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초보가 생각하는 테라에 대한 이런저런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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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4-11 오후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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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발표되었던 테라 미스티카 빅박스 펀딩 때문에 보드게임 커뮤니티가 난리가 났었습니다.

보드게임긱에서 2위를 차지한 게임이라는 점 / 말도 안되는 가격 / 상상을 초월하는 특혜까지.... 그야말로 어딜가도 테라 이야기였으며 이로 인해 사건사고도 정말 많았어요. 걸어다니는 폭탄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테라는 여기저기 뿜뿜 광선을 뿜어대며 커뮤니티를 초토화 시키지 않았나 싶습니다.

( 모두 비켜, 내가 바로 테라님이시다 !! 삐용삐용!! )

이 펀딩에 대한 사람들을 반응을 큼직큼직하게 나눠보면 대강

1. 테라를 좋아하고 이미 가지고 계셔서 구매를 고려하지 않는 분

2. 테라를 좋아하고 이미 가지고 있지만 싼값에 다시 구매하는 분

3. 테라를 해봤고 관심이 있던 차에 구매하려는 분

4. 테라를 사놓고 못해봤는데 갑자기 터진 펀딩에 좌절하시는 분

5. 테라에 관심이 없었지만 펀딩 때문에 플레이 해본 뒤 펀딩을 결정하시는 분

6. 테라가 뭔진 모르지만 일단 좀처럼 보기 드문 기회에 탑승한 분

7. 2인플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과 무거운 전략에, 환경을 고려한 뒤 마음을 접으신 분

8. 처음부터 아예 관심이 없는 분

뭐 이렇게 크게 나눠지지 않나~ 싶어요.

전 펀딩이 시작되기 전 우연히 친구와 테라를 한번 해보고 조금 오묘~한 느낌을 가지고 있던 차에, 굉장히 저렴하며 특혜가 빵빵한 펀딩에 참가하게 된 경우입니다.

사실 테라에 대한 글을 쓸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테라가 어떤 게임인지 / 펀딩을 참가해야할 지 / 정말로 펀딩을 할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인지 / 왜 2인플엔 적합하지 않은지 정보를 찾기 위해 방황하시는 분들을 몇번 본 적이 있어, 같은 입장에 놓인 테라 초보 & 펀딩 참가자로서 제가 느낀 여러가지 감상들을 풀어보고자하니 테라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얻어가시면 좋겠다는 맘에 글을 씁니다.

이 글에서 게임의 규칙을 상세하게 설명하진 않겠습니다. 대신 흔한 질문들에 대한 제 감상을 풀어내는 방향으로 글을 쓸 생각이오니 규칙은 룰북이나 다른 후기들을 보시길 추천합니다~

어디까지나 테라에 대한 궁금함이 많은 분들을 위한 감상 위주의 내용입니다.... 오묘했던 첫번째 판 & 무엇을 해야할지 확실하게 보였던 두번째 판... 이게 제 경험의 전부임을 꼭 양해해주셔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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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게임인가요?

2. 감상이 어떠셨나요?

3. 추천 / 비추천의 이유를 각각 알려주시겠어요?

4. 왜 어려운 게임이라는 소릴 듣나요?

5. 2인플은 별로인가요?

6. 종족들은 어떤가요?

7. 초보자들이 하기 어려울까요?

8. 푸코와 비교하면 어떠세요?

9. 아콜과 비교하면 어떠세요?

10.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던 게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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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게임인가요?

테라는 전형적인 헤비 유로 게임입니다. 게임 내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승점을 모아 다른 플레이어들을 제쳐 승리를 거머쥐어야 하죠.

테라에선 게임 내내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운의 개입 요소는 없다고 봐도 좋으며 이 때문에 초보와 고수의 실력이 확연하게 판가름이 나지요. 심지어 라운드별로 무엇을 해야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지 모두 공개가 되어있어 경험/판단력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테라에서의 자원관리는 생명과 다름 없습니다. 마나 / 일꾼 / 돈 / 신앙 / 건축물 등 모든 부분을 두루두루 신경쓸 수 있어야 하죠. 어느 한쪽이라도 허술하게 관리 했다간 그것으로 발목이 잡히며 뒤쳐질 수 있습니다.

