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다벨리르 솔플 후기 (강추)

놀아보자

576

2024-7-3 오후 1:32

IP: 124.49.***.***

블로그 방문

팔로우

BEST

쪽지발송

내용 댓글5

이틀에 걸쳐 니다벨리르 솔로챌린지를 돌려본 후기입니다.

솔플로 플레이는 2회뿐이라 다소 경솔한(?) 후기지만 그만큼 재밌었기에 용기를 내어 올려봅니다^^

어제 난이도를 '보통'으로 해서 첫 게임을 해보았습니다.

플레이하는 동안은 꽤 재밌었는데 끝나고 어플 돌려보니 412:279로 이겼더라구요;; 점수차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나서 좀 싱겁게 느껴졌습니다.
솔플용은 아닌가보다 싶어 다시 안 하려다가, 그래도 플레이 과정은 재밌었기에 최고난이도로 한 번만 더 해보고 접자 맘먹고 오늘 '매우 어려움' 난이도로 해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안 해봤으면 어쩔 뻔했나 싶습니다. 정말 재밌었습니다(단, 처음부터 최고난이도로 하시기를 추천합니다).

<간단한 규칙 설명과 재미 포인트>

세팅은 2인플과 같이 합니다. AI의 비딩은 코인을 무작위로 섞어서 비공개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플레이어가 코인 배치를 마치면 AI의 코인을 공개하여 서로 숫자를 비교해서 순서대로 카드를 집어갑니다.

뭐. 무작위라고? 니다벨리르는 비딩이 거의 전부인 게임인데, 생각해서 비딩하는 인간이 무작위로 비딩하는 AI랑 하는게 과연 재밌을까?

맞습니다. 저도 룰북만 읽고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재밌더라구요 ㅋㅋ

니다벨리르 솔플을 재밌게 만드는 것은 영웅카드에 대한 규칙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이하게도, 솔플에서는 플레이어는 색깔영웅만 선택할 수 있고, AI는 중립영웅만 선택합니다. 그러니 영웅카드 선택이 서로 겹치지 않는거죠.

겹치는게 서로 견제도 되고 더 재밌을 거 같지만, 해보니 이게 아주 훌륭한 규칙이더라구요.

정확히 말하면, AI는 중립영웅 전체가 아니라 드베르그형제만 선택합니다.
나머지 중립영웅들은 AI에게 시작카드로 처음부터 주어지는 거구요. 난이도가 높을수록 이 시작영웅카드를 AI가 여러 장 받습니다.

드베르그 형제는 5장을 다 모으면 135점까지 나오는 무시무시한 셋콜렉션 카드인데, 보통 다인플에서는 한 사람이 독식하면 그 사람이 무조건 이기는 정도의 점수이기 때문에 견제를 안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드베르그로 고득점을 얻기가 쉽지는 않아서 많이 집어가게 되는 영웅은 아닙니다.

그런데 솔플에서는 AI가 드베르그카드를 독식하게 되니 AI가 세트를 못 만들도록 방해하지 않으면 점수 쌓는 속도가 어마어마합니다.

무작위로 코인을 내는 멍청한 AI가 세트를 못 만들게 하는게 뭐가 어렵냐 싶겠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많은 않습니다^^*

우선, AI는 자신이 집을 수 있는 카드 중에 가장 기호가 적은 카드를 집어갑니다. AI의 기본운용방식이 세트를 많이 모으는 방식인 거죠.

그걸 방해하려면 비딩에서 많이 이겨야 하는데, AI는 0코인 비딩으로 코인 교환을 할 때 남은 코인 중 숫자가 낮은 쪽을 교체하기 때문에 코인증식속도가 플레이어보다 빠릅니다.

게다가 AI가 시작영웅카드로 스루드와 위르드를 받으면 견제가 더 어려워집니다. 스루드가 가장 기호가 적은 곳으로 왔다갔다 하며 세트 완성을 도와주고, 위르드도 중간점수계산 때 가장 기호가 적은 쪽으로 들어가 세트완성을 도와주거든요.

어제 했던 보통 난이도 게임에서는 스루드 위르드가 없었기 때문에 AI쪽 세트 만들기를 손쉽게 방해할 수 있었고, 그래서 싱겁게 이긴 것 같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AI가 드베르그를 두 장만 모았던 거 같아요. 그런데 오늘 스루드와 위르드가 들어가니 전혀 다른 게임이 되었습니다. AI가 드베르그를 네 장까지 모았네요(드베르그로만 108점ㄷㄷㄷ).

