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 파미르의 재발견 - 소개 및 전략 가이드

제이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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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9 오후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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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팍스 파미르(Pax Pamir)는 루트(Root)의 작가로 잘 알려진 콜 웨얼리(Cole Wehrle)의 또 다른 인기 보드게임으로 2023년 10월 29일 현재, 보드게임긱 평점 8.2, 전략 게임 순위 30위에 높게 랭크되어 있다. 정식 한글판이 발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사실 큰 인기를 얻었다고 보기 어려운데, 이는 비교적 관심이 적은 중앙아시아 테마와 복잡하면서도 순식간에 변해버리는 영향력 상황 등이 다소 친숙하지 못하게 느껴졌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필자 역시 별로 큰 기대나 정보 없이 한글판을 구매했었고 오랜 기간 밀봉으로 묵혀두다 우연히 존 컴퍼니(John Company) 세컨드 에디션의 높은 평가(2022 Historical Board Game Awards Finalists & Winners: Game of the Year Winner, Most Innovative Game Design Winner, 링크 참조)를 보고 작가의 전작인 팍스 파미르를 이미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나서야 부랴부랴 이 게임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게임 시스템

19세기 아프가니스탄(그레이트 게임) 지도자가 되어 우세한 세력과 연합해 많은 승점을 받아 승리하는 것이 목표이다.

6개의 지역으로 나누어진 심플한 맵과 두 줄의 카드로 이루어지는 마켓 보드가 있다. 카드는 쓰루 디 에이지스와 같은 슬라이딩 시스템이 적용되며 우측으로 갈수록 카드 구입 비용이 더 비싸다. 카드를 구입하려면 좌측의 모든 카드에 카드에 코인을 1개씩 올려두어야 하며 이번 턴에 코인을 올려놓은 카드는 구입할 수 없고 이미 놓여 있는 코인은 카드 구입 시 함께 가져갈 수 있다.

자신의 턴에 할 수 있는 행동은 카드 구입과 핸드에 있는 카드를 자신 앞(궁정, court)에 내려놓는 카드 플레이를 하거나 이미 배치된 카드 하단의 액션을 수행할 수 있는데, 현재의 선호 짝패(favoured suit)와 맞는 카드는 이 액션을 무료로 할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 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플레이어는 아프간, 영국, 러시아 세력 중 한 개와 연합하며 게임이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필요에 따라 연합을 변경할 수도 있다.

현재 상황에 대한 지배력을 나타내는 블록(군대나 도로)과 실린더(부족과 첩자)가 있다.

점수 획득 상황 판정

1차 지배 판정은 현재 가장 많이 배치된 블록의 개수가 두 번째로 많이 배치된 블록의 개수보다 4 이상이면 성공이다.

이 경우, 내 궁정에 배치된 카드 중 같은 연합 아이콘인 충성파+기프트+보상의 총합이 가장 큰 플레이어가 1등 점수를 획득하게 된다.

현재 자신의 연합이 약한 세력이라면 현 충성파 및 기프트, 보상 등을 과감히 버리고 다른 연합으로 변경하여 기존 지배세력 연합 플레이어와 경쟁할 수도 있다.

만일, 지배 판정이 실패(블록 차이가 4 미만) 라면, 배치되어 있는 실린더(부족, 첩자)의 수가 가장 많은 플레이어가 1등 점수를 획득한다.

이러한 판정은 4개의 지배 세력 판정 카드에 의해 발동되기 때문에 지배 판정이 성공인지 실패인지에 따라 블록과 실린더 중 어디에 집중해서 점수를 획득할지에 대한 고민과 눈치싸움이 이뤄지게 된다.

솔로 플레이(와칸)

이 게임은 와칸이라고 불리는 봇을 활용한 솔로 플레이가 가능한데 의외로 꽤 재밌어서 감탄했다. 솔로 플레이뿐만 아니라 게임 전반의 흐름과 전략을 이해하기에도 좋은 러닝 방법이라고 생각되며, 와칸을 이길 수 있는 플레이어들 간의 플레이야말로 진정한 재미를 알게 해 줄 것 같다.

(카드 운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와칸의 난이도가 매우 높진 않다.)

참고로, 보드게임 아레나(BGA)에 현재 베타 버전으로 올라와 있으며 솔로 플레이도 가능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입문용으로 활용하시길 바란다.

