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작의 번제: 네 개의 영혼" 긴 리뷰 | 얼얼한 상호작용의 묘미

그린미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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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7-2 오전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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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블로그 포스팅을 편집하여 작성했습니다.

2011년, 혜성같이 등장해 인디게임 씬에 파란을 불러 왔었던 "아이작의 번제" (이하 "아이작")!

그리고 2018년, 보드게임으로 재탄생한 "아이작의 번제: 네 개의 영혼"이 킥스타터를 통해 출시되었었죠.

그리고 올해, <아이작의 번제: 네 개의 영혼> 얼티밋 컬렉터스 박스가 한국어로도 출시됩니다!

이전의 모든 확장 (Four Souls+, Requiem)과 각종 구성물 업그레이드가 적용된 버전으로, 2024년 7월부터 아스모디코리아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보드게임입니다.

아스모디코리아의 협찬으로 미리 플레이하고 리뷰 남겨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1. "아이작의 번제": 비디오 게임부터 보드게임까지

2. <"아이작의 번제: 네 개의 영혼> 언박싱

3. 플레이 간단 규칙 & 플레이 후기

4. 게임 특징과 매력포인트 & 아쉬운 점

5. 총평

"아이작" 비디오게임부터 보드게임까지

(아이작의 번제: 리버스 타이틀)

제가 군 복무 중이던 2015년, 당시 스팀 인디 게임을 주로 플레이하곤 했었는데, 그 때 아이작의 번제: 리버스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귀여운 그림체로 그로테스크한 묘사가 특징이다.)

당시 유행하던 로그라이크, 탄막 스타일에,

게임 디자이너 에드먼드 맥밀란의 자전적인 종교관과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세계관이 잘 어우러진 게임입니다.

발가벗은 어린아이가 흉측한 괴물을 눈물로 죽인다...

참 가혹한 세계관이지만 매니아층을 확실하게 확보할만한 매력적이고 과감한 테마죠. 당시에 아주 재밌게 플레이 했습니다.

"아이작의 번제" 기본 스토리

(아이작의 번제 인트로)

기본적인 스토리는 간단합니다.

종교에 심취한 '엄마'가 아들 '아이작'을 제물로 바치라는 신탁을 듣고서 아이작을 죽이려 합니다.

이에 아이작이 숨을 곳을 찾던 중 자신의 방에 있던 지하 통로 입구를 발견하고서 몸을 던집니다!

그렇게 아이작이 당도한 곳은 수상한 몬스터와 피와 살이 가득한 지하 던전...

아이작은 멈추지 않는 눈물을 이용해 던전을 헤쳐 나갑니다.

"아이작"의 매력 포인트

(아이작 시리즈의 플레이어블 캐릭터와 다양한 능력을 가진 아이템)

게임을 할수록 다양해지는 플레이어블 캐릭터,

수많은 아이템으로 무한에 가까운 조합,

매 게임마다 달라지는 던전의 구조와 몬스터들...

그리고 게임을 클리어할 때마다 달라지는 엔딩을 통해 다음 스토리를 보고 싶게 만드는 리플레이성!

첫 출시 이후 13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게이머들이 플레이하고 스트리밍되고 있을 정도니, 파급력이 엄청나죠?

아이작의 번제: 네 개의 영혼

킥스타터 페이지의 Origin Story를 편집하였습니다.

실질적으로 아이작 시리즈의 완결인 "애프터버스+" 확장이 출시된 2017년 쯤,

"아이작의 번제"의 보드게임 버전이 처음 논의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다른 게임 프로젝트로 바빴던 에드먼드 맥밀런은 해당 제의를 보류했습니다.

(테스트 중인 프로토 타입)

그로부터 약 1년 뒤, 결국 아이작의 번제 보드게임의 프로토 타입이 제작되었고,

'어떻게 하면 원작의 시스템을 카드 게임으로 잘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하네요.

아이작 시리즈의 수장 에드먼드 맥밀런(중) (출처 : 킥스타터)

4인 플레이를 마쳤을 때, 맥밀런은 사람들이 "아이작의 번제"에 대해 좋아하는 것을 모두 담은 게임이 탄생했다고 생각했다는군요.

이렇게 "아이작의 번제: 네 개의 영혼"이 2018년 세상에 선보여졌습니다.

