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게모니아 Agemonia 후기

리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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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12 오후 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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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리클러스입니다.

요즘 푹 빠져서 놀고 있는 아게모니아 후기를 간단하게 올려봅니다.

아게모니아 AGEMONIA

아게모니아는 판타지 테마의 시나리오 기반 협동 던전 크롤러 장르의 게임입니다.

게임 디자이너 Max 외에 상당히 많은 아티스트가 참여했어요. 그 중에 꽤 유명한 아티스트가 참가했더라고요. Petri Hiltunen 는 페플럼풍 하의에 바이킹처럼 뿔이 달린 투구를 쓰는 80년대 rpg 느낌의 일러스트를 그리는 아티스트입니다. 인터뷰를 보니 보드게임을 많이 하지는 않는 것 같고요, 게임 작가인 Max 와는 다른 곳에서 오래 전에 알게 되었다가 이후에 Max의 부탁으로 아게모니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 같아요. 내용을 보니 Petri 가 게임의 대부분을 작업한 것 같네요. 고전 RPG의 향수가 느껴지는 밑그림에 상대적으로 젊은 친구들의 색이 입혀지면서 조금은 독특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그리고 하나하나 뜯어보면 구성품들의 디테일이 좀 촌스럽기도 하거든요? 근데 신구가 뭔가뭔가하게 얽히면서 그럴싸하게 촌스러운, 개성있는 결과물이 나온 것 같네요. Petri 가 방대한 세계관 구석구석을 잘 묘사했고 대단한 작업물을 보여주네요.

전반적으로 글룸헤이븐 메인재료에 적룡객잔이야기 양념을 뿌린 듯한 느낌입니다. 글룸 보다 도시 단계가 훨씬 깊이 있고, 전투는 적룡객잔과 비슷합니다.

현재 보드게임긱 사이트의 평점은 9.1, 게임 난이도는 3.18 이네요. 저도 평점은 비슷하게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체감 난이도는 더 높은 것 같아요. 프롤로그 시나리오가 3개 있는데, 프롤로그를 포함하여 극초반의 규칙량이나 복잡성은 3점 초반으로 느껴집니다만 레벨이 오르기 시작하면 정보와 챙길 것들이 급격히 많아져서 3점 후반 정도라고 봐야할 것 같아요. 그리고 스토리 책자와 시나리오 책자를 제외하고도 레퍼런스와 캠페인 책자에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네, 규칙서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캐릭터 게임판과 캐릭터 책자

캐릭터들은 각자의 개인사를 가지고 있고 게임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장소에 우연히 함께 있다가 일행이 됩니다.

위 사진의 주의! 문구처럼 처음에는 볼 수 없고요, 프롤로그를 지나 도시에 입성하면 드디어 책자를 열어보게 됩니다. 이후에는 레벨이 오를 때 다음 단계를 봅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어떤 선택지가 주어지고 마치 게임북처럼 게임 안의 게임을 진행하는 느낌으로 개인적인 이야기가 진행 되더라고요. 이거 은근 괜찮기도 하고, 롤플레이어 어드벤처에서 확장을 이런 식으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세계지도

중앙에 1번 지역이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지역에 갑자기 물이 넘치고요,

(지도판을 뒤집으면 10개의 주요팩션과 룬데일 도시맵이 있습니다)

여관 안에 있던 영웅(주인공 일행)들이 함께 사람들을 구출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각 시나리오마다 해당 시나리오의 스토리카드 더미가 존재합니다.

게임판 위에는 알파벳 문자와 숫자가 함께 적혀있어요. 알파벳 문자는 해당 문자가 적힌 스토리 카드를 가리키고 숫자는 스토리 카드가 격발되는 범위를 나타내죠. 그 범위 안으로 영웅들이 이동하면 해당 스토리 카드를 찾아서 내용을 읽고 지시를 따르게 됩니다.

스토리 카드가 이 게임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조건을 달성하거나 해당 지역에 도달하여 카드를 뒤집으면 상황에 변화가 생기거나, 다른 카드들과 상호작용하거나, 적들이 등장하거나, 심지어 맵의 모습을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처음 프롤로그를 시작하자마자 아하 이런 식으로? 라며 기대감이 생기고, 점점 더 영리하고 재밌게 활용해 나가는 모습들이 멋졌습니다. 다음 시나리오에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맵을 구석구석 스캔하게 되네요 ㅎㅎㅎ

캐릭터마다 따로 스킬토큰이 있어요. 첫 프롤로그를 마치면 기본 공격 토큰을 얻게 되고, 다음에는 다른 방식의 공격 토큰을 얻게 되고, 이후에 레벨이 오르면 두개의 직업 중 하나를 골라 좀 더 특화된 토큰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도시를 돌아다니다가 원하는 전문화 기술을 하나씩 익히기도 하고요.

