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세션 긴 후기

그린미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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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4 오후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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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4인플 각 1회 씩 해본 뒤 작성한 글입니다.

다른 곳에 쓴 글을 가져온 거라 양식이 이상할 수 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알면 더 재밌는 배경지식

리젠시 시대

조지 3세의 정신병으로 조지 4세가 섭정하던 시기를 리젠시 시대 (Regency Era)라고 합니다.

섭정은 1811년부터 약 10년 정도지만, 보통 섭정 시대라고 하면 빅토리아 시대 직전인 1837년까지를 일컫는다고 하네요.

리젠시 시대의 대중들은 산업 노동 이주로 인해 인구 집중이 일어나 가난이 만연했지만, 부유한 소수의 사람들은 사교계층을 위한 문화와 세련됨의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는 영국의 문학, 정치, 문화, 패션, 건축 등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가장 유명한 소설 작품 중 하나가 1813년 출판된 <오만과 편견>입니다.

<오만과 편견>은 리젠시 시대의 젠트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로맨스를 다룬 소설로 큰 인기를 얻고 이후에 나오는 로맨스 소설의 근간이 됩니다.

<업세션>도 이 리젠시 시대를 배경으로, 엄청난 상속이 예정된 페어차일드 남매가 더비셔 지역에 오게 되면서 시작합니다.

이 남매를 가문에 들이기 위해서는 가문의 명성을 높이고, 남매의 관심사에 맞는 것들을 자산으로 들여놓는 등 갖은 구애가 필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가문을 헐뜯는 험담꾼 등을 고용할 수도 있고, 여러 젠트리를 초대해 가문의 위상을 자랑하여 다른 손님도 우리 가문에 기웃거리게 만들 수 있어요.

젠트리

귀족은 아니지만 가문 휘장의 사용을 허락받은 계층입니다.

크게 보면 학력, 재력, 권력을 가진 영국의 상류층을 통틀어서 젠트리라고 합니다. 흔히 아는 '젠틀맨'이 젠트리에서 파생된 계층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선비와 같이, 명예를 끔찍이 여기는 사람들입니다.

게임에서도 여러 방면에서 권위 있는 사람들이 가문의 활동이나 행사에 초대받곤 합니다.

물론 가문의 명성이 높아져야 더 높은 지위에 있는 명망있는 손님을 초대할 수 있죠.

<업세션> 게임 정보

플레이어는 19세기 중반 빅토리아 잉글랜드에서 존경받는 가문의 수장이 됩니다.

목표는 더비셔에 온 페어차일드 남매와 연을 맺고 우리 가문을 더비셔에서 가장 잘나가는 가문으로 만드는 것!

그를 위해서는 자산을 열심히 불리고 명망가와 친분을 쌓아야 합니다.

플레이어가 관리해야 하는 것은 손에 든 젠트리(손님 혹은 가족) 카드, 집안 행사를 도와주고 손님들을 맞아주는 하인들,

그리고 젠트리를 한 번에 많이 모을 수 있는 시설, 장소 등의 교외 자산들!

이 모든 것들을 점수로 평가합니다. 가장 많은 승점을 모은 가문이 되어야겠죠?

사실, 페어차일드 가문에게 선택받지 못하더라도, 최고의 가문이 될 수는 있으니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업세션 확장: 위층, 아래층>은 더욱 다양한 하인들을 이용하여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요리사 특화 하워드 가문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업세션 확장: 웨섹스>는 땅부자 웨섹스 가문이 추가됩니다.

두 확장은 추가 규칙 외에 젠트리 카드 풀을 늘려주는 역할도 하기에, 꼭 구매하는 걸 추천 드립니다!