그 이후 2023년 "방 카드"가 추가되고 본판 밸런싱 및 추가 카드가 담긴 Requiem 확장이 출시되었고,

이 사이 공개됐던 다른 확장까지 모두 아우르는 "얼티밋 컬렉터스 박스"까지 출시되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받은 것도 이 컬렉터스 박스고요. 열어 봅시다!

언박싱

이렇게 걸쇠가 구현되어 있는 보드게임은 처음입니다. 열 때의 설렘!!

내부도 실제 박스처럼 인쇄되어 있어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불쌍한 구피..😥

내부에는 작은 상자 4개가 있습니다.

원래 이 게임은 사진의 작은 상자 사이즈로 처음 출시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 놓은 듯 하네요.

카드 게임이라 카드가 아주~ 많습니다. (700장 정도)

근데 규칙서가 대체 어딨나 했는데, 이렇게 카드랑 동일한 사이즈의 작은 규칙서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귀엽네요~

작아서 그런지 은근히 두께가 있습니다. 하나 아쉬운 건, 키워드 설명 등에 쪽 수를 표시하며 참고하라고 하는데, 막상 규칙서에는 페이지 번호가 적혀 있지 않아요....😅

하지만 아담한 크기 덕분에 이렇게 지하철에서도 들키지 않고(?) 독서를 할 수 있습니다.

컴포넌트

그 밖의 부가적인 구성물입니다. 코인, 카운터, 주사위 2개, 그리고 코인 백이 있습니다.
하트 토큰과 눈물 토큰은 각각 15개씩 들어 있습니다. 정해진 건 없고 입맛에 맞게 쓸 수 있습니다. 저는 카운터로 눈물을 썼고 체력 표시로 하트를 썼습니다.

주사위는 D6와 D8 하나씩 들어있습니다. 몬스터 공격이나 각종 효과 처리 시 사용합니다.

게임 중에는 D6만 사용합니다. 1 면에는 아이작의 얼굴이... 😪

D8 주사위는 1인/2인 협력 모드 시 사용하는 라운드 카운터입니다.

기존 펀칭 타일이었던 코인도 플라스틱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Tainted coin(더럽혀진 코인)"

1센트짜리는 색깔도 금속같이 되어 있고 은행가면 동전 주는 것처럼 종이에 싸여 있습니다. 포장지도 예뻐서 뜯기 아까웠어요.
메탈만큼 묵직하진 않지만, 짤랑 짤랑 소리가 아주 마음에 듭니다!

1센트짜리 100개, 5센트짜리 10개 들어 있습니다.

카드는 총 700여 장이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보기보다 정말 묵직합니다.

카드는 본판, 네 개의 영혼+ 확장, 그리고 레퀴엠 확장 이렇게 "코어 덱" 세 종류가 들어 있습니다.

구분 방법은 카드 아트 우측 하단 십자가 모양("네 개의 영혼+" 확장)과 식칼 모양("레퀴엠" 확장)이 그려져 있어 구분할 수 있습니다.

카드 사이즈는 흔히 말하는 6590 사이즈입니다.

카드 중 디바이더도 들어 있는데, 위로 살짝 더 길어서 딱히 슬리브를 하진 않았습니다.

실제로 사용하는 건 카드 뒷면과 같은 모양의 디바이더고, 나머지는 어디다 쓰나 찾아보니 쓰고싶은 곳에 쓰라고 하더군요!

실제 게임에 등장하는 오브젝트가 그려져 있어서 인게임에서 써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캐릭터 카드입니다. 프로모로 존재하는 캐릭터 외에 거의 대부분의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전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제가 고른 캐릭터로 플레이 하는 것이죠. PC게임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모두 출동! 캐릭터의 기본적인 능력은 같습니다.

다만 캐릭터마다 기본 아이템이 달라서 이에 따른 능력 차이는 있겠죠?

전리품 카드입니다.

원작에서 지형물을 터트리거나 몬스터를 잡는 등의 액션으로 드랍되는 것들이 전리품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폭탄, 아이템, 돈, 타로카드 등... "네 개의 영혼"에서도 일반 몬스터 처치 등으로 전리품 카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보물 카드입니다. 뒷면이 황금 왕관인 모양으로, 상점 칸에서 행동 단계 때 10센트를 내면 살 수 있습니다.

원작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이 아이템의 다양함과 조합이었죠!