테라의 가장 독특한 점이라면 바로 공생관계 입니다. 특정을 건물을 지을 때 다른 사람의 건물 옆에 지으면 건물 가격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데, 상대방은 인접하는 자신의 건물에 따라 승점을 일부 포기하고 마나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즉, 할인을 받게 되지만 상대방에겐 마나공급을 허용하는거죠. 그렇다고 맵 구석에서 독단적인 플레이를 하자니 건물의 값을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에 때론 상대방의 이득을 감안하면서도 할 수밖에 없죠. 3인플에서도 이런 느낌이 강했는데... 맵이 꽉꽉 들어찰 5인플에선 얽히고 얽힌 공생관계가 정말 흥미로울 듯 싶습니다. 이런 적과의 공생관계가 없었다면 테라에 대한 매력을 거의 느낄 수 없었을 듯 싶습니다.

2. 감상이 어떠셨나요?

첫번째 게임과 두번째 게임으로 나누어 설명하겠습니다.

첫번째 테라는 상당히 혼란스러웠습니다. 게다가 하필이면 까다로운 종족을 골라서 게임 내내 더 피토하는 경험을 했지요 -_-;; 결국 마나도 뿜뿜~ 마음대로 쓰고, 돈이 되는대로 닥치는대로 건물도 짓다가 다음 턴엔 쪼들려서 점수란 점수는 거의 얻지도 못하고...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였습니다. 고득점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생각하지 않고, 이것저것 마음껏 해보고 싶은 충동이 더 강했거든요. 게임이 끝나고 나서, 보드를 멍하니 보며 "으으으음... 뭔가 이거저거 하는 재미는 있긴 한데..." 하며 애매모호한 첫인상만 남았습니다. 재밌었던 사실은... 집에 가는 길에 처음으로 "음... 다음에 한번 더 하면 더 잘할거 같은데..." 하는 생각을 골똘히 했어요.

두번째 테라는 2달 뒤(어제) 하게 되었는데, 이때 다시 한번 설명을 듣자 게임 내내 무엇을 해야할지 정확하게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마음대로 하는게 아니라, 라운드별 스코어링 조건을 보며 효율적으로 자원관리/공생관계 판단/미래 계획을 세워야 함을 알게 되었지요. 제가 해야할 행동이 무엇인지 정확히 보이자 게임에 순식간에 몰입했습니다. 거의 게임 내내 "펀딩하길 잘했군" 하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어요. 집에가는 길에 "흠... 그때 이렇게 했으면 좀 더 잘했을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골똘히 한건 변하지 않았네요.

이렇게 테라를 할때마다 "아,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아마 운이 없다는 점 때문에, 낮은 점수 = 나의 판단미스라고 인정해서 그런걸까요? 직접적으로 상대에게 태클을 가하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일까요? 다른 사람의 행동이 제게 큰 영향을 주는 아콜/푸코를 할때면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는데... 테라만큼은 "더 잘할 수 있을거 같아. 빨리 다시 해보고 싶다."하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곤했습니다.

이렇게 게임이 끝난 후에도 골똘히 생각하며 무엇이 잘못되었던걸까~ 생각하게 만든 게임은 테라가 처음이었어요.

3. 추천 / 비추천의 이유를 각각 알려주시겠어요?

보드게임이란게 다 그렇지만 누구나 전부 만족시킬 순 없어요.