게임 간단 규칙 (본판 기준)

세팅

1. 각자 개인 가문 보드와 가문 수납 박스를 가져옵니다. 시작 교외자산 5개를 색깔에 맞춰 깔아 두고, 하인 미플 5개를 개인 보드의 "일할 수 있는 하인" 칸에 둡니다.
2. 가운데에는 라운드 트랙보드를 펼치고, 테마 카드, 승점카드 더미 그리고 페어차일드 남매 카드를 둡니다.
3. 더비셔 보드를 펼칩니다. 이 보드에는 교외 자산 타일과 손님 카드가 올라갑니다.
- 4. 손님 카드는 일반 손님 카드와 명망가 손님 카드 더미로 나누어 섞어 둡니다.
- 5. 교외자산 타일 6개를 건축가 시장에 규칙에 따라 놓습니다.
  - * 명성 등급 1~3 타일
  - * 같은 종류의 타일은 겹쳐 쌓아둔다.
  - * 6 종류의 타일이 모두 나오면, 왼쪽부터 타일 번호의 오름차순으로 나열한다.

플레이흐름

플레이는 표준 게임 16라운드, 긴 게임 20라운드로 진행됩니다.

4라운드는 1시즌으로 되어 있으며, 매 시즌 시작 시 테마 카드 공개, 시즌 끝에는 교제 라운드를 진행합니다.

매 라운드에는 활동 개최 혹은 패스를 진행할 수 있으며, 특정 라운드에는 마을 축제, 국경일 등의 이벤트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활동 개최>

<업세션>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가문이 보유한 교외 자산에서 활동을 개최하여 명성을 높이고, 젠트리를 끌어모으고,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물론, 명성이나 쉬고 있는 하인 등 고려할 것이 많아 아무 활동이나 개최할 수는 없겠죠!

1. 하인 상태 갱신

- 일을 마친 하인은 휴식으로, 휴식중인 일꾼을 일할 수 있게 옮깁니다.

2. 라운드 트랙, 기념물 등 패시브 보너스 등 확인

- 라운드 트랙의 이벤트(마을 축제, 기념일, 목표 카드 등)를 확인하고 수행합니다. 기념물이나 하인 식당 등의 효과를 이 때 적용합니다.

3. 활동 개최할 교외 자산 선택

- 명성 등급, 하인, 젠트리 등의 조건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교외 자산을 골라 개인판에 둡니다.

4. 손님 초대하기

- 활동 개최한 타일의 조건에 따라 할당할 젠트리 카드를 모두 내려 놓습니다.

5. 하인 배정

- 교외 자산, 젠트리 등 하인이 필요한 곳에 모두 하인을 배정합니다.

6. 혜택 얻기

- 교외 자산과 사용한 젠트리 카드에 표시된 혜택을 명성 -> 돈 -> 손님 -> 하인 순으로 얻습니다.
- 손님을 혜택으로 얻을 때는 모두에게 어떤 손님이 뽑혔는지 알려줘야 합니다. (자랑할 수도 있어요~)

7. 건축가 시장에서 타일 구매

- 건축가 시장에서 비용을 내고 자산을 1개 가져올 수 있습니다. (구매 시에는 명성 등급에 제한이 없습니다!)빈 곳을 채웁니다.

8. 개인보드 정리하기

- 이번 라운드에 사용한 하인을 '일을 마친 하인' 공간으로 보닙니다.
- (처음 활동을 개최한 교외자산이라면) 자산을 뒤집어서 원래 자리에 놓습니다. 어떤 타일은 계속 뒤집으며 위치를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 사용한 젠트리 카드는 버림 더미로 보냅니다.

<패스하기>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거나, 젠트리 카드를 다시 손으로 들고 오고 싶다면 해당 라운드를 패스를 해야 합니다.

1. 모든 하인을 휴식 상태로 변경

2. 버린 젠트리 카드를 모두 손으로 회수

3. 라운드 트랙의 특별 행사 (건축가의 날, 국경일 등)를 확인

4. 200 파운드를 얻거나 건축가 시장 타일을 모두 교체

5. 건축가 시장에서 타일 구매

<교제 단계>

교제 단계 때는 페어차일드 남매와 교제할 가문이 결정됩니다.

