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공

블로그

쪽지

[정령섬] 최초로 아들과 즐긴 후기

1,103 조회

2024.01.12 16:14

제 최애 게임 정령섬.

저는 정령섬을 확장, 적대국, 시나리오 등을 포함하여 대충 40회 이상 플레이 해봤습니다.

아들이 크면 함께 즐기고픈 여러 게임 중에 하나였는데,

그저께 아들과 함께 할 보드게임을 고르는 중에 충동적으로 꺼내봤습니다.

협력 게임이니 내가 커버할 수 있겠다 싶기도 했고요.

아들은 올해 초3 될 예정입니다.

아들은 안 해봤던 보드게임이어서 매우 신나했죠.ㅎㅎ

"아들아, 이 게임으로 말할 것 같으면 말이쥐,,,"

수 년동안 1인플 보드게임 전세계 1위,

내가 제일 아끼는 게임,

등등 장황한 서론을 먼저 깔았습니다.ㅋ

그리고 테마를 한껏 살린 룰 설명에 들어갔습니다.

"옛날에 정령들과 원주민들이 함께 평화롭게 살던 섬 하나가 있었어. 너가 정령 중 하나고, 원주민들은 '다한'이라고 불러.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바다 건너 침략자들이 쳐들어 왔지 뭐야~"

스토리 방식으로 거의 모든 룰 설명을 할 수 있는, 정령섬의 큰 장점을 활용하여,

세세한 규칙까지 전부다 설명을 해줬습니다.

룰 설명 시간이 짧진 않았지만, 테마에 몰입이 되어서 그런지 설명하는 저도 듣는 아들도 즐거웠습니다.

아들의 첫 정령섬 플레이였기에,

아들 혼자, 처음에 하기 좋은 번개 정령을 잡고, 저는 옆에서 도와주는 형태로 진행하였습니다.

능력 카드 획득할 때에도 초보 추천 능력 카드 리스트를 그대로 이용했고,

확장은 빼고 오리지널만 가지고 하였습니다.

드디어 게임 시작!

과정 하나하나 함께 얘기하며, 테마에 몰입하여 진행했습니다.

"번개니까 바람이 있으면 느린 능력도 빠른 능력으로 쓸 수 있는거야. 원소가 중요한 거야"

"바다로 쳐들어 오는건 못 막으니까, 우리는 이왕이면 내륙부터 청소를 하는게 낫겠지?"

"건설할 침략자들을 옆으로 옮겨버리면 그 땅에 건설을 막을 수 있어"

"정복할 때 방어로 다한들을 보호해주면 다한들의 반격을 활용해서 침략자들을 많이 청소할 수 있어"

한 번만 설명해도 쏙쏙 잘 이해하고 활용해 내는 아들이 대견하더군요.

저의 도움으로, 침략자 3단계 첫 카드가 뒤집힐 때쯤 어렵지 않게 승리를 했습니다.

자고로, 정령섬은 첫 플에서는 무참히 실패하며 쓴 맛을 제대로 경험하면서 오기를 다져봐야 하는건데 말이죠..ㅎㅎ

아들이 너무 재밌다며 다른 정령도 바로 해보고 싶어해서,

이번에도 초보가 하기에 무난한 강물 정령을 선택해줬습니다.

"아빠, 이번엔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마. 내가 도와달라고 할 때에만 얘기해줘"

'ㅋㅋ 그래, 한 번 혼자 해봐~'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공격 정령인 번개에 비해서는, 강물 정령 활용이 어려운지,

게임이 아까처럼 쉽게 풀리지 않고 침략자들이 계속 쌓여 갔습니다.(제 도움이 없어서겠죠ㅋㅋ)

결국 패배를 직감한 아들은, 저한테 플레이를 넘기더군요.

"아빠가 이 상태 그대로 이어서 한 번 해봐"

'헐, 이 녀석. 근데 한번 실력발휘 해볼까?'

그래서 제가 난장판이 된 섬을 이어받아, 아들에게 제 플레이를 설명해주며, 열심히 진행해보았습니다.

결론은, 침략자 단계 카드 마지막 라운드에, 도시를 쓰나미로 쓸어서 승리를 쟁취하기 바로 직전에! 오염 토큰 소진으로 패배하였습니다.ㅠㅠ

뭐,, 패배의 경험도 정령섬에선 나쁘지 않죠..ㅋ

최초로 아들과 정령섬을 함께하는, 나름대로 역사적인ㅋ, 하루를 사진으로 남겨 놓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날 저녁, 퇴근해서 다시 한번 정령섬을 꺼냈습니다.

이번엔 아들이 아빠랑 따로 정령을 하나씩 맡아서 하고 싶다고 하여,

아들은 초보 권장 정령 중 하나인 바위 정령, 저는 제가 좋아하는 천둥 정령을 잡았습니다.

이제는 아들의 플레이를 제가 거의 간섭하지 않고, 에러플 유무만 체크하는 수준으로, 함께 플레이하였습니다.

알아서 잘 하더군요.

정령들이 서로 도와주면서 진행을 하니,

바위와 천둥 정령 합이 잘 맞아서 그런건지, 정말 게임이 쉽게 풀리더군요.

위협 단계 2가 되자마자 승리했습니다.

게임이 쉽게 풀린 것도 있지만, 그만큼 공포 카드 획득이 늦어진 것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들은 최고로 재미있었다며, 바위 정령을 최애 정령으로 선정하더군요. 바위 정령 그림도 마음에 든다며.ㅎㅎ

이제 정령섬은 자주 아들과 함께 플레이될 것 같습니다.

정령섬은 자리 차지도 많지 않고, 세팅도 비교적 간편하고, 플레이 타임도 그리 길지 않아서,

부담없이 자주 꺼낼 것 같습니다.

드뎌 아들과 내 최애겜 정령섬이라니..!!

나름 오래 기다려온 순간인지라, 감격이 있네요.^^

모두 즐거운 보드라이프 되세요~~*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벽공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