만약 차분하게 손익을 따지고 각 라운드별로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 고민하는 즐거움. 전체를 밸런스 있게 운영해야하는 스타일의 게임이 좋다면 테라는 꽤 알맞는 게임이 될것 같습니다. 3인플 밖에 못해봤지만, 분명 사람이 많을 수록 재밌는 게임이예요. 주변에 헤비게임에 대해 거부감이 없으시고, 직접적인 "죽어라!!!"식의 방해가 아니라 간접적인 플레이어간의 인터랙션이 좋으시다면 테라는 재밌습니다. 룰도 생각보다 어렵진 않아요. 설명시간이 대충 20분쯤 걸리는듯 한데... 처음엔 헤메더라도 두번째 라운드까지만 돌아보면 다들 "아~ 이런식이구나"하고 금방 감을 잡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아콜/푸코 정도의 게임을 버거워하는 친구분들이 많으시거나, 2인플 밖에 할 수 없는 상황. 또는 플레이어간의 직접적인 방해가 체질에 맞으신다면... 테라는 조금 안맞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테라는 혼자서 묵묵히 달려야 하는 중거리 달리기 같은 느낌이 들곤해요. 분명 옆에 친구들이 있긴 하지만 결국은 나와의 싸움이거든요. 친구들이 제게 마나를 주거나/제가 할인을 받는 소소한 인터랙션이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혼자 발전하는 느낌이 제법 들어요.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신 분들에겐 아콜/푸코처럼 "아아아아아 ㅠㅠ 내가 하려고 했는데!!!" 하며 울부짖게 되는 게임 쪽이 더 적합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라운드별로 스코어링 방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아콜처럼 해당 라운드에선 특정한 행동을 해야하는 등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존재합니다. 이 방법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하면 처참한 점수를 받게 될거예요. 이런 점에서 자유도가 그렇게 높진 않게 느껴집니다.

4. 왜 어려운 게임이라는 소릴 듣나요?

테라가 어렵다!! 라는 말씀을 하신다면 크게 두가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 전반적으로 관리를 잘해야 한다.

테라는 보기보다 룰이 어렵지 않습니다. 아이콘들도 참 잘 만들어져서 굉장히 직관적이예요. 테라가 어렵다고 하는 이유는 잘하기가 어렵기 때문일거라 생각합니다. 정말로 잘하는게 어려워요. 테라엔 승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게 있습니다. 보너스 타일 / 라운드별 스코어링 / 신앙심 스코어링 등등... 전략게임에 익숙치 않은 분들은 한가지만 신경쓰기도 힘든데 그와중에 다양한 종류의 자원 (마나/일꾼/돈)이 매턴 충분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건물들도 적절하게 지어야 합니다. 즉, 스코어링/자원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어야 하지요. 게다가 상대방 견제까지... 이렇게 여러가지를 동시에 균형있게 아우르는 것. 전략게임 초심자에겐 이것이 제법 어렵습니다.

2. 고수와 하수의 실력차이가 확연하다.

저 역시 처음 접했을 땐 무엇을 해야할지 막연했는데, 두번째 판에 들어서면서 무엇을 해야할지 조금씩 깨달았습니다. 라운드별 목표를 확인하고 이번 라운드에 손해를 조금 감수하고 다음 라운드에 폭발적인 득점을 노리는 등... 여러가지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되었죠. 이런 제가 10회 이상 테라를 해본 경험자 분과 붙게된다면? 정말 땀을 뻘뻘 흘리며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아마 처참하게 깨지겠지요. 그 분은 경험을 통해 저보다 더 깊은 수들을 볼 수 있으니까요. 테라는 바둑과도 같습니다. 운이 없고 모든 것이 공개이기 때문에, 각 라운드별 손익을 확실하게 계산하며 더 유연하고 빈틈없는 운영을 하는 고수를 이기리란 절대 쉽지 않아요.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생각보다 규칙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제 친구도 각 건물별/카드별 능력을 읽어야 하는 푸코/아콜보다 테라가 더 직관적이고 하기 쉽다고 고개를 끄덕였거든요 :)

5. 2인플은 별로인가요?

올바른 표현인진 모르겠지만... 테라를 하며 PC게임 삼국지 시리즈가 생각이 났습니다.

