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의 2023 Top 100 - ☆70~61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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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2 오전 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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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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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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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이미지는 보드게임 긱, 회사 소개 페이지에서 퍼왔으며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70. 업세션 (Obsession, 2018)

사람 눈이 참 간사한게 처음 업세션을 했을때가 아마 2018년 말이였던가 그랬을거에요. 그때는 박스나 꽤 괜찮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작년에 영문판으로 다시 하면서 느낀게 약간 무서운 이미지와 배경에 글씨뿐인 건물 타일들, 뭔가 어딘가 부족한 아트웍을 보면서 더이상 제게 예쁜 보드게임으로 다가오진 않더라구요. 아마 점점 작품같은 보드게임이 많이 나오면서 제 취향도 변해가고 있는거겠죠?

어쨌든 아트웍은 아쉬웠지만, 재미는 여전하더라구요. 건물 타일과 일꾼, 카드 3박자를 잘 맞춰서 사용하는 점이 가장 재미있는 부분인 거 같아요.
그래서 핸드 관리라던지, 어떤 건물을 구매해서 내 풀을 늘려둘지, 사용된 일꾼을 다시 사용하기 전까지 어떻게 순환시킬지등 고민해야할 거리가 굉장히 많습니다. 점수 같은 경우 카드나 타일 또한 매 시즌마다 열리는 교제 라운드에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내 점수를 늘리면서 중간중간 점검 라운드에 다른 플레이어보다 앞장 서는게 중요한 게임이죠. 게임을 깔끔하게 맛만 보고 싶다면 짧은 게임, 게임에서 의도한 전체 흐름을 다 느끼고 싶으면 긴 게임을 하는 게 맞을 거 같아요.

이번 한글판이 나오면서 확장은 처음 해봤는데, 서브 하인들이 늘어나면서 행동들을 좀 더 유연하게 도와주더군요. 규칙이 많이 추가되는 것도 아니라, 새로 추가된 하인들로 더 다양한 전략을 할 수 있어서 저는 다음 부턴 굳이 빼고 할 거 같지 않습니다.

너굴너굴: 최근 아레나에서 몇번 해보았습니다. 꽤 괜찮은 시스템이라 '괜찮은 작품 같다' 정도의 느낌이 들어 내년을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순위를 매겼는데... 지니님 리스트에선 순위가 더 낮네요. 게임성은 좀 더 해봐야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극사실적인 인물의 그림(혹은 사진)과 조잡할 정도로 대충 만든 것 같은 건물타일... 이 둘의 간극이 너무 심해서 아트워크엔 무던한 저조차 "아 이건 좀..."이란 말을 끌어냈습니다 -_-; 제가 웬만해선 그런 말을 안하는 편인데... 대단한 게임 같아요.

69. 판타지 왕국

판타지 왕국은 템포도 빠르고 리플레이성도 좋아서 언제든지 가볍게 꺼낼 수 있는 좋은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7장의 카드로 서로간 얼마나 시너지를 내며 최소한의 패널티를 만들어 점수를 낼지 고민하는 즐거움이 있는 핸드관리 게임인데요. 카드마다 시너지나 능력도 있지만 패널티도 있기 때문에, 적당한 포기와 선택을 계속 하게 되죠. 매 차례마다 교환할 수 있는 카드는 최대 1장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구요. 덱에서 카드를 뽑을 때는 약간의 운도 바라게 되는 재미도 있습니다.

올해 판타지 왕국 확장판과 마블 유니버스 리테마로 나온 마블 리믹스를 해봤는데요. 일단 저주받은 무리 확장 같은 경우 특별히 새로운 요소가 들어있진 않지만 새로운 카드 추가로 더 다양한 리플레이성을 추가하고, 일회성인 유물 카드로 약간의 향신료가 첨가되는 기분이였습니다. 게임에 큰 변화가 없는 확장이라 오히려 게임의 기본 재미를 해치지 않고 좋은 확장이라고 생각했어요.

번외로 의외로 많이 재밌었던건 마블 리믹스였어요. 판타지 왕국처럼 7장의 카드로 시너지와 패널티 균형을 맞춘다는 점은 동일했지만, 빌런 덱과 히어로 덱이 나뉘어져 있고 내 차례마다 어떤 카드를 받을 지는 선택이지만, 게임이 끝났을 때 최소한 빌런과 히어로가 각각 1장이상 있지 않으면 게임에서 완전히 탈락하게 됩니다. 또한 빌런 카드들은 대부분 깡 점수를 많이 주지만 패널티가 상당히 강력해서 자칫하면 얻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는 하이 리스크 카드들이 많았기 때문에 무작정 안 뽑을 수도 신경을 안 쓸수도 없었어요. 기본판인 판타지 렐름도 엄청 좋아하는 편인데 마블 테마를 입혀서 색다른 변주를 준 마블 리믹스도 매우 재밌게 했습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라 하면 각자 색깔이 너무 강해 못 고르겠어요!