이번 시즌의 테마 카드와 동일한 교외 자산의 점수가 가장 높은 가문이 페어차일드 가문과 손을 잡게 됩니다.

해당 가문은 두 페어차일드 남매 카드 중 하나를 손으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누군가 이미 가지고 있던 페어차일드 남매 카드도 가져올 수 있어요.

마지막 교제 단계 때는 네 시즌 동안 공개된 모든 테마 카드에 해당하는 교외 자산의 승점이 가장 높은 사람과 최종적으로 페어차일드 가문과 결혼할 수 있습니다. 승점을 모두 더한 뒤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플레이 후기

3회플: 2인, 3인, 4인 1회씩
본판 규칙으로 가능한 구성물은 모두 추가

1. 구성물 ★★★☆

▲ 전반적으로 구성물 품질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타일이 주머니 등에 들어가기에 가루가 많이 날릴 수 있는데, 그런 부분도 굉장히 양호했고, 하인 미플도 요 근래 본 목재 미플 중 가장 퀄리티가 좋았습니다.

△ 대규모 확장인 <위 층, 아래 층> 확장은, 처음 개봉한 뒤 정리가 굉장히 복잡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추가 규칙 외에 본판 게임에서도 선택의 풀을 늘려주는 확장이기도 하니,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정리 링크)

▽ 사실 아트가 그렇게 출중한 게임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못봐줄 정도도 아닙니다. 애매한 느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타일은 디자인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 고풍스러운 정리 박스가 들어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만, 여러 정리 후기들을 보면 보라색 범용 박스는 다들 포기하시더군요. 최대한 살려서 보관하는 쪽을 선택하고 싶습니다만, 카드에 슬리브를 하면 한계가 있는 듯 했습니다.

2. 게임 인원 & 플레이 시간 ★★★★

△ 플레이 시간은 2인 초플 기준으로 2시간이 살짝 넘었습니다. 초반 두 시즌 정도까지는 규칙서를 계속 뒤적이는 바람에 오래 걸렸으나, 게임 후반에는 한 라운드를 넘기는데 2~3분정도 걸렸기에, 굉장히 스피디했습니다. 경험자끼리 플레이하면 2인플 시 한 시간 안으로 마칠 수 있겠습니다.

▲ 3인플, 4인플 각각 첫 플레이하는 1인씩 끼고 했는데, 신기하게도 모두 2시간내로 플레이가 끝났습니다. 다운타임이 길어진만큼, 혼자서 미리 준비하고서 차례가 오면 바로 할 행동을 싹 끝낼 수 있었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미리 액션을 준비 해놓아서 거의 한 턴이 1분내로 끝났습니다.

▽ 규칙 상 5~6인 플레이까지 가능하지만, 너무 많은 플레이어는 다운타임을 늘리고 계획을 세우기 어렵기 때문에 운적 요소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모두가 유경험자라면, 개인적으로 4인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처음 플레이하는 사람이 많다면 2-3인플정도가 좋을 것 같네요.

3. 테마 & 몰입도 ★★★

△ 테마는 배경지식이 없으면 그렇게 와닿지는 않습니다만, 플레이 중에 툭툭 걸리는 느낌은 전혀 없이 게임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가족은 행사에 굳이 하인이 시중 들지 않아도 되지만, 손님은 하인이 응대해야 하고, 명망있는 손님은 집사가 직접 맞이하는 등 꽤 개연성 있는 효과가 구현되어 있습니다. 젠트리 카드에 있는 플레이버 텍스트도 적당하게 잘 들어 있어서 이 손님이 왜 이런 혜택을 주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 하지만 조악한 일러스트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초판 성공 후 2판이 나왔을 때에는 페이스 리프트가 가능했을 듯 싶은데, 여전히 이를 고집한 이유를 잘 모르겠더라고요. 특히 젠트리의 특징과 매칭이 안되는 초상화(예쁘다는 특징인데 일러스트는 그렇지 않은...?)같은 부분도 아쉬웠습니다. 타일도 조금 더 이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펜화같은 느낌으로 간단하게 스케치된 그림이 살짝이라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4. 간결함 ★★★★☆

