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한가지만 꼽는다면?

r4j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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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7 오후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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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명확한데, 어쩐지 그날로 꼽혀있어요. 약 10년 전이네요. 놀랐어요. 동대문 오피스텔 11층에 혼자 자취할땐데, 남자 셋과 여자 둘 모여서 보드게임 했어요. 여자는 알고 지내던 여자1와 그 여자가 아는 동생 여자2. (당시 대학1-2학년) 기억나는 게임은 캐쉬 앤건즈였나? 몰오브호러? 몇가지 있는데 기억이 정확하지 않네요. 안티크는 확실해요. 마지막에 정말 박터지게 했거든요. 경쟁과 배신. 다들 그 게임 안에 빠져들었죠. 많이 웃고 여러 감정들이 교차했죠 그리고 가까운 동대문시장에서 술과 매운 족발을 먹었어요. 그때 함께 있었던 사람들 중엔, 얼굴도 이름도 기억 안나는 사람도 있네요. 그리고 며칠 후, 함께 게임했던 여자를 소개 받았어요, 그러니까 알고 지냈던 여자1에게 여자2를 소개 받은거죠. 전 별로 인기없는 남자라 그런지 그 기억이 오래 가네요. 아예 인생에 여자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 여자가 다니던 대학에서 다시 만났죠. 경희대였나?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요. 맨발과 샌들은 기억나네요. 처음에 근처 분식집을 갔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은 밤이 되어 사람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했던 오피스텔의 제 방에 도착헀던 건 분명히 기억해요. 우린 손을 잡고 있었죠. 여자는 몹시 떨려했어요. 의외였고, 그런 여잔 처음이었죠. 우리는 늦은 시간까지 함께 했어요. 이런저런 순간들이 있었죠. 좀더 함께 있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어 돌아가야된다고 했어요. 지금도 후회하는건, 그렇게 집까지 그녀를 데려다주고, 작별인사를 한거예요. 다시는 볼 수 없었죠. 그녀는 뭔가 상처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한번 다시 기회가 있었지만, 저는 어리석고, 오만했죠. 9년쯤 지난 작년 초, 여자1로부터 그녀가 결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조금 이른 나이라 생각되지만, 아마 좋은 짝을 민났겠죠. 너무나 잘맞는. 혹은 더할나위 없을 그런 짝을. 자신이 살고 있는 빌라 2층의 차창을 가리키며 우린 그 건물 현관 앞에서 헤어졌죠. 헤어지면서 그녀는 제게 키스를 했어요. 아주 서툴고, 거친 키스를. 놀랐지만, 언제고 계속 그녀와 키스를 하게 되리라 셍각했어요. 하지만 그건 마지막 입술과 터프한 혀의 감촉이었죠. 그 뒤로 보드게임을 한 건,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이긴 합니다만, 어째서인지 저의 보드게임 라이프는 그 시간에 머물러 있군요. 이런 글을 쓰려고 했던 건 아닌데, 맥주 한 모금과 어떤 음악이 나를 지배하고 있어요. 당신이 보드게임 라이프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입니까? 단, 한 순간만 말해봅시다. kudasai - the girl i haven't met https://youtu.be/XDpoBc8t6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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