정들에 맞추다 보니 7월20일-21일 이렇게 1박2일로 날이 잡혔습니다. 토요일 점심에 상봉에서 장을 보고 대성리 펜션에 집합해 게임을 시작했는데, 보드게임 뿐만 아니라 펜션에서만 할 수 있는 게임들, 그러니까 술마시며 시끄럽게 몸쓰고 소리치며 하는 술게임들까지 하다보니 목도 다 쉬고 체력 자원이 거의 남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들 저보다 동생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어찌나 체력이 대단들 한지 새벽 4시까지 술마시고 게임을 하다가 지쳐 쓰러져 잠이 들었네요. 다음날 오전에 일어나 해장 라면을 먹으면서 보드게임콘을 갈 수 있을까, 가도 괜찮을까, 집에 가서 그냥 몸져 누워야 그나마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을 좀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사가 매달 있는 것도 아니고, 업체들마다 준비를 그렇게 많이들 하셨다는데 놓치기가 너무 싫더라구요. 결국 동생들 넷을 차에 태우고 코엑스로 출발, 도착하니 한 시 정도 되었습니다. 공간 자체가 세텍보다 작아서 그런지 몰라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지난 5월 세텍에서 했던 페스타보다 더 복작복작한 느낌이더라구요. 엄마 아빠 손잡고 온 어린이들도 참 많이 보였고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이나 동아리 같은 것으로 보이는 단체에서 스무 명 정도의 아이들이 단체복을 입고 다니는 것도 보았네요. 이런 걸 보면 한국 보드게임의 미래가 참 밝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말고는 모두 행사에 처음 참석하는 동생들이었는데, 모여서 돌아다니다 흩어져서 돌아다니다 하면서 전체적으로 일단 구경을 했습니다. 체험 가능한 게임들은 어떤 게 있는지, 싸게 판매하는 게임들이 뭐가 있는지, 금방 매진될 것 같은 게임이 있는지 살펴보고 유투브 방송 중이었던 보드라이브팀도 구경하구요. 일단 제 최애 게임 브라스 버밍엄과 랭커셔의 한글판이 나온 게 너무 신기하더라구요. 물론 실판매를 하는 건 아니었지만, 보드판과 카드에 한글로 적힌 지명들을 보면서 아니, 이 지명 발음을 이렇게 하는 거였어? 우리가 이제껏 잘못 발음한 건가 하면서 키득거리가도 하고, 자리에 앉아 있던 체험객이 초등학생이어서 너무 깜짝 놀라기도 하고(아니 이런 꼬마가 버밍엄을 할 수가 있어? 영재네 영재...), 자주 하는 게임이라 체험할 생각은 안 들었지만 정말 반가웠습니다. 버라지 체험이 가능할 거라는 기대는 안했지만, 그래도 출시 예정으로 홍보 중인 엑스배너를 보면서 너무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습니다. 무리해서 16만원짜리 킥스 중고 매물을 구해볼까 생각도 요즘 왕왕 했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한글판을 구할 수 있겠죠? 한바퀴를 구경한 다음 제일 먼저 보드피아 체험존에 앉았습니다. 출시 예정인 것으로 이미 알고 었던 메나라를 해보았는데, 와, 이게 생각보다 되게 재미있더라구요. 5명이라 제가 빠지고 나머지 넷이 게임을 했는데, 옆에서 보는데도 가슴이 두근두근 쿵쾅쿵쾅 했네요. (중간에 타일 하나가 실수로 톡 떨어진 건 비밀로 하고) 결국 미션 수만큼의 충을 쌓고 기둥을 다 소모하면서 최종 목표를 성공했습니다. 목표 성공 후 그냥 부수기가 아쉬워서 이걸로 젠가를 해보자! 하고 한 명씩 기둥을 빼기로 했는데, 이게 첫 기둥 빼는 순간 와장창 무너졌어요 ^^; 우리가 아슬아슬 잘 쌓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하고 깔끔히 치웠습니다. 협력 덱스터리티 게임이고 게다가 어떤 카드를 뽑아서 어디에 어떻게 배치를 할까라는 고민이 꽤나 전략적이라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살까 말까 고민을 되게 많이 했는데 결국은 패스했네요. 하지만 영업용으로 굉장히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다음은 보드엠에 가서 2019 신판 러브레터를 했습니다. 저희가 5인이었으니 최대 6인으로 늘어난 신판이 딱이었죠. 새로 나온 카드의 능력을 읽은 다음 바로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역시 쉽고 깔끔하고 파티파티한 카드게임으로는 러브레터를 따라올 게임이 없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비슷한 포지션인 러브크래프트레터나 캡틴블랙잭보다 확실히 훨씬 깔끔한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에 6인까지 인원이 늘면서 게임 돌릴 수 있는 조건이 훨씬 좋아진 것 같아요. 새로운 카드들도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것 같구요. 바로 하나 샀습니다. 러브레터가 끝나갈 즈음에 마침 같은 보드엠 부스의 옆 자리에서 할리우드 골든에이지 게임이 끝나가는 게 보여서, 슬쩍 가서 5인플로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자리를 주셨습니다. 원래는 총 4라운드의 게임인데 시간관계 상 체험관에서는 2라운드까지만 진행이 되나, 5인플일 때에는 2라운드면 너무 게임 완성이 되지 않아서 3라운드까지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해주셨어요. 사실 게임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얼마전에 펀딩 후 실물이 배송되었던 게임인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게 의외로 경매 게임이더군요! 전체적으로 모든 플레이어는 한정된 돈의 풀 안에서 서로 돈을 주고 받고 하면서 영화 스탭과 배우, 감독 등을 비딩으로 캐스팅해서 영화를 완성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생각보다도 간단하고 깔끔하고 설명도 쉽고, 플레이타임도 5인이 1시간 안쪽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썩 괜찮았습니다. 4라운드까지 진행해볼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었네요. 전략적인 느낌보다는 파티파티한 느낌이라 고민을 좀 하다가 구매하지는 않았습니다^^; 술게임이 싫다는 건 전혀 아니지만 사실 엠티에서 보드게임은 많이 하지 못하고 술게임만 주구장창 해서 보드게임 갈증이 있는 상태였는데, 이렇게 보드게임콘에서 게임을 여럿 체험해본 덕이 그 갈증이 많이 풀렸네요. 체력이 걱정되어서 보드게임콘에 갈까 말까 참 고민했는데, 간 덕분에 오히려 이번주를 살아갈 활력이 생겼습니다. 역시 보드게이머는 보드게임을 해야 생기가 도나 봐요. 게임은 보드엠과 보드피아에서 저렇게 하고 엠에서는 러브레터 하나, 피아에선 오딘 미니확장과 메탈코인만 사고, 정작 코보게에서 이십 몇 만원을 쓰고 왔네요... 피아, 엠 미안해요... 그래도 메탈코인과 러브레터는 아주 자주 많이 쓰게 될 거에요... 이런 행사 너무 좋아요. 게임 체험도 좋고 싼 가격에 게임 득템하는 거도 재미지만, 그것보다는 역시 보드게이머들 구경이 제일 재미있는 거 같습니다. 아, 나 같이 보드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나는 외롭지 않다, 우리는 하나다, 뭐 이런 위로도 좋구요 ㅎㅎ 이번 행사가 너무 만족스러워서 다음 보드게임 행사가 또 언제 있나 봤더니 10월12일~23일에 세텍에서 또 페스타가 있네요. 부디 그때는 버라지 체험과 구매를 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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