전 수많은 세력이 존재하는 군웅할거 시나리오를 가장 좋아했어요. 쉴새없이 바뀌는 정세, 동맹관계, 세력의 변화 등 재밌는 변화가 많거든요. 반대로 가장 싫어하는건 후반 시나리오... 즉, 나라가 3개 이하만 남은 시나리오였습니다. 이렇다할 동맹이라 할것도 없고... 묵묵히 조금씩 재산을 불려가다 상대방을 박살내는게 전부였거든요.

제게 있어 테라는 삼국지와 같습니다. 3인만 해도 서로 달라붙으며 미묘~한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세력을 키워가는 재미가 있는데 4인이라면? 보드가 꽉차는 5인이라면? 무리지어 쑥쑥 성장해가는 상대 세력들을 보면서 저도 공생관계를 찾아 틈을 비집고 들어가려 하겠지요. 이웃 종족들과 동상이몽을 꿈꾸며 서로를 이용한다니... 상상만해도 얼마나 재밌을지 기대가 되네요. 그런데 2인이라면 이런 재미보단 상대방보다 정확하게 수를 읽고 낭비를 덜하는 방향으로 게임이 흘러가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이것도 재밌겠지요. 하지만 저 같은 초보가 할말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만... 테라의 진짜 재미는 그런 수읽기가 아니라, 밟아야 하는 적이면서도 어쩔 수 없이 서로에 기대어 살아가는 바로 그 점인 것 같아요.

저라면 테라 2인플을 하느니 차라리 다른 2인플 게임들을 꺼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6. 종족들은 어떤가요?

테라엔 정말 다양한 종족들이 존재합니다. 취향에 따라 골라쓰는 재미가 있죠. 남의 종족을 보고 "뭐야~~~ 저거 사기잖아!!!" 하며 제 초라한(?) 종족을 보게 되죠. 재밌는 점은 다른 친구들도 제 종족을 보고 "사기네 저건" 하며 불평한다는 점? ㅋㅋㅋ

언제였던가... 테라 글들을 보며 "나쁜 종족은 없다. 쓰기 어려운 종족과 쉬운 종족만이 있을 뿐" 이런 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게임을 하며 확실하게 느꼈어요. 일부 종족은 쓰기 겁나게 어렵고 일부 종족은 쓰기 겁나게 편합니다 ㅋㅋㅋㅋ 제가 했던 종족은 빨간색 마법사(?) 였는데... 초보 중의 초보가 남들보다 집을 하나 더 적게 가지고 시작하니...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ㅠㅠㅠㅠ 사실 지금 그 종족을 다시 써보라고 해도 "이 종족 구려!! 절대 안할거야!!" 이게 아니라... "능숙하게 운영할 자신이 없어ㅠㅠㅠ" 라고 대답합니다. 둘 다 No 이긴 하지만... 의미의 차이는 확연하죠. 그래도 언젠가 다시 한번 써보고 싶은 종족임은 확실합니다. 저야 이렇게 Easy / Medium / Hard 레벨로 구분하고 있지만... 고수 레벨에 들어서신 분들은 종족별로 밸런스의 붕괴를 확실하게 느끼시겠죠?

7. 초보자들이 하기 어려울까요?

위에서 몇번 언급했지만 테라의 룰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모든 아이콘과 액션들이 아이콘으로 잘 표현되어 있어요.

하지만 가능하시면 경험자 한분을 섞어서 같이 하시는게 좋겠습니다. 모든 룰을 이해하고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보면 모든게 쉽고 직관적이라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만, 초보자들끼리 모여 룰북을 탐독하며 게임을 진행하기란 생각보다 쉽진 않을거예요. 떠오르는 궁금증을 룰북으로 해소하기엔 게임의 규모도 제법 큰 편이구요. 게다가 게임 자체가 골고루 잘해야 좋은 게임인만큼 여기 조금, 저기 조금식으로 알아야 할게 제법 있습니다. 하지만 푸코/아콜 급의 게임의 룰북을 혼자 탐독하고 이해한 뒤 무리없이 친구들과 진행할 수 있으셨다면 테라도 충분히 혼자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룰을 이해하는 것보다 같이 할 멤버를 찾는게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 S

8. 푸코와 비교하면 어떠세요?