역시나 "아이작의 번제: 네 개의 영혼"에서도 수많은 아이템들이 각색된 형태의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템의 효과가 어떻게 변했나~ 확인해 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몬스터 카드입니다. 역시 원작의 몬스터들이 그대로 참전!

레퀴엠 확장은 원작의 리펜던스까지 커버가 되고 있으니 시리즈의 모든 몬스터가 등장한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일부는 보스 몬스터로, 처치 시 영혼을 주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이 게임의 목표가 영혼을 4개 모으는 것이기 떄문에, 보스를 누가 먼저 잡느냐가 중요하겠죠!

몬스터가 아닌 보너스 카드나 저주 카드같은 이벤트 카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놓고 협박, 협력, 배신을 권장하는 게임이기에, 이런 상호작용이 아주 강한 카드들이 꽤 많습니다.

레퀴엠 확장에서 새로이 추가된 방 카드입니다.

원작 팬들에게는 익숙한 헌혈머신, 거지 등과 같은 NPC나 함정 등 공개되어 있는 동안 모두에게 적용되는 효과를 가진 카드입니다.

몬스터를 처치한 후에 교체할 수 있습니다.

추가 영혼 카드입니다. 게임별로 무작위로 3장이 깔리는 공동목표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장 먼저 25센트를 모은다든지, 6번째 몬스터를 잡는다든지하는 경쟁이 강한 목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떤 영혼은 뒤쳐진 플레이어에게 추가 영혼을 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밸런스적으로도 꽤 괜찮은 시스템이었습니다.

구성물 소개는 끝났습니다! 이제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저는 어떻게 생각했는지 쭉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플레이 흐름 개요

※ 규칙서 외에 polymyr@BGG의 Comprehensive Rule v1.3, foursouls.com 을 참고하였습니다.

※ 규칙서에 대부분 적혀 있지만, 플레이 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커버하진 않습니다. 애매한 상황은 링크의 extended rulebook을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게임목표

영혼 4개를 가장 먼저 수집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영혼은 보물 카드, 보스 몬스터, 추가 영혼 등을 통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게임 세팅 예시: 2인 경쟁 모드(좌), 솔로 모드(우)

솔로모드는 두 캐릭터를 1인이 잡고 한다. 2인 협력이랑 다를 바 없다.)

게임 세팅

1. 보물카드 덱, 몬스터 덱, 전리품 덱, 그리고 방 덱(레퀴엠 확장 적용 시)을 테이블 중앙에 둡니다. 코인 주머니와 주사위도 세팅

2. 보물카드 덱에서 2장(상점 칸), 몬스터 덱에서 2장, [선택사항]방 덱에서 1장을 공개

3. [선택사항] 추가 영혼 카드 3장을 무작위로 공개

4. 각자 캐릭터 카드를 무작위로 받고, 그에 맞는 시작 아이템을 가져옵니다.

5. 캐릭터 카드는 비활성화 (가로로 두기) 상태로 둡니다.

6. 각자 전리품 카드 3장과 3센트를 받습니다. 전리품 카드는 혼자만 봅니다.

※1인/2인 협력 모드, 2인 미니 드래프트 규칙 등 변형 규칙도 있습니다.

(카드 아이콘 해석 방법)

플레이 시작

'카인'이 가장 먼저 시작합니다.

'카인' 플레이어가 없다면, 가장 슬픈 플레이어가 선 플레이어가 됩니다.😥

차례 시작 단계

캐릭터 카드 활성화(세로로 두기)
"'차례를 시작할 때' 조건이 붙은 아이템 사용" 행동을 "스택에 올리기" (주요 시스템 설명 참고)
"전리품 카드 1장 얻기" 행동을 "스택에 올리기"

행동 단계

* 우선권을 (주요 시스템 설명 참고)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래의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 할 수 있는 행동을 원하는 순서대로 하면 됩니다.

1. 전리품 카드 1장 사용

손에 든 전리품 카드 1장을 사용하는 행동을 "스택에 올립니다."

2. 아이템 사용

비활성화하며, 또는 비용을 지불하며, 아이템을 사용하는 행동을 스택에 올립니다.

3. 공격 (차례 플레이어만 1회 가능)

몬스터를 공격하는 행동을 스택에 올립니다. (덱 맨 위 카드 공격 가능)

공격 시 주사위를 굴려 공격 성패 판정을 하며, 플레이어와 몬스터 중 누구라도 죽을 때까지 진행합니다.

