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과 요즘 보드게임 생활

또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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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4 오후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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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다 전성기(?)때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던 잊혀진 또지니입니다.

오늘 자그만치 10개의 보드게임을 한박스에 담아서 발송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엄청난 방출은 한 건 아니고...

어차피 계속 축소되는 콜렉션 중에...

아이들이 이제 안 가지고 노는 것과 '한번 해볼까?'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샀던 걸 일괄로 처리했네요.

한때 300개에 육박하던 게임은 200 아래로 150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열심히 보드게임을 모으는 시기의 특징이라면 '방만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가지고 있으면 좋을 거 같고...

이건 저런 이유로 가지고 소장해야 할 거 같고...

그렇게 하나 둘씩 필요한 거 이상을 사게 되는 거 같습니다.

결혼을 앞둔 보드게이머나 유부남 보드게이머들에게는 대부분 원대한 꿈이 있죠.

'아이를 나와 같은 게이머로 만들겠다.'라는 희망이죠.ㅋ

한 10년전 한창 보드게임에 빠져살던 저 역시 그런 꿈을 꾸었고...

언젠가는 쓰겠지 하고 이런 저런 요런 보드게임을 많이 모았죠.

치킨차차, 우봉고 미니, 매직 라비린스, 블로커스, 시퀀스 같은 게임은 물론 지금은 기억도 안나는 여러 게임들...

벅스 인 더 키친, 소리 슬라이더 같은 조금 발랄한 게임도 이것저것 참 많이 모았었습니다.

그렇게 가족과 함께 단란한 보드게임을 준비하며 모임을 좀 다녔는데...

그게 너무 길었을까요?ㅋㅋ

애들은 참 빨리 크는 거 같기도 하지만 제대로 아빠와 게임을 하게 되는 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구요.ㅋㅋ

그러다가 '게임은 그냥 모임에서 게이머랑 하는 게 제일 재밌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어버립니다.^^

뭐 그 사이에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제가 기본적으로 아무 게임이나 좋아하는 타입이 아님을 알게되어 버린거죠.ㅋ

그리고는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많이 바라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했었죠.

그렇게 포기하고 모임에서 조금씩 게임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데...

어쩌다 보니 저도 게임하고 멀어지게 되더라구요.

삶이라는 게 그렇잖아요.ㅋ

한 2~3년 보드게임과는 거의 담 쌓고, 신작구입도 플레이도 못하고 살고 있는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게임을 하나씩 하더라구요.ㅋ

저희 아이들은 만 8세, 만 5세 이렇게 두 아들입니다.

특별히 열심히 주입한 것도 아닌데...

큰놈이 배워서 동생한 가르치고 두 놈이 하면 엄마도 하게 되고...

그렇게 아빠가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집에서 보드게임 플레이가 늘어나더라구요.ㅋ

그렇게 요즘 우리 집에서 가장 많이 돌아가는 게임은

카탄의 개척자, 알람브라, 카르카손, 티켓 투 라이드, 스플렌더, 루미큐브 같은 겁니다.

이런 저런 요런 게임들 많이 있었지만... 결국 게임이 많다고 동시에 여러 개 즐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똘똘한 놈 몇 놈이 최고더라구요.ㅋ

그래서 저런 게임들을 고전이라고 하나 봅니다.

만 5세 아이가 늦지만 천천히 터득하여 플레이도 가능하니까요.

그래서 이런 저런 요런 그저 그런 게임들은 과감히 처분하기로 맘을 먹었고...

그렇게 한 시대가 일단락 되는 느낌입니다.

여전히 아니 오히려 예전보다 신작은 넘쳐나고 있고

대한글화 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한국어판도 넘치고 있지만...

그거 사서 해볼 여력이면 그냥 제가 아는 게임 중에 쓸만한 걸 몇 개 고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삶이란 게 의도하지 않으면 오히려 그쪽으로 쉽게 가는 거 같습니다.

아이들 데리고 열심히 룰 설명하면서 열을 올리지도 않고..

주말에 게임하자면 '피곤해~'를 외쳤건만...

어찌어찌하다 보니 12~13년 전에 꿈꿨던 그 상태가 되어 가고 있네요.ㅋㅋ

한창 '게이머 생활'할 때 쓰레기라고 싫어했던 카탄이 어느새 요즘 최고의 게임이 되어서...

도시와 기사 확장을 넘보고 있습니다.

10년 전에는 꿈에서도 생각 안했던 일입니다.ㅋ

한창 게임을 많이 모으고...

신작 나오면 열심히 룰 읽어서 플레이하고...

어느 누구보다 게임정보에 밝았는데...

이제 그렇게 돌고돌아

게임은 다시 줄어들고...

가족과 함께 카탄을 하는 아빠가 되었네요.ㅋ

어찌보면 이제 새로운 보드라이프의 시작인 거 같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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