▲ 가장 메인이 되는 '활동 개최'의 일련의 과정이 매우 상식적이고 테마적으로도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플레이 타임도 줄고 버벅이는 것도 없었습니다. 다른 유로게임 등을 많이 해보신 분들이라면 금방 적응할 수 있을 듯 합니다.

△ 확장 중 본판에 바로 섞어도 되는 것들을 추가했음에도 처음 플레이 시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구성물을 정리할 때만 해도 '너무 복잡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기우였습니다. 비대칭성도 거의 없으며 비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이벤트도 딱히 추가 규칙이랄 것도 없이 단순했습니다.

△ 아이콘화도 적절하게 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과도한 아이콘화는 오히려 플레이경험을 해치는 경우가 많은데 (ex. 7원더스의 과학 보너스), 자주 나오는 효과는 아이콘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는 텍스트로 표시해서 규칙서를 뒤적이는 일이 적었습니다.

▽ 규칙서가 읽기 좀 힘들게 작성된 느낌이 있었어요. 참조표도 잘 구성되어 있었지만 양면 카드라, 자꾸 앞뒤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 살짝 불편했네요.

5. 밸런스 & 상호작용 ★★★☆

△ 별도의 후턴 보정이 없습니다. 하지만 계속 선플레이어가 변경되므로 어느정도 보상은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프리액션으로 명성을 깎으면서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는데, 이를 토대로 값을 환산해보면 가문별로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긴 했습니다.

△ 상호작용은 별로 없지만 은근히 크리티컬합니다. 험담꾼을 초대하거나 하인 식당에서 퍼지는 소문으로 다른 가문을 헐뜯어 명성 내리기, 집사를 통해 다른 가문의 하인을 고용하기, 건축가 시장에서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 같은 자산 가져오기 등... 계획이 틀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적은 요소로 큰 효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 운적인 요소가 억울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후반에 일반 손님 혜택으로 험담꾼, 악당 등을 받으면... 점수에 굉장히 큰 디메리트가 될 수 있습니다. 손님 반납은 굉장히 귀중한 액션이기 때문에, 도리어 점수를 잃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후반에 일반 손님은 꼭 보고 고르는 혜택으로 얻으시길...

6. 다시 꺼낼 용기 Replayablity ★★★★☆

▲ 굉장히 이것 저것 섞인 느낌의 게임인데도, 난잡하지 않고 서로 상식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플레이가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보드게이머에게는 메커니즘의 깔끔함이 장점이고, 이 리젠시 테마를 사랑하시는 분들에게는 테마가 꽤 느껴진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하시더군요. 물론, 일반인 영업용으로는 적합하진 않지만, 라이트 보드게이머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여러 강점이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비공개 요소와 운 요소가 꽤 적절하게 '다음에 또 하자!'를 외치게 합니다. 목표 카드가 게임 종료 후 반전을 이끄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되기도 하고, 내가 이번 게임에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방향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특히, 자산 세트를 모으는 목표 달성 시 점수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제발, 이 타일이 나와야 하는데!' 하는 마음으로 게임하기도 했어요. 이런 운적인 요소도 다음 번엔 더 나은 게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 옵니다.

▽ 정말 무거운 물리적 무게가 모임에서 돌리기 어렵게 합니다. 5인 이상 돌리기 적합한 게임이 아니기에, 3~4인이 즐기려고 이 무거운 걸 들고 가야 하나? 하면 살짝 망설이게 됩니다. 그래도 기꺼이 들고 갈 만한 게임이긴 합니다. 물론, 집에서 한다거나, 다른 분이 들고 온다면 무조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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