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무지반쪽
주말이면 가끔 동생내외가 5살 2살짜리 조카딸을 대리고 저희집에 놀러오고는 합니다.
큰아이는 우리집안의 첫 아이여서 그런지.....
낳을 때부터 많은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지요 ^^
하루는 다섯살 조카딸에게
"오늘 저녁은 뭐 먹을까~~?" 물어봤어요
"큰아빠 나 짜장면 사줘~~~~~" 하길래
작은상에 옹기종기 모여앉아서 여섯식구가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었습니다.
조카녀석은 아직 젓가락질을 못하기에
작은 그릇에 짜장면과 단무지를 넣어서 포크하나 얹어 주었습니다.
어릴때 부터 제가 너~~무 좋아하는 아이여서
아빠가 어디 간다고 하면 "잘 다녀오세요~~~" 하는 아이가
제가 어디 간다고 하면.... 다리에 매달려서 자기도 대리고 가 달라고 울고불고 난리입니다.
이런 모습 때문에 이 아이에게 정이 더 가는 것 같아요 ^^
저랑은 장난도 많이 치고 젠가나 덤블링몽키도 많이 가지고 놀고
아주 큰아빠는 자기 친구인 줄 아는 아이에요
한참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고 있는데
이 녀석이 장난이 치고 싶었는지.......
단무지를 포크로 집어서 반쪽만 배어물어 먹고는
짜장이 잔뜩 뭍은 절반남은 단무지를 제가 먹는 그릇에 집어 넣는 거에요 ㅡ,.ㅡ;;;
저는 누가 남긴 음식이나 입댄것이나... 손으로 찢어주는 김치나....아내가 입댄거 정말로 먹기 싫어해요 ㅜ.ㅜ
처음에는 장난이기에..... 웃으며 " 욘석아 먹던거 주면 어떻게해~~~ " 하고 살짝 혼내주고
잠시 지나니..... 또 한입먹은 단무지를 제 그릇에 넣는거에요
엄마가 " 너 계속 큰아빠한태 장난치면 혼나~~~~" 했더니......
이 녀석 하는말이 "큰아빠 좋아서 주는거야~~" 하고는 울먹울먹 하더군요......
어린아기에게 큰 음식을 엄마 아빠가 입으로 잘라주듯이.....
아이는 배웠던 사랑표현 그대로 저에게 주었던 것이지요....
그 작은 아이의.....
배려와 애정이 담긴 표시를....
전 몰랐습니다.
그 작은 아이는 큰아빠에게 정성이 담긴 단무지 반쪽을 주고 있었던 것이지요.....
가끔씩 내가 보기에 싫다고
나의 기준에는 이해할 수 없다고
상대방의 배려와 관심을 저버리지는 않았나.... 작은생각을 해 봅니다.
그 날 저녁은 어떤 음식보다도 맛있고 귀한 [단무지 반쪽] 이었습니다.
비 오는 날을 기다리며....... -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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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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