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주식으로 수업하기 #2

개굴이

2,391

2019-6-27 오전 11:20

IP: 39.7.***.***

BEST

사실 1편이라고 넘버링을 달고 글을 쓸 때에도 딱히 후기를 쓸 일이 있을까...생각하며 썼는데, 쓰게되네요.

작성한 템플릿입니다. 교무실에 있는 재단기로 하니까 순식간에 쓱쓱 썰리더라고요.

종목은 그냥 임의로 다섯개를 정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버억식품에 환장하고 달려드는 아이들을 보며 회사의 이름이 이리 중요하다는걸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혼자서 은행 업무를 보면서 평가까지 했더니 한시간만에 녹초가 되더라고요. 2차시부터는 계산 좀 쌩쌩 돌아가는 녀석들을 은행장에 취임시키고 저는 평가에만 전념.

지난번 고민거리중 하나였던 "주식 거래 순번"이랑 "초기 금액" 문제는 라운드당 구매량을 최대 4장까지로 제한하는걸로 한번에 해결했습니다.

보통 한 번에 네장을 사가기 때문에 8모둠 해서 8번 거래하면 끝이더라고요. 4장씩 제한을 먹였으니 증서가 바닥날 일도 잘 없고....

아무튼튼 은행장 친구들을 아주 갈아넣었습니다. 너네들 생기부에 한 줄 정도 더 써줄게 친구들아.

안에서 활동하는 아이들은 이렇게 활동지 작성을... 별거 아닌 것 같습니다만 이게 있으면 학습이 되고 이게 없으면 게임이 됩니다.

자신의 모둠에서 구매한 주식량, 변동량 등을 꼼꼼히 기입하고 라운드별 수익을 다 적어넣으니 그럴듯한 자료가 되더라고요.

물론 많은 아이들이 그냥 "떡상 떡락"만을 외치며 학습지를 등외시 했다는것 역시 사실.

걱정과는 달리 다 예상 범위 안에서 움직여줬습니다.

예상과 달랐던 거라면 아이들이 학습지를 개판(...)으로 작성했다는 것 정도?

아. 지폐도 많이 모자라서 은행보는 친구가 거스름돈 계산까지 하느라 더욱 고생했습니다. ㅋㅋ

열심히 다른 조에 다니면서 다른 조가 제출하는 정보카드에 대한 수치를 물어왔고,

당연하게도 거짓 정보를 뿌려주었으며, 이로인해 일희일비하는 게임적 테이스트도 강했지만

그만큼이나 원래 의도였던 정수의 사칙연산 역시 엄청 연습하게 되는걸 보며 뿌듯뿌듯.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었던 순간이라면 버억식품이 오를거라는 다른 모둠에서의 정보를 물어온 한 조 녀석들이 버억에 몰빵을 했으나,

한 번의 소소한 상승 이후 계속 하락의 길을 걸었다는 슬픈 이야기.

4라운드 끝난 시점에 망연자실한 얼굴로 학교 앞 개천의 온도를 걱정하며 "내가 살~아가~는~ 동~ 안~ 에~ ♬" 라고 침울하게 노래하는 모습에 빵터졋습니다.

저한테 오더니 "선생님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란 얘기가 맞네요" 라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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