4. 상점에서 카드 구매 (차례 플레이어만 1회 가능)

10센트를 내고 카드 1장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상점 또는 덱 맨 위)

5. 차례 종료 (차례 플레이어만 가능)

차례 종료 단계로 넘어 갑니다.

차례 종료 단계

1. "차례 종료 단계로 넘기는" 행동을 스택에 올립니다. 이후 행동이 수행되면, 차례 종료 단계를 진행합니다.

2. 모든 캐릭터와 몬스터의 체력이 회복됩니다.

3. 손에 전리품 카드가 10장 이상 있다면 10장까지 남기고 버립니다.

4. 이번 차례에 몬스터를 처치했다면, 방 카드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5. 왼쪽 사람에게 차례를 넘깁니다.

주요 시스템

간단 규칙 흐름에 계속 생소한 단어가 보이는데요, 이 게임의 핵심 매커니즘입니다:

우선권, 스택

(폭탄을 쓰려는 약콩두유 님의 행동이 스택에 올라간 뒤, 우선권이 나에게로 넘어왔다.

이 때, 나는 '반응'하여 내 손에 든 전리품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우선권 (When to Play)

차례와 별개로, 카드 효과, 구매, 공격 등 행동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우선권입니다.

우선권은 다른 플레이어가 넘겨주면 가질 수 있습니다.
- 우선권을 넘기는 행동 전까진, 행동을 하더라도 계속 우선권을 보유하고 있게 됩니다.
- 단, 카드 구매와 몬스터 공격은 차례인 플레이어만 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플레이어는 우선권을 가지고 있다면 카드 구매와 공격을 제외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우선권을 돌려가며 수행한 이벤트, 효과, 행동은 '스택'에 쌓이게 됩니다.
- 규칙서에 "우선권을 넘깁니다"는 "이 행동을 스택에 올려 놓습니다" 와 같은 의미 입니다.

스택 방식으로 행동과 그에 대한 반응이 순차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선후 관계에 대한 분쟁을 막을 수 있는 좋은 규칙이다.

스택 (How to Play)

누구라도 행동, 이벤트, 효과 발동 시, 바로 발동되지 않습니다.

스택(추상적인 영역)에 해당 행동을 놓은 뒤, 다른 플레이어에게 우선권을 넘겨야 합니다.

이후 우선권을 가진 플레이어는 아이템, 전리품 등을 행동을 제한 내에서 원하는 만큼 한 후(반응) 우선권을 넘깁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우선권을 넘겼을 때, 스택 가장 위의 효과부터 처리하기 시작하는 독특한 시스템입니다.
스택에 올라간 것은 스택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발동됩니다.
스택을 통해, 다른 사람의 행동을 취소할 수도 있고, 결과를 바꿔버릴 수도 있고, 심지어는 차례 플레이어의 턴을 강제로 종료시킬 수도 있습니다!

※ 스택에 올려야 하는 이벤트

- 카드 구매 (기존 스택이 비었을 때)
- 주사위 굴림
- 공격 (기존 스택이 비었을 때)
- 전투 대미지
- 몬스터 죽음
- 플레이어 죽음
- 상점/덱 채우기
- 몬스터덱: 보너스카드/저주 카드 해결

이 두가지 핵심 매커니즘 덕분에, 마치 실시간 게임을 하듯, 행동에 대한 '반응'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괜히 이 게임을 '소셜 게임'이라고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선후 관계를 명확하게 하는 규칙이다보니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굉장히 직관적입니다.

플레이 간단 후기

플레이 정보 : 2인플 3회, 1인플 2회
플레이 시간 : 2인플 평균 40분, 1인플 60분
세팅 공간 : 2인 기준 80x60이면 충분
규칙 설명 시간 : 10분 + α
짧은 평 : 잘 풀리면 한없이 잘 풀리고, 안 풀리면 죽어도 안풀리는 원조 아이작의 맛이 잘 느껴진다.

2인 경쟁모드 (기본 게임 모드)

추가 영혼 카드까지 추가해서 플레이했습니다.

영혼 모으기가 꽤 쉽더라고요? 20분 정도 지나면 거의 후반 게임입니다.