너굴너굴: 제 리스트에서도 나왔던 게임이죠! 신기하게도 이 게임만큼은 확장이 필요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지니: (있음 좋은데!)

68.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뉴질랜드

사실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을 별로 선호하는 편이 아니였는데(구판 기준).. 어쩌다보니 올해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신판을 포함해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3종을 다 해보게 됐어요.
3개 중에 제 마음 속의 승리는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 뉴질랜드!

뉴질랜드와 기본판과 크게 다른 점은 양모의 등장으로 다른 위치에서 양털을 판매하는 행동이 생겼고, 새로운 트랙이 생기면서 다양한 보너스를 챙길 수도 있게 됐습니다. 또한 특수 카드들이 추가되면서 덱빌딩에 새로운 카드를 추가하는 재미가 생겼어요. 그래서 전 뉴질랜드가 기본판보다 다양한 전략을 펼치는 것처럼(?)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더 많이 하는 거 같은 느낌이랄까요? 실제론 뭘 한게 없더라도요(..)

처음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구판)을 여러 번 즐겼을 때는 재미는 있지만, 무언가 반복되는 인상을 지우진 못했습니다. 그에 비해 게임 시간이 길다는 인상도 받았구요. 하지만 뉴질랜드는 정말 즐겁게 했네요. 추가 요소들이 게임에 재미를 주었고, 게임 플레이 자체가 좀 더 풍성하고 수월해졌달까요? 아무튼 그레이트 웨스턴 트레일을 딱 1개만 구매한다면, 뉴질랜드를 구매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분명 처음 그웨트는 이정도로 재밌지 않았는데, 몇 년 사이에 취향이 많이 바껴서 재미를 느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ㅋㅋ

너굴너굴: 뉴질랜드가 '웨스턴' 쪽에 속했어? 라는 의문이 들어서 검색했더니 현대적 정의에서 호주와 뉴질랜드도 웨스턴 쪽에 포함시킨다고 하는군요. 이거이거... 앞으로 어떤 이름의 그웨트 게임이 나올지 뻔히 보이네요 -_-;

지니: 아니 이런 의문은 갑자기 왜 드는 거에요? 이게 바로 MBTI에 ‘N’인가요....

67. 태양 너머로

극강의 엔진 트리 게임 ‘태양 너머로’입니다. 일꾼 놓기 게임인데, 내가 기술을 발전할수록 더 강한 행동들을 할 수가 있고, 행동들을 통해 인구와 자원을 더 많이 생산하며 더 좋은 기술을 발전시켜야 하죠.

좋은 행동 칸은 같은 테크 트리를 탄 플레이어들끼리 눈치를 보며 선점해야 하고, 또 다른 보드판에선 우주선이 돌아다니며 하는 영향령 요소도 있어 다양한 상호작용이 있습니다.

먼저 상위 기술을 배우거나 영향력에 우위를 차지해 식민지화를 하거나, 마일스톤을 먼저 달성하거나 플레이어들끼리 꾸준히 레이싱을 해서 더 유리한 보너스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게임 끝까지 집중이 끊어지지 않고 매우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처음 영문판을 플레이하고 재밌어서 여러 번 연달아 플레이하고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가, 올해 아스모디 코리아에서 한글판으로 출시해 다시 플레이했어요. 역시나 재밌고 좋은 게임이더라구요.
확장은 살짝의 비대칭 능력이 추가되는 거 같은데, 올해 할때 마다 첫 플인 플레이어분이 계셔가지고 기회가 닿지 않았네요 ㅠㅠ 조만간 말 나온김에 확장도 꼭 맛 봐야 겠습니당!