이게 제가 솔플은 처음부터 최고난이도로 하라고 말씀드린 이유입니다. 스루드와 위르드가 있으면 재미와 스트레스(?)가 함께 확 올라갑니다^^

반대로, AI는 색깔영웅을 뽑지 못하고 플레이어만 색깔영웅을 모을 수 있다는 점도 게임을 재밌게 해줍니다.

다른 플레이어의 견제없이 색깔영웅을 독점할 수 있으니 영웅이 영웅을 연달아 불러오는 콤보를 크게 터트릴 수도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게임 막판에 3콤보 이상도 터트릴 수 있습니다(다인플 상황이라면 견제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힘들죠).

오늘 게임종료 때의 제 최종 콜렉션입니다. 영웅을 6명 모았는데 이 중 3명이 마지막에 완성한 세트의 콤보로 한번에 들어왔습니다^^

또는 반대로, AI의 멍청함을 이용해서 한색깔을 아주 극단적으로 모으는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어제 저는 광부만 극단적으로 모으는 전략으로 갔는데 광부 점수만 200점 가까이 나와서 이겼습니다.

최고난이도에서는 AI 세트 방해하느라 내가 원하는 카드 집기가 까다로워서 그렇게 쉽게 될 것 같진 않습니다만..

암튼, 전체적인 세트를 모으는 전략으로 가면 영웅카드 콤보터지는 뽕맛이 있고, 한 색깔을 극단적으로 모으는 전략으로 가도 그에 따른 점수뽕맛이 있습니다.

즉, 니다벨리르 다인플은 한정된 자원을 서로 나눠먹기 위해 치열하게 눈치싸움을 하는 게임이라면, 솔플은 AI도 쳐달리고 나도 쳐달리는 시원시원한 레이싱게임 같은 느낌이 납니다.

AI의 빠른 코인증식과 드베르그형제 카드 점수뻥튀기가 이기느냐, 나의 영웅카드 대박콤보 또는 한색깔 쳐달리기가 이기느냐.

이 과정에서 느껴지는 콤보와 셋콜렉션의 뽕맛이 다인플과는 다른 재미를 줍니다.

오늘 게임에서 AI의 코인숫자가 전체적으로 너무 높아져서 비딩에서 자꾸 지고 드베르그를 네 장까지 허용하며 아주 어려운 게임을 했습니다.

크게 졌구나 싶었는데 마지막에 제 영웅카드 콤포가 터지면서 '이거 모르겠는데?' 싶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점수를 계산해보니 역시 지긴 했습니다만, 저는 370점, AI는 386점으로 아슬아슬했네요. 정말 재밌었습니다.

일단 '매우 어려움' 난이도로 이겨볼 때까지는 계속 도전해볼 것 같고, 그걸 클리어한다해도 자주는 아니고 나중에 생각날 때 간간히 돌려볼 정도의 재미 이상은 충분히 된다고 봅니다.

<소감 및 총평>

솔플게임이 발전해가면서 똑똑한 오토마를 설계한 정교한 시스템의 게임들이 많이 나옵니다.

AI가 똑똑하고 정교할수록 더 도전적이고 재밌는 건 당연하겠지요.

니다벨리르 솔플이 정성껏 만든 오토마가 있는 고웨이트 유로게임의 솔플만큼의 재미를 주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짧은 플탐의 솔플게임 사이에서라면 나름 꽤 훌륭한 편에 든다고 생각합니다.

똑똑한 AI가 아닌 무작위 비딩이라는 다소 멍청한(?) 방식의 AI라도 점수체계를 적절히 설계하고 재미포인트만 잘 잡으면 꽤 훌륭한 솔플게임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취향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별다른 재미를 못 줄 수도 있겠지만, 후기를 거의 안 써본 제가 이렇게 흥분해서 후기까지 올릴 정도로 저에게는 정말 재밌고 훌륭했습니다.

니다벨리르 소장 중이신데, '비딩이 메인인 게임이 솔플이 뭐가 재밌겠나' 싶어 시도 안 해본 분들 계시다면, 한번쯤은 해보고 판단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강추합니다!^^

긴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놀아보자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