전략게임의 대명사 푸코와 비교해보겠습니다. 참고로 어느 게임이 더 낫다~ 이걸 말하고자 하는건 아닙니다.

게임 배우는 난이도라면 전 푸코쪽이 좀 더 쉽다고 여겨집니다. 이것은 테라가 더 복잡하기 때문이 아니라 푸코엔 텍스트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둘 다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있기 때문에 즉각즉각 물어볼 수 있지만, 푸코의 경우엔 글이 있어 그것을 보고 혼자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 차례때 액션을 하나 고르고 모두가 그 액션을 하는 단순함 때문에 설명하기가 참 쉽지만, 테라는 조금 어려워요. 글도 없고 모든게 다 아이콘이기 때문에 경험자에게 이런 저런걸 물어보지 않고 혼자 착착착~~ 진행하는건 조금 무리일듯 합니다. 이래서 위에 "가능하면 경험자 한분을 끼우라" 라고 조언해드린거구요.

게임운영 난이도라면 전 테라쪽이 더 쉽다고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푸코는 상대방에 의해 제 계획이 무너지는 경우가 상당히 존재합니다. 제가 잘하려면 상대방의 적절한 선택도 상당히 중요하죠. 즉, 제 최종점수는 상대방의 플레이에 따라 어느정도 왔다~갔다~ 합니다. 그런데 테라의 경우, 상대방이 저를 막을 수 있는건 끽해야 땅개발 후 건물짓기? 이정도가 전부라, 결국 그날 게임을 잘했냐/못했냐는 제가 얼마나 적절한 판단을 내렸느냐 아니냐에 따라 갈리게 됩니다. 행동을 종료하고 선을 잡을 것인가 아니면 좀 더 충분히 액션을 취할 것인가. 이번 라운드를 포기하고 다음 라운드에 모든것을 걸것인가, 아니면 라운드 내내 두루두루 조금씩 달려갈 것인가. 모든 것은 자기하기 나름입니다.

리플레이성이라면 역시 테라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둘 다 리플레이성이 훌륭한 게임인건 확실합니다. 푸코는 시작타일 / 인원 수 / 앉은 위치에 따라 선택하는 전략이 조금씩 갈리지만 크게 4~6가지 정도의 전략으로 나뉘어지죠. 테라의 경우는 시작위치 / 라운드별 조건 / 시작종족 / 누구와 인접해있는가 / 등등... 에 따라 전략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양한 재미를 주는건 테라쪽이 더 높은 것 같습니다. 물론 둘 다 확장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이야기입니다.

한참 고민해봤지만 푸코와 테라는 공통점이라는게 별로 보이지 않는것 같아요. 완전히 별개의 게임으로 느껴집니다.

9. 아콜과 비교하면 어떠세요?

콩아저씨 우베의 명작 아콜과 비교해보겠습니다~ (단, 패밀리 규칙은 고려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이 역시 어느 게임이 더 낫다~ 이걸 말하고자 하는건 아닙니다.)

게임을 가르치는 난이도라면 전 의외로 테라 쪽이 좀 더 쉽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아콜에서 해야하는 일은 일꾼을 놓고 자원을 가져오고 때때로 카드를 쓰고 그게 전부라 직관적이고 쉽지요. 그런데아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라면 처음에 받는 14장의 카드를 보고 가장 최선의 조합을 뽑아내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이건 룰북으로 커버를 할 수가 없는 부분이라, 이 점에서 초보들을 도울 수 없는건 조금 뼈아픕니다. 테라는 모든 것이 공개되어 있기에, 초보들이 막히는 부분에서 조언을 해주며 도울 수 있으니 테라 쪽이 조금 더 쉽지요.