너굴너굴: 테크트리 보드 + 행성 보드 + 우주 테마를 보면 너무나 어려울 것 같지만 생각보다 제법 간단한 게임이죠. 매 게임마다 다르게 깔리는 테크트리가 재밌어요. 테포마처럼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기업(종족?)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할 수 있는걸로 아는데... 어차피 서로 테크트리가 갈리기 시작해서 해당 규칙을 해야겠단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66. 밀레 피오리

이번 편의 제 원픽 추천이라 하면 밀레 피오리일 거 같아요!
드래프팅 + 포인트 샐러드 게임으로 드래프팅해서 카드 1장을 고르고 고른 카드에 그려져 있는 영역에 내 타일 1개를 놓으면 끝! 영역마다 점수 계산법이 다르고, 테이블 공용 메인 보드를 다 같이 사용하는 거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보다 먼저 선점하는 게 중요할 수도 아니면 그 뒤에 플레이 하는 게 나을 때도 있어요. 그래서 드래프팅으로 카드를 고를 때 다른 플레이어들이 뭐하고 싶은지도 유심히 봐야하죠.

영역에 따라 점수도 다다른 개성이라 점수를 골라 먹는 재미가 있어요. 타일을 피라미드처럼 쌓아서 위에 갈 수록 점수가 좋은 영역도 있고, 최대한 내 타일 그룹이 커야 하는 영역도 있고 가로/세로를 신경써야 하는 영역도 있고… 플레이 규칙, 점수 먹는 규칙도 너무 간단한데 이렇게 깔끔한 재미를 주다니 도대체 누가 만들었어!!!!!!!!!!!!! 했는데 역시나 우리 크니지아옹 이네요…원래도 크니지아 아재껀 다 좋아했는데 요즘 더 좋아진 거 같아요.

추가로 개인 타일들이 투명한 재질이라 놓았을 때 메인 보드의 아이콘을 가리지 않아서 시인성에 좋았고 게다가 알록달록 비치는 색깔들이 놓았을 때 예뻤어요! 재미, 외형 다 갖춘 좋은 게임이에요.

근데 위치스톤은 왜그래.. 이렇게 만들 수 있었잖아

확장도 출시했는데, 아직 못 해봤네요. 확장도 위시 리스트에 있습니다. 꼭 해볼거에요!

너굴너굴: 정말 오랜만입니다. 게임 이름을 봐도 감조차 안오는건...ㅋㅋㅋㅋ 찾아보니 천송이의 꽃이라는 뜻의 유리세공 기술이네요. 누가 만들었나- 하고 봤더니 레이너 크니지아 아저씨네요? 테마와 시스템의 간극이 태양계 폭 정도로 넓은게 특징인데... 아마 이 게임도 비슷하겠죠?

지니: 이름의 뜻은 몰랐는데 굉장히 예쁜 이름이군요. 이런 거 부터 찾아 보는 당신.....

65. 투 매니 본즈

투 매니 본즈는 많이들 아시겠지만 협력 게임입니다. 몬스터와 플레이어, 체력등이 칩으로 표시되고 구성품에 수많은 주사위가 있는 것도 특징이죠.

매판 플레이어들은 어떤 보스를 목표로 할지 설정한다음 그 보스를 잡기 위한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어딘가 조금씩 허술한 캐릭터들을 하나씩 골라서 아마추어 티 팍팍 내며 모험을 떠나게 돼요

그냥 보스를 바로 만나기엔 우리는 너무 허약한 존재들이기에.. 매일 매일 위험한 상황을 조우하게 되고 우리는 강해집니다! 조우(대부분 전투)를 하고 나면 트레이닝과 보상을 얻을 수 있게 때문이죠. 어느순간 우리는 충분히 강해졌다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보스를 마주하게 되고 우리의 모험이 어떻게 끝나게 될지 결정나게 되죠.

게임의 매력은 일단 조우 덱에서 어떤 이야기와 전투가 나올지 기대하게 되고 각자 개성있는 캐릭터들 협력해서 전투를 할 때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합을 맞춰가는 과정도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몬스터들의 능력도 정말 다양해서, 매번 등장한 몬스터에 따라 누가 탱을 할지, 딜을 할지 등.. 누가 어떤 스킬을 사용할지 상의해야 해요. 또한 보상으로 받는 훈련 포인트로 내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는데 각 캐릭터들의 스킬 트리가 여러개기 때문에, 같은 캐릭터로 또다시 플레이하더라도 다른 스킬을 먼저 찍어볼 수도 있어요. 물론 캐릭터마다 꼭 찍어야 하는 추천 스킬은 있겠지만요. 마지막 대장정인 보스들도 여러 특색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들로 얼마나 강해진채 어떤 보스를 만나냐에 따라 공략법도 달라집니다.