추가 영혼을 끼면 확실히 게임 속도가 빨라집니다.

아이템 효과들끼리 시너지를 내서 동전을 한 턴에 16개나 먹은 약콩두유 님...!

역시 예상대로 상호작용 매콤합니다.

저주같이 죽을 때 까지 적용되는 디버프도 상대에게 걸 수 있고요.

행동 취소 같은 건 애교죠!

심지어 "내가 지금 네 행동 망쳐놓을 건데, 돈 주면 봐줄게!" 가 규칙화되어 있어서 합법적(?)으로 협박할 수 있습니다🤣

2판 내리 졌지만... 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솔로 모드(협력 모드)

(1인 플레이 마친 후 모습.

지름 80cm 원탁에서 충분히 플레이 가능하다)

솔로 모드는 캐릭터를 2개 잡고 플레이합니다. 협력 룰이라, 두 플레이어의 영혼이 4개가 모이면 승리입니다. 단, 제한 시간 (총 8턴+죽을 때 마다 카운트 소모)내에 모아야 합니다.

2인 협력도 솔로모드와 규칙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비슷한 느낌일 것 같습니다.

초중반엔 술술 풀려서 좋았는데, 후반엔 정말 고구마 먹은 느낌이이었습니다...

영혼 3개까지 다 모아두고 템도 완전 든든한 상태인데, 막상 공격만 하면 주사위가 왜 이리도 안 뜨는지... 결국엔 턴만 주구장창 쓰다가 패배!!😥

긱 상으로는 3~4인 베스트인 게임이어서 1인, 2인도 괜찮을까... 했는데, 오히려 1인 모드는 "아이작의 번제" 비디오 게임을 하는 기분이 많이 났어요.

마침 다른 모임원들이 많이 바쁜 시기였어서 3~4인플은 못해봤는데, 조만간 해보고 더 후기 남겨볼까 합니다.

📈매력 포인트

1. 시리즈의 충실한 고증 & 적절한 각색

기존 비디오 게임으로서의 '아이작의 번제' 시리즈의 등장 요소를 거의 100%에 가깝게 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아트는 당연히 원작을 충실히 반영되었고, 순화하거나 검열된 내용이 없습니다.

아이템, 캐릭터, 몬스터들이 보드게임이라는 틀에 적합하게 적절히 각색되면서도,

본래의 특징을 담으려고 노력한 부분이 많이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비디오 게임에서는 강력한 아이템 여러개 모아서 보스들을 격파하는 재미,

혹은 부실하지만 피지컬로 극복하여 드라마틱하게 클리어하는 상황이 많이 연출됩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 부분에 몰입되어 보드게임적 요소를 간과하는 것보다

'네 개의 영혼'만이 줄 수 있는 재미에 집중한 것에 저는 오히려 매력을 느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거 그냥 굿즈 아닐까..?' 하는 생각이 싹 종식되는 게임성이 돋보였습니다.

MTG 매니아인 오리지날 게임 디자이너 에드먼드 맥밀란이 직접 말아주는 카드 게임이라는 점이 큰 신뢰를 주기도 했고요!

2. 퀄리티 좋은 구성물

<아이작의 번제: 네 개의 영혼>은 얼티밋 컬렉터스 박스로 출시됩니다.

고퀄리티 박스는 물론이고, 업그레이드된 코인, 디바이더, 하트 & 눈물 토큰 등

몰입감을 한 층 올려줄 수 있는 구성물이 잔뜩 들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일러스트 또한 중복되는 것이 없습니다.

이를테면, 같은 1센트 전리품 카드도 조금씩 모양이 다릅니다. 알약은 효과까지 제각각이죠~

3. 긴장감, 속도감, 가벼운 접근성

예상 플레이 시간은 30~60분입니다.

2인으로 첫 플레이로 규칙일 봐가면서 할 때도 30분 남짓 소요됐을 정도로 스피디하게 게임이 흘러갑니다.

승리조건 만족이 굉장히 빠른 편이고 추가 영혼 카드까지 적용하면 꼴찌 보정 효과도 있어서,

언제든 역전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이 게임을 끝까지 긴장하며 플레이하게 만듭니다.

규칙도 대부분 카드 안에 있어 선제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 적어 규칙 설명에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고요,

세팅이랄것도 없어서, 다시 플레이하는데까지 1분이면 충분합니다!