새로운 스킬이나 직업은 캐릭터를 강하게 해주고, 전문화는 세계와 상호작용할 때 도움을 주는 식이더군요. 가령 식물쪽 전문 지식이 있으면 약초를 찾을 때 이득을 준는 식으로요.

스토리 카드는 상황에 따라 게임에서 제거되기도 하지만 위 사진처럼 플레이 영역에 남아서 조건이 완료되길 기다리게 됩니다. 제법 많이 깔린 것 같지만 추적이 어려운 케이스는 아니였어요.

시나리오 카드 외에 맵 자체도 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요. 작고 동그란 하얀 점들은 해당 칸의 적재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종의 보급 개념과 비슷한데, 이 게임의 특이한 근접 개념 때문에 얘도 은근 재밌는 상황을 만들더라고요. 높이 개념도 있는데 타 게임처럼 고저차로 데미지에 이득을 보거나 하진 않고요, 시야와 관련이 있더라고요. 머 자세한 설명은 생략할게요.

이런 게임들이 비교적 단순하게 캐릭터들이 "일점사!"를 외치며 우르르 몰려다니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게임은 맵의 이곳저곳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분위기를 잘 살펴야 해요. 아트웍은 Petri 가 훌륭하게 작업을 해두어서 그림을 보고 여기 뭐가 있는데? 하며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_-b 최고예요.

스태미너 디스크가 있고 레벨이 오르면 디스크도 수량이 늘어납니다. 체력 관리가 좀 특이해요. 가령 기본 이동은 2칸인데, 스태미너 두개를 소모하면 1칸을 더 이동하는 식입니다. 피해를 받으면 뒷면인 빨간색으로 돌려서 표시하고요.

이 게임은 라운드 마다 두 번의 행동이 가능한데, 기동 (maneuver) 이라는 행동이 있고 두 번의 행동 중 한 번은 기동을 해야합니다. 기동 행동으로는 이동과 회복(Recover)을 할 수 있고, 시나리오 카드가 기동 행동을 요구할 때 소비하기도 해요. 사진을 보시면 리커버 행동이 보이실텐데요, 스태미너 3개를 회복하거나 체력 2개를 회복합니다. 스태미너를 어떻게 사용할지, 또 적의 공격에 어떻게 대비할지의 문제가 있어서 생각보다 계획적으로 행동해야 하더라고요.

주사위는 요즘에 자주 보이는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실패라는 개념이 없이 기본적인 데미지를 주거나 운이 좋으면 추가타를 날리는 방식이고, 스태미너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다만 방어시에는 운이 좀 필요해요. 그래서 더욱 스태미너를 잘 관리해야하겠죠?

도시 단계에는 도시의 여러 장소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레벨이 오르면 더 다양한 장소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는 지시하는 바에 따라 진행되지만 프롤로그가 끝나고 도시에 도착하면 이후의 진행은 플레이어의 의지대로 진행하게 됩니다. 여관, 상점, 신전? 등을 방문하며 해당 장소에서 가능한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각 장소에서 관련된 사연을 보고 들으면서 시나리오 카드를 하나씩 획득하게 됩니다. 이 시나리오 카드를 사용해서 원하는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시나리오 카드

카드에는 레벨 조건이 있어요. 대충 레벨에 맞게 획득하게 되는 것 같네요.

위 카드의 하단을 보시면 3이라고 쓰인 파란색 책그림이랑 2라고 쓰인 빨간색 책그림이 있습니다. 빨간색이 시나리오, 파란색이 스토리입니다. 스토리 책자는 게임북처럼 구성이 되어있어서 해당하는 넘버를 추적해서 스토리를 보고 지시를 따르면 됩니다. 거의 1000개 정도로 구분되어 있고 생각보다 훨씬 풍성합니다.

빨간색 시나리오 책자는 앞선 사진들처럼 펼쳐서 책자의 전반부는 맵으로 활용하고 후반부는 시나리오의 결과에 따른 진행 상황이 나와있어요.

그 외에 글룸헤이븐처럼 도시 단계에 도시 카드와 상호작용을 하거나 시나리오 카드의 지시에 따라 세계 카드와 상호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때때로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세계관의 유명한 10개의 팩션들과 크고 작은 관계를 맺기도 하거든요,

세계지도를 뒤집으면 오른쪽에 룬데일과 왼쪽에 10개의 팩션이 있는데,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팩션들의 호감도가 높아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