이러한 부분때문에 취향에 맞으면 리플레이성도 높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엄청 좋아하고 애정하는 게임이긴 한데 순위 변동이 엄청 나네요. 2019년엔 3위, 2021년엔 6위였던 투 매니 본즈가 여기까지 밀려났네요. 올해도 굉장히 즐겁게 하긴 했지만 19~21년도에 했던 재미까진 아니더라구요. 오랜만에 꺼내고 보니 꽤 많은 잔룰부터 포함해서 규칙을 다시 익혀야 했어요. 그랬더니 생각보다 진이 빠지더라구요. 기본 규칙이 단순해보여도 잔룰이 많거든요. 게다가 캐릭터도 다양하고 몬스터들도 다양하고 보스도 다양해서 가끔 서로 충돌됐을 때 찾아봐야하는 잔룰도 있어요. 한참 자주 돌릴 땐 빠릿빠릿하게 파악되던 규칙도 오랜만에 돌리니 귀찮고 번거롭고 게임의 재미를 방해하더라구요. 아무래도 한동안 돌리지 않아 애정이 살짝 떠있는 상태라 더 그런 거 같기도 하구요.

꽤 많은 잔룰 + 긴 플레이 타임을 부담 없이 꺼낼 수 있는 그런 날엔 아주 즐겁게 할 거 같아요.

너굴너굴: 친구가 이거 시켜준다고 했는데... 아직도 못해보았네요 허허... 친구 보고 있나? 언제 가르쳐 주나?

지니: 친구님 빨리 너굴님께 뼈주사위의 본떼를 보여주세요!

64. 레디 셋 뱃

이게 경마야 보드게임이야..
사실 처음 규칙 설명 들었을땐 헛웃음만 나왔어요. 왜냐면 재미없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예상했던 그대로 그냥 너무 재밌네요 ㅎㅎㅎㅎㅎㅎㅎ
실시간 경마를 이렇게 잘 구현하다니.. 정말 보드게이머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좋아할 거 같은 게임이에요. 앱을 이용해서 달리는 경주마들, 생동감 있게 해설하는 성우
실제로 ‘경마공원’ 경기장을 보는 듯한 흥분감에 실시간 베팅, 라운드 끝날 때마다 받는 카드들로 베팅에 이점을 주는 보드게임 요소까지. 사실 올해 파티 게임은 이걸로 끝내도 되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게임은 제가 운영중인 모임에선 금지 게임이 됐어요.. 아무래도 하게되면 누구든 텐션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변 소음 문제때문에.. 결국 바라만 보는걸로.
언젠간 방음이 잘되는 모임 공간에서 꼭…! 목 터지게 또 할거에요.

너굴너굴: 경마 테마 + 칠하다 만것 같은 박스 커버를 보고 '패스으으으ㅡ' 라고 외치려는 순간 눈에 들어온 '실시간' 이란 단어. 텐션 좋은 멤버들 모아서 하면 정말 재밌겠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3. 저스트 원

저스트 원은 다른 사람들이 주는 힌트로 정답을 맞히면 되는 아주 심플한 협력 게임입니다.
하지만, 힌트를 작성하고 맞춰야 하는 사람이 확인하기 전에, 나머지 사람들이 힌트를 동시에 공개하고 겹치는 힌트는 다 지워지게 됩니다. 이 단 하나의 포인트가 이 게임을 완벽하게 만들었어요.

최대한 다른 사람들이 안줄만한 힌트를 생각나서 적어야 하는데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면 힌트가 꼬이고꼬여 산으로 가기 때문에 어중간하게 적당히 잘 줘야 하거든요.
정말 다양하게 웃긴 상황이 나오는 좋은 파티 게임이에요.

펜과 종이.. 그리고 단어 카드가 끝인 구성품이라 뭐가 대단한 게 들어 있는 게아닌데..
이런 간단한 아이디어로 게임을 구현하고 완성한 디자이너분이 존경스러워요!

너무 많이 들려서 이젠 플라스틱 판이 좀 거뭇거뭇해지고 펜은 다 안 나올 지경이에요. 이정도면 2회차 구매해도 전혀 아깝지 않아요.

너굴너굴: 요건 순위 인정. 다만 인원이 최대한 많아야 재밌는 게임이란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전 돌리기 너무 어려워요..ㅠㅠ

62. 글래스 로드

글래스로드는 잊혀질만하면 꺼내서 꼭 하게되는 참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플레이어들은 1라운드에 15장의 카드 중 5장의 행동카드를 고른 뒤 3장만 플레이하게 됩니다. 그럼 2장이 남는데 이건 어떻게 되냐! 다른 플레이어도 똑같이 3장만 플레이하게 될텐데 예측을 잘했다면 이때 따라 낼 수 있게 됩니다.

