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
안녕하세요.
Deep입니다.
오늘은 역시나 출장중이라서 밤에 시간이 남아 한번 글을 적어보네요. 살짝 중2병감성이 있을지도 모르는 제목과 글이라 먼저 부끄럽습니다.
여튼, 최근에 저는 제 성격과 제가 좋아라하는 보드게임의 속성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어딜가나 착하다.라는 평을 자주 듣기는 합니다. 일단 말자체가 부끄럽긴 하네요. ;;;;;;
사실 여부와는 무관하게 착하다라는 말을 자주 듣기 때문에 제가 실제로 착하게 행동해서 그런지, 아니면 실제로 제가 착한 행동을 해서 그런 말을 듣는건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이런 말을 종종 듣기는 듣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도 사람이다보니 굳이 착한 행동을 해야하나 싶을 때도 자주 있습니다. 도의적으로 해야할 일 같은거 그냥 무시하면 되고, 모른척하면 되겠죠. 그러면 될텐데, 그래도 결과적으로 착한 행동을 하는 경향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가 좋아라하는 게임 두가지가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아주 뻔뻔한 행동을 해야 1등하기가 쉽습니다.
그 게임은 18XX시리즈와 연금술 아카데미입니다.
18XX시리즈는 결국 게임이 끝났을 때, 개인이 가지고 있는 돈이 제일 많은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적극적으로는 남들에게 자기 회사에 투자를 하자, 배당 잘 해주고 주가도 올리자고 하고는, 어느 시점이 지난 후에 깡통이 되어버린 회사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주식을 다 털어버리는 행위를 하기도 하고요. (물론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종종 그러하다는 말입니다) 아니면 소극적으로는 남들의 기차를 폐기할 수 있도록 새로운 회사를 출범시켜서 남들의 생산수단인 기차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없어지게 만들어버리는 행위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회사의 안위 혹은 다른 플레이어의 안위 따위는 상관없이 내 투자금만 잘 뽑아먹으면 되는 게임이죠.
연금술 아카데미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연구 잘해서 안전하게 내 연구 발표만 하고 그렇게 게임할 수도 있겠지만, 이 게임의 시스템상 완전히 안전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보다는, 일단 일정부분 모르는 부분은 '얼버무리기'토큰을 사용해서 제대로 모르지만 일단 발표는 하고 보는게 시스템상 유리하도록 되어있죠. 또한 연구 실적이 많으면 선점해서 받아가는 보너스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잘모르지만 발표 하고 본다 이런 플레이가 시스템적으로 권장되도록 되어있습니다;;;;
어쨌건 두 게임에서 보면 둘다 1등을 위해서는 소위 '양아치짓'까지 서슴치 않고 플레이를 해야 1등하기가 쉽습니다.
이런 행위들은 정말 '양아치짓'이죠. 그런데, 문제는 저는 이런 짓이 너무 재밌습니다;;;;;;
1등을 하기 위한 행위라는 것도 있긴 하지만, 그냥 이런 짓을 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것 같아요;;;; 왜 그런가 싶었더니 평소에 착하게 해야한다는 그런 무언의 내적 압박(초자아라고 하던가요)을 적어도 게임상에서는 쉽사리 내던져버리고, 양아치짓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즐거운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행위는 1등을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라는 좋은 허울이 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쉽게 합리화되기도 하죠.
게임내에서만이라도 평소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그 일탈의 순간이 재미로 느껴지는가 보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인성 빻았다는 소리를 들어도 할말없는 내용이긴 한데(....) 보드게임 관련해서 떠오른 생각이라서 한번 적어봤네요.
Dee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