게임운영 난이도라면 전 이 역시 테라쪽이 더 쉽다고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아콜은 상대방에 의해 제 계획이 무너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건 푸코보다 더 심해요. 상대방 때문에 제가 필요한 자원이 모두 사라지며 전반적인 계획이 다 망가지게 되는데, 이때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게다가 게임 내내 밥달라고 징징대는 가족들을 먹여 키우는 것도 절대 쉽지가 않아요. 테라는 그나마 느긋하게(?) 전체적인 흐름을 보며 점수따기에만 집중하면 되니 압박이 훨씬 덜합니다. 아콜은 게임 내내 끙끙... 대는 괴로움이 있지만, 테라는 생각보다 그런게 굉장히 적어요. 아콜은 하고나면 진이 다 빠지지만 테라는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한번만 더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ㅎㅎ

리플레이성이라면 전 아콜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위에도 언급했든 테라의 경우는 시작위치 / 라운드별 조건 / 시작종족 / 누구와 인접해있는가 / 등등...에 따라 전략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양한 재미를 주긴 하지만, 아콜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거의 무한대급의 조합 수를 자랑하는 그 14장의 시작카드는 가히 압도적이지요. 물론 시작카드만 다를 뿐 아콜은 모든 게임에서 비슷비슷한 것들을 한다는 느낌을 받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하긴 하는데... 인터랙션이 강한 덱으로 플레이어간에 좀 더 직접적으로 치고받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어느정도 해소는 돼요. 덱 하나로 게임의 분위기가 제법 달라지는 아콜이 리플레이성 측면에선 더 높다고 보입니다.

둘의 공통점을 생각해볼까요? 아콜과 푸코의 가장 큰 공통점이라면 제한된 상황에서 가장 점수를 극대화하는 효율적인 방법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점인데요. 어찌보면 "남들 따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게임에서 질 수 있다" 라고 해석할 수도 있기에, 플레이어들의 게임 운영이 전반적으로 비슷하게 되는것 같아요. 자유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게 큰 단점도 아닌게, 모든 플레이어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경쟁하기 때문에 좀 더 치열함을 주긴합니다. 다양한 자유도를 주는 게임들과는 달리 승리를 향해 가는 최선의 루트가 존재한다는 것.... 좋다/나쁘다를 떠나 그냥 두 게임의 특징으로 생각됩니다.

10.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던 게임이 있나요?

음... 이게 조금 어렵네요... 처음엔 파워그리드라고 생각했습니다. 게임 내내 분위기가 건조하기도 하고 자기 할일만 하는 그런 게임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파워그리드는 발전소 경매 / 자원 경쟁 등 플레이어간의 견제가 워낙 심해서 테라보단 거칠다는 느낌이 들고요... 음.... 하아... 아무리 고민해도 테라와 비슷한 느낌을 받은 게임은 없는것 같아요. 머리를 쥐어짜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적과 대놓고 붙어있기 싫지만, 이기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용하기 위해 적과 달라붙으려고 아둥바둥하는 그런 모순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게임은 없었던거 같아요. 비슷한 느낌을 받은 게임이 없다는건... 그만큼 보기드문 특색있는 게임이라는거겠죠? 혹시 나중에 테라와 비슷한 느낌을 하게 된다면 그때 따로 댓글로 추가해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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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깊은 게임은 1~2번만 해보고 이렇다 저렇다 감상을 적기가 어려워요. 빙산의 일각만 만져보고 전체를 평가하는 느낌이라 쓰면서도 찜찜하거든요. 물론 조금 더 테라를 해보고 글을 쓸 수도 있긴 했지만... 1~2판 정도 해보고 그때의 첫 느낌을 정리하는게 테라를 접해보지 못하신 분들과 비슷한 위치에서 테라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도 조금 이른 타이밍에 제가 느꼈던 감상들을 정리해보았어요.

물론 앞으로 테라를 더 해보며 여러가지 감상들이 추가되고 빠지고... 처음엔 장점이라 생각했던게 단점으로 바뀌기도 하고... 그렇게 의견이 바뀌겠지요. 확장을 넣어서 해보면 더 많은 것들이 달라질테구요. 그래도 제 순수한 첫 테라 감상은 이러하였으니, 테라를 접해보지 못한 다른 분들에게 이런 게임이구나~하고 얼추 느낌을 전달할 수 있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재밌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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