만약 누군가가 이번 턴에 고른 카드가 내 손에 있다! 그럼 땡큐! 하면서 같이 내려 놓게 됩니다.(땡큐라고 쓰니 훌라 같네요..) 이렇게 고른 카드가 상대방과 겹치게 되면 카드에 적힌 액션 두개 중 한 개만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반대로 안 겹치면 그려진 두 행동 다 할 수 있죠.

최고의 플레이는 이번 라운드에 고른 5장 중에 플레이한 3장은 아무하고도 안 겹치고 남은 2장은 다른 사람과 겹쳐서 낼름 행동하기:) 그래서 탄식과 웃음의 상황이 게임 하는 도중 자주 일어납니다.
야 이거 안 골랐어? 쟤 혼자 꿀 빨잖아!!! 아 뭐야 너 뭔데 나랑 같은 거 고르는데 ㅠㅠㅠㅠ등등..
이렇게 행동 카드 고르는 부분에서 눈치싸움이 상당해요. 가장 재밌는 부분이죠.

추가로 매력적인 부분은 자원 관리에 있습니다. 기도하고 일하라도 비슷한 부분인데, 자원 휠이 독특하게 돌아가거든요. 하위 자원을 종류별로 소유하게 되면 상위 자원이 저절로 생기면서 하위 자원이 다시 0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적당하게 만들고 적당하게 쓰고를 반복해야 해요.

게임이 조금 감질나게 끝나는 묘미가 있어요. 뭔가 이제 해볼려면 끝나죠. 점수가 잘 나와도 20대 후반이거든요. 이부분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렇게 아쉬울 때쯤 끝나는 게임들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뭔가 다음 판을 더 기대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이요.

너굴너굴: 오, 공교롭게도 저 또한 올해부터 글래스로드의 순위가 팍팍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너무 많이 즐겨서 그런걸까요. 매 게임이 점점 비슷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아마 내년이면 제 순위에서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61. 서버비아

서버비아는 나의 도시를 만드는 테마의 타일 배치 게임입니다. 같은 작가의 루트비히의 성도 좋아하지만, 육각형 타일들로 어딘가 모르게 정돈된 모습의 내 도시를 보는 게 더 좋습니다.

이 타일들은 주거, 산업, 상업으로 분류돼있는데, 타일들을 배치하면서 놓은 타일의 기능, 인접해 있는 타일의 기능, 내 타일의 모든 기능, 다른 플레이어들의 모든 기능을 순서대로 체크해야 합니다. 그래서 매 순간 어떤 타일을 구매할지, 어디에 배치할지 선택하는 재미가 있어요.

서버비아에서는 인구가 곧 점수인데, 이 인구들이 증가하다가 레드 라인에 도착하면 도시가 시끄러워지고 더러워지기 때문에 수익과 명성이 1씩 깎이게 됩니다. 점수가 오를 수록 수익과 명성(돈과 점수)이 가파르게 내려가니 후반에는 특히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구요.

한때는 계속 Top 10에 머물러있던 게임인데.. 올해 오랜만에 꺼내서 다시 해봤어요. 정말 좋아하는 게임이긴 하고 여전히 재밌긴 한데, 저도 변했나봐요. 계속 점점 나이가 들면서 더 맛있는 음식, 더 화려한 음식 먹다가 오랜만에 옛 추억이 있던 식당가서 먹으면 가끔 그 맛이 아닐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내가 변한거야 맛이 변한거야 싶은데, 보드게임은 변하질 않으니 제가 변한 거겠죠? 서버비아가 딱 그런 게임이 아닐까 싶네요. 정말 좋아했지만 이제 다른 좋아하는 게임들이 너무 많이 생겨서 + 옛날에 너무 많이 충분하게 돌려서.. 다시 해보니 재미에 비해 은근 세팅이 귀찮고, 타일 배치 게임에서 이제 좀 더 퍼즐적인 묘미가 있는 게임들이 취향에 더 가까워진 거 같아요. 추억보정이 있는 서버비아를 멀리 떠나보낼 때가 점점 찾아오나 봅니다.

너굴너굴: 이거... 몇년 전까지만 해도 순위가 5위권에 들지 않았어요? 엄청난 무게의 디럭스박스도 제게 보여주시길래 여전히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무슨 일이 벌어진거죠?

지니: 추억이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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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서 봬용 안뇨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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