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의 "현상"과, 그걸 판정하는 것.
안녕하세요. Deep입니다.
역시나 출장중이라서 시간이 남아서 이거저거 생각해보다가 떠오른 내용이 있어 적어봅니다.
전에도 한번 현상과 그걸 판정해서 불량이냐 양품이냐로 구분 짓는 것은 좀 별개의 문제이다.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것 관련 예시를 하나 더 가져와봤습니다.
위 사진은 많이들 좋아하시는 쓰루 디 에이지스 신판의 사람 컴포넌트입니다. 예전의 굴러다니는 목재 디스크에서 바뀌어서 다들 좋다고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죠.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운데에 방울 모양이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방울 모양들은 일괄적으로 있는 것도 아니고, 또는 있다면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두 개있는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이런 '현상'이 왜 있을까요. (저도 아주 금형적으로 전문가는 아니라서 정확히 맞는지 확신은 없지만, 제가 생각해보건데 이건 수지 사출품의 '후수축' 현상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사출 제품은 간단히 말하자면 붕어빵틀에 녹은 플라스틱을 주입했다가 식혀서 만드는 제품입니다.
제품의 생산 과정을 봅시다.
일종의 붕어빵틀인 금형이 있습니다. 금형의 내부 공간을 액체의 플라스틱으로 채워넣습니다. 그런데 채워넣을 때에는 고온인 상태입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건은 열에 의한 수축팽창을 합니다. 그래서 고온인 상태의 액체를 아무리 꽉꽉 금형안에 채워넣더라도 식으면서 약간은 수축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수축이라는 것이 전체 사이즈가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바깥은 그대로 있고, 내부의 공간이 생기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진 상에 보이는 것 처럼 내부 공간이 비어있는 현상이 생기는 거겠죠.) 이런 이유는 아니라고 해서 괄호 처리합니다만 요약하자면 대충 빨리 찍으면 이렇게 된다고 알려주신 분이 있으시네요! 여윽시 잘 모르는분야였네요 ㅜㅠ
그러니까 냉정하게 말해보자면 위의 제품들은 '일정하게 나오지 않은' 제품들인겁니다. 가장 왼쪽처럼 나와야 이상적인 제품이겠죠. 제 주변분들의 모든 쓰루 디 에이지스 신판에서 저 현상을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태 저 컴포넌트가 뭔가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플레이어를 딱히 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예쁘다는 분들은 몇분 봤습니다;;;
그러니까 일정하게 제품이 나오지 않는 '현상'은 있지만 '불량' 판정 받지 않은 제품들이죠.
이런 유사한 경우는 거의 모든 공산품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통계적으로 모든 물건들은 공차를 가지고 정규분포 곡선의 형태를 띄기 때문이죠. 그러니가 100%동일한 물건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변동 '현상'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걸 어디까지는 용납하고 어디부터는 불량으로 쳐낼거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음 저는 뭐 딱히 다시 받고 그러지는 않았는데, 몇몇 게임들을 놓고 제 기준을 말해보자면....
버건디 타일의 밀림과 색상 다름 :
좀 거슬림. 셋팅할 때 안보고 뽑으면 되어서 크게 문제는 안된다고 판단했고, 거의 모든 생산품이 동일 현상을 가지고 있다길래 할 수 없구나 싶음.
촐킨 합본판 확장 타일들 뒷면 : 밀린 양만 보면 가장 많이 거슬리기는 함. 셋팅할 때 안보고 뽑으면 되어서 크게 문제는 안된다고 판단했고, 판매처의 규정상 OK품이라고 하고, 거의 모든 생산품이 동일 현상을 가지고 있다길래 할 수 없구나 싶음.
갤러리스트 동전
좀 거슬리지만, 돈이고 플레이에 영향이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할 수 없구나 싶었음.
7원더스 확장팩 카드 뒷면 색상 다름
사실 다른 거보다도 더 거슬림. 드래프트 게임인데 확장이라고 해서 카드 뒷면 색상이 다르다니... 싶긴 한데, '저 사람이 확장 카드를 3장 들고 있네?' 이정도까지 카운팅할 능력이 안되서 그냥 플레이함.
뉴턴 타일밀림. 카드 뒷면 색상 다름.
타일밀림은 조금 거슬림. 돈이고 플레이에 영향이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할 수 없구나 싶었음.
카드 뒷면은 특정 카드 딱 한장만 색상이 다른게 아니라서 그정도까지 카운팅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리라고 생각안해서 그냥 넘김.
지금 생각나는 몇몇개에 대해서 제 기준을 적어봤네요. 물론 이건 제 기준일 뿐이죠. 그런데 타일 밀림에 대해서 제조사들이 내세우는 양품 기준이 너무 널럴한거 아니냐는 생각은 펀칭할 때마다 합니다. 특히나 멀쩡한 타일과 밀려있는 타일의 수준차이가 너무 심한 것 같고, 이게 또 밀리면 이 사람 저사람 따질 것 없이 거의 다 밀려있고 안밀린거는 안밀린걸 보면, 제조 공정상에서 발생하는 미세 변동이 아니고 그냥 초기 세팅 자체가 아예 약간 엇나간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뇌피셜입니다만 말이죠.
어쨌거나.. 바램과 글 마무리를 하자면 변동량이 있는건 알겠는데, 타일 밀림의 양은 좀 낮춰줬으면 좋겠다. 이정도겠네요. 솔직히 안밀린게 예쁘잖아요.
말씀드리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Dee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