4. 독특한 시스템의 멀티플레이 로그라이크

차례가 돌아가지만 그 안에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게 만드는 '우선권'과 실시간 효과 적용의 모호함을 최대한으로 정리해주는 '스택'!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죽음에 대한 패널티가 낮아, 공격적으로 도전하게 됩니다. 덕분에 가벼운 로그라이크 느낌+ 아이템 파밍이 즐거운 게임이 되었어요.

(그래도 너무 죽으면 타격이 꽤 있다...

(아이템 1개 파괴 & 전리품 1개 버리기&1센트 버리기))

솔로플레이 위주의 게임 IP의 맛을 살리면서 멀티플레이에서 제대로 빛을 보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5. 상당한 상호작용 강도

(거의 대부분의 카드에 신박한 카드 효과들이 적혀 있다.)

2인이었음에도 엄청나게 강한 상호작용이 발생합니다.

3인, 4인이라면 행동을 할 때마다 온갖 딴지가 걸릴게 눈에 선하죠.

난입해서 다른 플레이어의 행동 취소는 애교고, 턴 강제 종료,

심지어 다른 플레이어에게 피해를 입혀 죽일수도 있습니다.

협박 합법화 등 파격적인 상호작용도 있으니 말 다했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점이지만,

서로 그냥 대놓고 물고 뜯는 극에 달한 상호작용은 "아이작" 시리즈에 참 잘 어울립니다.

📉아쉬운 점

1. 호불호 갈리는 게임 테마

(온갖 기독교적 상징과 살점, 피, 분뇨 등의 모티브로 가득 찬 테마)

'아이작' IP는 노골적인 종교 상징과 귀여우면서도 잔인하고 징그러운 이미지가 굉장히 많습니다.

이 부분은 '아이작'의 정체성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이를 잘 살릴수록 해당 테마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매력 포인트입니다만, 충분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가 많은 건 사실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아주 호인 부분입니다!

2. 다소 모호한 규칙들

우선권과 스택이라는 독특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였지만, 이에 대한 설명이 조금 부족합니다. 용어 설명도 아리송할 때가 많았습니다.

규칙서에는 규칙에 너무 얽메이지 말라는 조언이 있긴 합니다. 그래도... 좀 더 설명이 필요해요!!

다행히 보드게임긱 및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보충 규칙 자료가 굉장히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이를 참고하면 거의 대부분의 궁금증이 해소됩니다.

(제가 위에 적은 규칙은 부족한 규칙 설명 등을 보충하고자 읽었던 자료를 토대로 살을 붙여놓은 것입니다.)

3. 승리 공략 : 운 좋기

원작 고증이 철저한 만큼, 밸런스 같은 건 없습니다! 오로지 운! 피지컬 요소가 사라진만큼 운빨이 더 강조된 게임입니다.

강한 아이템이 나오면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누를 수 있고, 약하면 그냥 두들겨 맞다가 끝날 수도 있다는 거죠.

솔로 플레이가 아닌만큼, 잘나가는 다른 플레이어에 비해 운이 나빠 힘없이 게임 내내 비실대는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한 판만 한다면, 이런 점이 게임 경험에 영향을 크게 미치겠지만... 한 판만 할 수 없을걸요?!

4. 프로모

코어 덱 3종은 모두 2판으로 이번 얼티밋 컬렉터스 박스에도 풀 세트로 들어있지만, 각종 프로모 카드들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더 로스트' 등의 캐릭터 포함 70여 장이 포함된 대형 프로모인 '골드 박스' 프로모가 없다니... 갖고 싶다😥

총평

이 게임을 음식에 비유한다면, 향신료가 강한 마라탕과 같다고 하고 싶습니다.

복잡한 향신료와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 처음에는 생소할 수 있지만,

한 번 맛 들이면 헤어나올 수 없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닮았어요.

(중독되는 맛을 가진 <아이작의 번제: 네 개의 영혼>

츄라이 츄라이)

물론 이 게임에 들어간 향신료(여기서는 종교적 테마와 그로테스크함 / 강한 상호작용)에 거부감이 있다면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겐 '소울' 푸드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대로 덱 구성을 한 뒤 플레이할 수 있는

덱 빌더 모드(자세한 사항은 foursouls.com 에서 확인 가능)도 지원하니, 이거 완전 마라탕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