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펀딩 시장의 확대에 따른 성공이 좋기만 한 일일까?

Sungyull 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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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9 오후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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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올린 글을 영문으로만 올렸더니 많은 분들이 못보신거 같아서 의역과 사견을 곁들어서 다시 한번 올려봅니다. 최근 국내 보드게임 시장도 펀딩을 통해 흥하고 있는 부분이 있기에, 한번쯤 생각해볼 이슈라고 생각하여 가져왔습니다. 번역투가 포함되어 읽기 거슬리실 수 있어 미리 사과드립니다.

제가 본 원문은

https://www.bleedingcool.com/2019/01/17/tabletop-games-booming-on-kickstarter-but-is-that-a-good-thing/

입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최근의 테이블탑 게임(보드게임, TRPG 등, 비컴퓨터 게임을 통칭) 펀딩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국외로 눈을 돌리면, 얼마전 보드라이프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Tained Grail(오염된 성배)의 경우, 4,940,030파운드(한화 71억6천5백만 상당)의 성공을 거뒀으며, 국내에는 메이지 나이트가 1억4천2백여만원을, 가까이에서 크툴루의 부름 TRPG는 2억여원의 모금에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수치만 보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펀딩을 통한 테이블탑 게임의 성공은 탄탄대로가 펼쳐진것 같습니다만, 과연 그럴까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펀딩은 많은 위험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약속을 지키지 못해 도산하기도 했습니다(높은 금액을 모금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경우 은빛어비스라는 TRPG는 아직도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라연 메탈코인은, 아직도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크툴루의 부름 7판은, 생산 단가를 너무 작게 잡는 바람에 회사가 도산할뻔한 것을 개인들이 사비를 각출하여 겨우 도산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 이노펀딩에 너무 많은 프로젝트가 한번에 올라오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펀딩 물품의 품질에 대한 불안은 항상 존재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펀딩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되는 부분은, 펀딩의 본래 의미였던, "아이디어가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의미에서 벗어나, 스트래치골과 펀딩독점(킥스 익스클루시브)상품을 판매하는 선주문 시장이 되어버렸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여러가지 점을 시사하는데, 우선, 펀딩을 진행하고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데 있어서 상당한 노하우와 인력이 필요함으로써, 더 이상 작은 회사로써는 펀딩을 통한 자금 확보는 불가능에 가깝게 되었으며(특히나 최근 시장에 뛰어든 국내의 개인 창작자분들은 이 점을 뼈아프게 느끼시리라 생각합니다), 둘째로,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 화려한 구성물과 일러스트, 미니어처와 듀얼 보드 등이 포함됨으로써 게임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졌으며, 각종 에드온을 통해서 게임에 들어가는 총 가격이 몇배씩 껑충 뛰는 경우가 있어(최근의 오염된 성배의 경우 컬랙터즈 올인을 선택하면, 10만원이던 기본 게임 가격이 40만원으로 훌쩍 뜁니다), 게이머들의 호주머니를 블랙홀처럼 확 빨아들여서, 소규모 회사의 상품은 더더욱 안팔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펀딩으로 인한 새로운 피해는 소매점에서 나타나게 되는데, 이미 게이머들이 펀딩을 통해서 신규 게임을 입수함으로써, 소매점은 애써 갖다놓은 게임들을 팔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며 무엇보다, 펀딩 한정판같은 존재로 인해, 게이머들은 더더욱 소매점을 외면하게 됩니다(다행히 국내에는 소매점의 문제가 거의 없는 편이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좀 심각한 것이, 국내의 보드게임 카페에 해당하는 역할을 외국에서는 소매점들이 맡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소매점을 중심으로 게이머들이 모여서 게임을 하거나 새로운 멤버를 찾거나 하는 일이 쭉 이어져 왔습니다).

이미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FFG의 경우 새로운 아컴호러를 발매할 때, 디럭스 룰북을 각 소매점에만 공급함으로써, 게이머들의 발길을 유도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대세를 거스르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현재로써 이러한 펀딩을 통한 게임 판매의 흐름은 앞으로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 많은 회사들이 펀딩을 통해서 게임을 판매할것처럼 보이며, 게이머들은 기꺼이 주머니를 열겠지요. 저 역시 이 점이 꼭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유통마진과 재고의 위험을 줄여서 게임의 질은 높이고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 그 어느 게이머가 싫어할까요. 다만, 이러한 변화의 충격이 큰 피해를 입히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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