보드게임 아레나 플레이 예시

전략 가이드

※ 본 가이드는 보드게임긱 사이트 포럼의 Federico's strategy guide를 참조하여 작성하였음을 밝힌다.

사실 당연하고 플레이 시 항상 고려해야 하는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조금이나마 팍스 파미르의 재미가 더 확대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리해 보았다.

1. 현재 나의 연합이 지배 세력인지 또는 지배세력이 될 수 있을 것인가

2. 지배 세력이 아니라면,

실린더를 더 배치해서 판정 실패 시 점수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판정 실패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 부족과 첩자 배치, 적의 부족과 첩자 제거

나의 연합이 지배 세력이 되게 할 것인가

- 군대와 도로 추가 배치, 적의 군대와 도로 제거

아니면, 과감히 연합 세력을 변경할 것인가

3. 지배 세력이라면,

내가 가장 많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고 또 더 확보할 수 있는가

- 더 많은 충성파, 기프트, 보상 확보

블록을 추가 배치하여 나의 연합이 계속 지배 세력이 되도록 할 수 있을 것인가

- 군대와 도로 추가 배치, 적의 군대와 도로 제거

4. 지배 판정 카드가 보이면

(획득 점수가 작더라도) 지금 점수 체크를 발동해야 하는가

현재 상대방의 전략은 무엇인가

나의 다음 액션이 현재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

그렇다면, 점수 체크 발동을 좀 더 기다리는 것이 유리한가

5. 최소한 자신의 턴에 한번은 보너스 액션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자

6. 카드 액션

반드시 카드를 구입하는 것이 최우선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과감히 2번의 궁정 액션을 해도 좋다

과세 액션(특히, 상대방에게서 가져오는), 전투, 이동 액션이 선호된다

건설 액션은 한 개(카드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

상대방의 수를 읽고 방해하고 영향을 주는 액션이 중요

7. 영향력

지배 판정 시 우위를 점하도록 살짝 앞서는 정도만 유지해도 충분

나의 연합이 지배 세력이 분명하다면 영향력과 지배세력 유지에 더 집중

나의 영향력이 최고가 될 수 없다면 지배 판정을 실패로 만들고 실린더에 집중할지를 판단

아니면, 적당한 점수만 확보하면서 다음 라운드를 위한 카드와 돈을 준비하자

8. 필요에 따라 연합을 바로 바꿀 수 있도록 (상대방) 충성파 카드나 보상 카드 위에 첩자를 준비하자

9. 마켓의 이벤트와 충성파 카드 그리고 선호 짝패의 변경은 주의 깊게 파악하자

10. 가능하면 현재 선호 짝패의 카드를 플레이하자

11. 정치 카드를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고 굳이 고비용으로 사 오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12. 상대방 첩자가 올려진 카드를 과감히 버리는 것도 괜찮다

13. 연합 강점

아프간 충성파: 정치

영국 충성파: 펀자브, 칸다하르, 정보, 이동, 군사

러시아 충성파: 트랜스카피아, 페르시아, 정보

리뷰

지배 세력 판정에 따라 달라지는 일관되지 못한(?) 점수 획득 방법은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필자에게는 나의 불리한 상황을 역으로 타개할 수 있는 장점으로 다가왔다. 추가로, 지배 판정 카드가 나타나면 모든 플레이어들이 현재 상황을 판단하고 더 투자할 것인가 아니면 적은 점수라도 챙겨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하는 집중의 시간들이 재밌다.

(사실 게임 장벽도 대단히 높은 편은 아니지만, 많은 카드들과 상황에 따른 점수 획득 방법이 달라지는 점 등으로 인해 복잡한 게임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듯하다.)

팍스 파미르는 공평함이 장점인 게임으로 전략 루트를 알고 경험이 많은 플레이어가 항상 이기는 게임이 아닌 모두에게 오픈되어 펼쳐진 정보 안에서 나만의 강점을 찾아 승리하는 쾌감이 일품인 게임이다. (물론, 와칸과 대등할 정도의 숙지는 필요하다.)

분명 엔진 빌딩 류의 게임이 아닌,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이 중요한 게임이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세팅 및 플레이 시간에 비해 매 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잘 만든 영향력 게임이다. 특히, 1 대 1이나 솔로 플레이도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보리님의 추천을 받아 아래 관련 서적도 구입했다. 다 읽고나면 게임이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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